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아이 - 프랑스문학 다림세계문학 7
장 클로드 무를르바 지음, 김주경 옮김, 오승민 그림 / 다림 / 2006년 6월
평점 :
절판


두 번째로 만나는 장 클로드 무를르바의 작품이다. [마마의 성을 습격하라]를 읽고 독창적이고 탄탄한 이야기 전개에 관심이 가던 참이었다. 그의 다른 작품은 어떨가?
 
[바다아이] 역시 그만의 냄새가 나는듯했다. 빠르게 달려가며 독자로 하여금 일방적으로 쫓아오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음미하며 느끼며 따라오도록 한 발 앞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것 처럼 편안하다.
 
소설의 분위기는 어려서 보았던 프랑스 영화와도 비슷하다. 어둡고 습하고 추운 느낌.
시간적 배경이 11월인데다 비까지 내리고 있으니 더욱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고전인 [엄지소년]의 이야기를 각색해서 썼다는 옮긴이의 말을 듣고야 그런가보다 했다. 내가 [엄지소년]을 못봤기에...
 
글은 현장을 목격한 증인과 그 사건의 관계자들의 증언을 진술한 형태로 전개된다. 또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글로 읽는 듯한 기분도 든다. 이런 방식의 서술을 처음이라 독특하고 재미있다. 다음은 누가 나와서 자신만의 관점으로 같은 상황을 무어라 말해줄지 궁금해진다.
 
두트를로 집안의 7형제가 집을 나가면서 사건은 시작된다. 사랑표현이라고는 조금도 모르는 무뚝뚝하다 못해 과격한 부모 밑에서 자란 쌍둥이 여섯 형제와 막내 얀이 어느 날 가출을 한다. 왜일까? 막내 얀은 아빠가 자신들을 죽이려 한다며 형들을 깨워 집을 나선다. 이에 평소 말을 안하고 느낌으로 대화만하는 막내 얀을 믿었던 형들은 아무말 없이 뒤따른다. 소리없는 대화로 소통이 가능한 신비한 힘을 가진 얀이 내내 궁금했다. 얀은 무엇을 알고 있을까? 형제들을 어디로 데려갈까?
바다가 보고싶은 얀은 서쪽으로 방향을 잡는다. 보르도를 향해서...
 
목적지로 가는 동안 형제들은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부모보다 더 다정한 사람들. 기꺼이 차에 태워준 아저씨, 빵을 거져 준 아줌마, 절도 행위를 보고도 못 본체 하는 아가씨, 무심한 부모로 인해 상처받을 아이들을 걱정하는 사회복지사 부부. 세상엔 그렇게 누군가를 이해하려 애쓰며 온정을 배프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을까?
 
하지만 나쁜 어른도 있다. 분명! 많이 있다. 아이들이 마지막으로 묵게 되는 별장의 주인이 그렇다. 물론 현실적이라는 것에 공감한다. 나 역시 내 집에 무단으로 침입한 정체 불명의 아이들에게 마음을 열기는 쉽지 않으리라...그래도 사정을 알아보기를 거부하고 응징에 나선 집 주인은 각박한 세상에 흔한 인물들을 대변해주는 듯하다.
 
그리고 결국에 부모는 부모다. 자식을 제 손으로 해치려 할 자 몇이나 될까? 그건 악마다.
얀의 부모도 애타는 마음으로 자식을 찾게된다. 단지 그들의 사랑은 표현되지 않았을뿐 가슴 속에는 이미 존재했던 것이다.
 
얀은 자신만의 길을 간다. 그곳에 집이 있는지는 모른다. 그토록 보고싶던 곳을 찾아 혼자만의 여행을 시작한다. 꿈을 찾아서...
유난히 작은 얀이지만 신비한 능력이 있는 얀, 꿈과 모험을 찾아 나서는 용기있는 소년 얀을 내가 있는 세상에서도 많이 만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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