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버 작은책방 그림책나라 45
메라 버그만 지음, 닉 맬런드 그림, 윤지영 옮김 / 작은책방(해든아침)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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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그림책은 그림이 우선이다.'

이건 내가 우리 아이들을 위해 그림책을 고를 때 가장 고려하는 점이다.

달리 그림책이랴? 그림이 좋으니까 그림이 말하니까 그림책인 것이다.

가끔 성의 없는 그림, 뻔하고 밋밋한 그림을 보면 실망을 하게된다.

화려하든 소박하든 눈이 편하고 미소가 지어지면 좋은 것이다.

 

올리버도 그런 그림책이다. 내용은 쉽게 접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의 마음을 그대로 품은 그림책.

아이들도 가끔은 그렇게 상상 속 어딘가로 떠나고싶을 것이다. 꿈 속에서라도...

그런 아이들의 모험과 용기, 그리고 돌아올 따뜻한 집. 이 모든 것을 포함하는 내용이다.

올리버의 이름은 말하기가 참 어렵다.

'올리버 더닝턴 리밍턴 스닙' 아이들은 이 이름을 흉내내기 조차 힘들어하지만

그 어감이 주는 재미는 느끼는가보다. 연신 웃어대는 것을 보면...

 

잠자리에 들 시간이 지났는데도 잠이 오지 않는다며 별의 별 핑계를 다 대는 우리 아이처럼

올리버도 쉽게 자려고하지 않는다. 혼자 남겨진 방 안에서 자신만의 여행을 하게된다.

그림도 그리고 책도 읽고 차도 몰아보고...이젠 로켓을 타고 화성까지 날아가는 올리버.

하지만 어느새 집이 그리워지고 서둘러 집으로 돌아온다.

역시나 돌아온 방 안에는 따뜻한 친구들이 반겨주고 올리버는 만족한 미소를 짓고있다.

피곤한 여행을 뒤로 하고 늘어지게 하품을 한 올리버는 결국 잠이드는데...

 

아이들은 올리버가 되어 함께 작은 모험과 일탈을 꿈꾸지 않을까?

올리버가 돌아온 따뜻한 제 방 안의 온기를 이 집 안에서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런 올리버를 지켜봐 주는 포근한 눈길의 부모님이 문을 열고 아이를 바라보고있다.

마치 내가 그렇듯이...

 

그림책 안에 우리 집이 들어있다. 친숙하고 익숙한 이야기. 그래서 마음이 편안하고 훈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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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 낙하 미래그림책 52
데이비드 위스너 지음, 이지유 해설 / 미래아이(미래M&B,미래엠앤비)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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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다시 만난 데이비드 위스너의 그림책이다. 처음 [구름공항]을 만나고 그의 그림책 세계에 푹 빠진 어른이다. 그림책이라는 것이 단순히 아이들만의 것이 아니라는 놀라운 사실을 가르쳐주었다고나 할까? [1999년 6월 29일]의 기발한 공상력과 [시간상자]의 따뜻한 인간미는 어른도 충분히 감동하게 만든다. 그런 그가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책이라니 기대하지 않을 수 없다.
 
랜돌프 칼데콧을 기리는 상으로 그림책의 노벨상이라 불리는 이 상은 내용보다는 그림에 더 치중해서 수상한다고 들었다. 그렇기에 수상작들은 뛰어난 그림 솜씨들을 뽐낸다. 많은 수상작을 갖고 있지만 그중 데이비드 위스너의 작품은 가히 최고라 할 만하다. 사실적인 그림과 부드러운 색채가 주는 정서는 누구에게도 사랑받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어려웠다. 서양장기라는 익숙치 않은 등장인물로 아이의 질문이 이어졌고 그림과 그림의 계연성이 모호해 이야기를 만들어 내기에 여간 진땀 흘린 것이 아니다. 결국 뒷부분의 해설을 보고서야 안개 걷힌듯 명확해졌다는...
 
