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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 ㅣ Dear 그림책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지음,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08년 6월
평점 :
관계라는 말이 성립되려면 최소한은 갖춰야 할 수, 두 사람!
모든 관계의 시작은 그 두 사람부터가 아닐까?
엄마와 아기, 아내와 남편, 누나와 동생, 친구와 나...기타등등의 여러 관계를 이미지를 통해 설명하고있는 책이다. 모두가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서로의 존재 이유와 개성, 서로에게 해주어야할 의무, 서로가 하나일 때 커지는 힘...
두 사람이라서 어렵고 두 사람이라서 좋은 점들을 잔잔하게 담아내고 있다.
소제목에 달린 '초등학생이 보는 그림책'이란 말은 '초등학생 부터 보는 그림책'으로 이름을 바꿔야할 것 같다. 어른인 내게도 생각하는 시간을 주며 관계에 대한 새로운 시선을 갖도록 했으니.
그림책은 글뿐만 아니라 그림으로써 전달하는 바가 크다. 수채화로 그려진 그림들은 여러 편의 작품집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만큼 근사하다. 몽환적이고, 형이상학적이다. 아이들의 눈에는 엽기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살바토르 달리의 작품을 대하는 듯한 신선한 충격에 내내 흐뭇하다.
두 사람을 표현한 물건들도 다양하다.
열쇠와 자물쇠 같은 필수적인 관계를 표현한 그림, 바다 위에 누워있는 사람의 얼굴 모양의 두 섬, 모래 시계의 아래 위 그릇, 꽃봉우리를 바치고 있는 두 손 모양의 줄기, 자전거의 두 바퀴...
상상을 초월하여 그려진 그림들이 감탄을 자아낸다.
나는 어떤 관계를 맺고 있을까? 우리는 어떤 관계니? 아이와 조심스레 대화를 나눠 본다.
얼른 대답이 나오질 않는 것으로 봐선 가깝고도 조금은 먼 사이인가보다.
섭섭하지만, 이 관계의 새로운 모습을 위해 노력할 때 임을 안다.
책을 매개로 관계에 대한 이야기와 그림에 심취해 토론을 나눴던 좋은 시간이었다.
하나 더하기 하나는 둘이라는 식의 도식화 되어진 가르침이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고 느끼게 해주는 철학적인 그림책이 어느때 보다 필요한 시기이다.
빨리, 정확하게, 똑같이...그렇게 말고.
천천히, 성실하게, 개성있게 생각하도록 만들어 준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