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드맨 플라이 - 법의관 케이 스카페타 시리즈 12
퍼트리샤 콘웰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미드'라는 이름을 만들고, 주말 밤을 학수고대하게 했던 'CSI'를 떠올리며, 법의학소설이란 장르를 개척했다는 퍼트리샤 콘웰의 소설을 만났다. 이미 11권의 책이 나와있다지만, 그녀를 알게 된지는 얼마되지 않을만큼 낯선 작가였다. 쏟아지는 찬사와 20년의 세월 동안 놓치지 않았던 인기를 익히 들었음에 기대감은 이미 충만된 상태다. 그녀가 들려주는 경험에서 우러나온 사실감 넘치는 스릴러의 세계가 몹시도 궁금했다.

주인공 스카페타는 이미 퍼트리샤의 소설마다 등장하는 법의관이다. 그녀의 활약을 기대했지만, 이 번 이야기에선 그녀 보다는 그녀 주변인물들에 좀더 초점이 맞춰진듯 그녀를 맴도는듯한 이야기 전개가 아쉽기도 했다.
스카페타는 직장과 연인을 잃고 개인 컨설턴트 일을 하며 침체되어 있다. 
2권의 전편에서도 등장했다는 늑대인간, 쟝 밥티스트 샹도니는 텍사스 주 사형수 감옥에 갇혀 있다.
스카페타의 연인 벤턴은 증인보호 프로그램에 의해 죽음을 가장해 세상에 더는 존재치 않게 되었다.
스카페타의 개성 강하고 천재적인 조카 루시는 동료 루디와 일생일대의 실수를 저지르게 된다.
장 밥티스트 샹도니의 쌍둥이 동생인 제이 톨리는 여자들을 납치해 잔인하게 죽이는 짓을 멈추지 않는다.
제이에게 반한 베브라는 여자는 그에게 존중 받지 못하면서도 그를 떠나지 못하고, 그와 함께 비인간적인 행동을 이어간다.
이들은 어떻게 한 자리에 모이게 될까? 어떠한 끈으로 이들을 연결시켜 두었을지...
중심을 향해 모아지는 거미줄 같은 이야기 구조가 마음에 들었다. 대충만 읽어선 끝을 알 수 없는 이야기.
 

법의학스릴러라는 부제를 달고있는 퍼트리샤의 소설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법의학적인 면보다는 등장인물의 심리에 중점을 두고있다. 감옥에 갇혀있지만 반성도 좌절도 없이 혐오스런 자신만의 정신세계로 탈옥을 준비하는 늑대인간 샹도니의 모습들, 완벽한 외모, 지능에 경제적 여유가 넘치는 집안을 가진 제이의 사이코패스적인 행동들, 그런 제이를 보며 증오와 사랑을 동시에 느끼는 역시나 사이코인 베브의 불만, 연인을 곁에 두고도 다가갈 수 없는 벤턴의 안타까움 등등, 사건 보다는 인물에 중점을 두었기에 다소 긴장감은 떨어진다. 
 
잔인하고 무서운 장면들이 속출할 것이라는 걱정과 기대(?)는 바로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버리며 무너졌다.
이야기는 이렇듯 장면, 장면들의 나열이다. 마치 영화의 한 컷, 한 컷을 보여주듯이 짤막한 이야기들로 연결되어있다. 그런 장치들이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한다.

이야기는 반전으로 끝난다 하지만 어느것이 반전인지 눈치채지 못할 만큼 밋밋하다. 이미 그런 자극에 많이 노출되어있던 독자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그러면서 후편으로 이어지도록 맞춘 결말도 맥빠지게 만들었다.
얼른 끝을 보고싶은 조급한 마음은 기다릴줄 모르는가보다.

한 권의 책으로 작가를 평한다는 것은 무리이며 오만이다. 앞으로 퍼트리샤 콘웰의 다른 소설들도 만나보고싶다는 결정은 그녀에 대한 호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11권의 이전 작품들과 13번째 작품을 모조리 찜하고 싶다는 것으로 그녀의 이 번 작품에 대한 감상를 마칠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