글자없는 그림책은 읽을 때 마다 이야기가 달라진다. 그래서 아이의 추궁을 들어야할 때가 종종 생긴다. 왜 이야기가 지난 번과 다르냐고 따져댄다. 게다가 만사가 귀찮은 날엔 글만 읽으면 되는 다른 책에 비해 이야기도 만들어야하는 수고로움 까지 보태지니 여간 성가신게 아니다.
하지만, 그 모든 번거로움을 한 번에 날릴 무한 상상이라는 보물이 들어있으니 감수할 만하다.
 
소년이 책을 읽다 꿈을 꾼다. 꿈 속으로 우리는 함께 여행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장기말들이 보이는 장기판에 도착한 소년은 말들과 함께 으리으리한 성으로 안내를 받게 된다. 성을 지키는 기사와 악수를 하는 순간...그림 뒤에 숨은 용의 모습이 뒷 이야기를 예상케 한다. 용을 피해 달아난 소년은 나무가 변해 책이된 그 속으로 도망을 가고 책 속에서 나온 소년은 어느새 어마어마하게 커져있다.
우리의 꿈도 그렇다. 갑자기 앞 일과는 상관없는 이야기가 이어지고 황당한 결말을 보기도 하듯이...
소년은 돼지를 타고 길을 떠난다. 아니, 그런데 다음 장에선 그 돼지 보다 더 커져있는 것이다. 예측할 수 없는 이야기 전개에 어리둥절하다. 우유와 빵, 콘푸레이크가 놓여있는 곳에 도착한 소년은 어느새 나뭇잎을 타고 백조와 물위를 날고있다.
 
모든 것이 깊이 잠든 소년의 꿈이다. 꿈 속 등장인물들은 바로 소년의 곁에 놓여있는 여러 물건들이었고...이게 뭐지하며 이해하기 어려웠던 장면들은 모두 이 물건들이 만들어 놓은 것이다. 있음직한 내용이다. 그런 꿈을 한 두번..아니 여러 번 꾸지 않았을까?
 
꿈이라는 무한상상의 세계를 통해 작가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있다.
읽을 때 마다 느낌과 이야기가 달라지는 멋진 그림책과 함께 아이들은 환상의 여행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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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디더블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6-4 리졸리 & 아일스 시리즈 4
테스 게리첸 지음, 박아람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오랜만에 주변을 잊고 몰입해서 책을 읽었다. 등골이 오싹해서 자꾸 주위를 둘러보게 되고, 괜히 열린 창문은 없는지 갑자기 세상이 무서워지기까지 하며 현실과 가상을 오고갔다.

 

스릴러라는 장르가 주는 재미를 책으로 느껴봄은 영화를 보며 갖는 재미보다 크다는 것을 재차 확인했다.

가지에 가지를 치며 불어나는 이야기 전개,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기발함이 그 끝을 향해 쉼없이 나를 몰아부쳤다. 결국 드러난 진실. 충격적이라는 말을 써도 부끄럽지 않을 소설이다.

 

법의관 마우라가 그녀와 닮은 여인의 시신을 집 앞에서 발견하며 이야기는 시작한다. 예상 가능하듯이 입양되어 친가족을 모르는 그녀의 또 다른 입양아,쌍둥이 자매였다. 그런데, 어째서 자신의 집 앞에서 살해되었을까? 혹시라도 직업적 원한관계에서 오는 보복성 살인은 아닐까? 그 궁금증은 쉽사리 풀리지 않는다.

 

남편의 외도를 눈치채고 집으로 돌아온 임산부 매티가 누군가에 의해 납치, 감금된다. 도대체 누가 왜 그랬을까? 새로이 등장한 이야기에 마우라이야기와의 공통점을 찾으려 열심히 짐작해보지만 갑갑하기만 했다. 치밀하게 만든 관같은 공간에서 목숨만 연명하며 버텨야하는 매티. 범인의 의도가 너무도 궁금했다.

 

어서 결말을 알고싶은 생각에 뒤부터 펼칠까를 몇 번이나 망설였는지...그렇게 나의 인내심을 키우며 책 읽기 가속 페달을 밟았다.

 

얽히고 설킨 실타래는 마우라를 입양하는데 도움을 준 변호사를 찾으며 풀리기 시작한다. 친엄마를 찾게 되고 남은 가족들도 차차 알게 되며 출생의 비밀과 가족의 잔혹한 비밀이 드러난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단서. 그 단서가 예상 밖의 사건으로 연결되며 마음을 놓고 있던 나를 기겁하게 만들고 끝맺음했다. 역시나 항상 범인은 생각지도 못했던 데서 허를 찌르며 등장하는 것이다. 작가의 치밀함에 박수를 보내고싶다.

 

뼈가 묻혀있던 산 속, 살해 현장이 되었던 마우라의 친엄마의 집이 나오는 장면은 오싹함이 극에 달할 지경이었다. 작가도 글을 쓰며 그런 감정을 느끼진 않을까?

 

감금되어 생사가 불확실한 매티는 상황에 굴복하지 않고 자신과 아기를 위해 용감하게 탈출한다. 그 방법 또한 기발하고 놀랍다. 작가의 아이디어에 또 한 번의 큰 박수를 보낸다.

매티뿐만이 아니라 등장하는 여성들 대부분이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며 당당하게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강한 여성들이다. 작가가 여자라서 더욱 그랬을까? 의도한 것이겠지만 이렇게 억지스럽지 않게 표현했다는 것이 꽤나 마음에 든다.

 

책의 시작 부분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한참을 읽어야 재미가 붙는 다른 소설들에 비해 첫 장면부터 호기심이 발동해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꼭꼭 감추어둔 보물을 살짝만 보여주고 얼른 도로 감춘 후에 느끼는 감질이라고나 할까? 이미 테스 게리첸의 미로 속에 들어갔으니 그 끝을 찾지 않으면 나올 수가 없는 것이리라...

 

치밀하다, 매끄럽다, 오싹하다, 재미있다!

책을 읽는 내내 느낀 점이다. 이 책의 저자가 쓴 다른 책들도 무지하게 읽고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여름에는 특히나 이런 책이 시원함을 줄 것이다. 순간 느끼는 소름돋음으로 온 몸의 열기가 사라진다.

궁금하다면, 관심이 간다면 망설임 없이 책을 들어도 후회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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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간 코르크 - 즐거운 생각&사회성 발달 시리즈
마크 서머셋 글, 로완 그림, 홍연미 옮김 / 물음표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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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유난히 좋아하는 어른인 내게 그림이 차지하는 부분은 꽤나 크다.

우선 그림책을 선정할 때, 내용이 아무리 좋다해도 그림이 그에 따르지 못한다면 그 책은 구입하지 않는다.

그림과 내용이 반반씩 적당한 비율로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다.

 

오랜만에 내 마음에 쏙 드는 잔잔한 그림책을 발견했다.

내용은 그림과는 달리 모험이라는 여정 속에 빠르고 긴장감있게 전개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주인공은 코르크 마개다.

우리집에 없는 물건이라 딸아이는 그게 뭐냐고 이해를 못한다.

몰라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것이 또한 그림책 아니던가?

 

단 세 가지 색으로 그린 그림이라니...그 단순하고 소박한 모습에 마음이 뺏겼다.

화려하고 요란한 요즘의 그림들에 살짝 신물이 나던 참이다.

멋지다!

 

넘실대는 푸른 바다에 코르크가 떠있다.

아이는 '넘실대는'이라는 표현이 좋았던지 책을 덮은 후에도 걸핏하면 넘실댄다고 말 속에 끼워 넣는다.

파도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코르크는 물고기를 만나고 해마도 만난다.

날치 떼도 만나며 재미난 구경을 하게 된다.

물고기는 혼자 떠다니지만 결코 무서워하지 않고 자신의 상황을 즐겁게 받아들인다.

비 오는 밤, 힘겹게 날개짓하는 나비도 도와주고 무서운 상어와 마주치기도 한다.

하지만 코르크는 어떤 상황에서도 좌절하거나 불평하지 않고 차분하면서도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인어와 돌고래, 펠리컨의 도움으로 해변으로 돌아온 코르크는 모래사장에 떠밀려온 천생배필을 만난다.

과연 누구일까?

 

책을 다 읽을 때 까지도 난 짐작하지 못했었다.

아~ 그래서 코르크가 주인공이었구나?

절묘하다. 감동적이다.

아이는 모험이 주는 재미와 아슬함, 인생에서 만나게 되는 많은 사람들의 모습을 책을 통해 투영해 보지 않을까? 삶은, 세상은 살아 볼만한 거라고...

 

두루두루...정말, 두루두루 마음에 쏙 드는 그림책이다.

이런 그림책, 상 줘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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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아이 - 프랑스문학 다림세계문학 7
장 클로드 무를르바 지음, 김주경 옮김, 오승민 그림 / 다림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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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로 만나는 장 클로드 무를르바의 작품이다. [마마의 성을 습격하라]를 읽고 독창적이고 탄탄한 이야기 전개에 관심이 가던 참이었다. 그의 다른 작품은 어떨가?
 
[바다아이] 역시 그만의 냄새가 나는듯했다. 빠르게 달려가며 독자로 하여금 일방적으로 쫓아오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음미하며 느끼며 따라오도록 한 발 앞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 처럼 편안하다.
 
소설의 분위기는 어려서 보았던 프랑스 영화와도 비슷하다. 어둡고 습하고 추운 느낌.
시간적 배경이 11월인데다 비까지 내리고 있으니 더욱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고전인 [엄지소년]의 이야기를 각색해서 썼다는 옮긴이의 말을 듣고야 그런가보다 했다. 내가 [엄지소년]을 못봤기에...
 
글은 현장을 목격한 증인과 그 사건의 관계자들의 증언을 진술한 형태로 전개된다. 또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글로 읽는 듯한 기분도 든다. 이런 방식의 서술을 처음이라 독특하고 재미있다. 다음은 누가 나와서 자신만의 관점으로 같은 상황을 무어라 말해줄지 궁금해진다.
 
두트를로 집안의 7형제가 집을 나가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사랑표현이라고는 조금도 모르는 무뚝뚝하다 못해 과격한 부모 밑에서 자란 쌍둥이 여섯 형제와 막내 얀이 어느 날 가출을 한다. 왜일까? 막내 얀은 아빠가 자신들을 죽이려 한다며 형들을 깨워 집을 나선다. 이에 평소 말을 안하고 느낌으로 대화만하는 막내 얀을 믿었던 형들은 아무말 없이 뒤따른다. 소리없는 대화로 소통이 가능한 신비한 힘을 가진 얀이 내내 궁금했다. 얀은 무엇을 알고 있을까? 형제들을 어디로 데려갈까?
바다가 보고싶은 얀은 서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보르도를 향해서...
 
목적지로 가는 동안 형제들은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부모보다 더 다정한 사람들. 기꺼이 차에 태워준 아저씨, 빵을 거져 준 아줌마, 절도 행위를 보고도 못 본체 하는 아가씨, 무심한 부모로 인해 상처받을 아이들을 걱정하는 사회복지사 부부. 세상엔 그렇게 누군가를 이해하려 애쓰며 온정을 배프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을까?
 
하지만 나쁜 어른도 있다. 분명! 많이 있다.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묵게 되는 별장의 주인이 그렇다. 물론 현실적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나 역시 내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 정체 불명의 아이들에게 마음을 열기는 쉽지 않으리라...그래도 사정을 알아보기를 거부하고 응징에 나선 집 주인은 각박한 세상에 흔한 인물들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그리고 결국에 부모는 부모다. 자식을 제 손으로 해치려 할 자 몇이나 될까? 그건 악마다.
얀의 부모도 애타는 마음으로 자식을 찾게된다. 단지 그들의 사랑은 표현되지 않았을뿐 가슴 속에는 이미 존재했던 것이다.
 
얀은 자신만의 길을 간다. 그곳에 집이 있는지는 모른다. 그토록 보고싶던 곳을 찾아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한다. 꿈을 찾아서...
유난히 작은 얀이지만 신비한 능력이 있는 얀, 꿈과 모험을 찾아 나서는 용기있는 소년 얀을 내가 있는 세상에서도 많이 만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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