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자연이다 - 귀농 부부 장영란·김광화의 아이와 함께 크는 교육 이야기
장영란.김광화 지음 / 돌베개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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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자연이다”를 읽고


  학습은 배우고 익힌다는 의미이지만 지은이는 학교방식의 공부를 학습이라 하고, 몸으로 부딪치며 알아가는 방식을 배움이라는 말을 쓰고 싶다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학교에서의 학습은 타율의 의미가 강하고, 배움은 자발적으로 알아가는 자율의 의미가 강하기 때문이다.


 도시 아이들은 몸(오감)으로 얻어지는 지식보다는 책으로 또는 주입식교육으로 얻어지는 지식에 더 길들여져 있다. 페스트후드 가게의 햄버거처럼, 학원에서 쉽게 지식을 얻는다. 한집 건너 인스턴트 음식점이 있듯이 인스턴트 지식가게라 할 수 있는 학원이 줄지어 있다.  집에서 만든 음식은 가족의 건강을 위하여 정성스럽게 만들지만 음식점의 음식은 돈을 위하여 음식을 만든다. 음식점의 음식이 다 나쁘다는 것이 아니고 음식을 만드는 관점의 차이가 이와 같다는 것이다. 특히 인스턴트 음식은 철저하게 자본논리로 한쪽으로 치우쳐진 영양과 식품첨가물로 건강을 해친다. 비만과 당뇨 고혈압 심장병, 각종 암 등과 같은 X 신드롬을 유발하는 것이 가공음식이고 정제식품이다.

 

 


  학원에서 또 입시위주의 교육은 가공된 지식, 정제된 지식으로 인스턴트화되어 있다. 학원의 지식도 가정표 지식보다는 돈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정제된 지식만 제공하여 준다. 이렇게 쉽게 얻은 지식은 쉽게 잊어버리고, 많은 지식을 갖고 있을지라도 지혜가 없다보니 지식의 노예가 되어버린다.


예를 들면 과학을 이야기 한다면 “에디슨이 그랬다”라고 말한다.

거기에는 나라는 주체가 없는 죽은 지식만이 있을 뿐이다. 그보다는 인스턴트화된 지식만이 있다고나 할까 !


이러한 인스턴트 지식이 인스턴트 음식처럼 우리아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고 있는가 ? 우울증, 과잉학습장증후군, 게임중독 등등............


 정제식품에 식이섬유가 없어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하듯이 입시위주의 교육은 지식습득과정에서의 사유능력이 배제되어 정신건강상에 문제를 발생한다. 이 정제식품에 식품첨가물을 넣어 페스트후드가 만들어 지듯이, 선행학습 반복학습이라는 지식첨가물(?)이 들어가 페스트지식이 만들어 지고  있다.


올바른 음식이 슬로우 푸드와 같은 가정의 음식이듯이, 올바른 지식은 몸으로 배워가는 지식이 아닌가 싶다. 세상에 가장 큰 공부는 자기몸을 공부하는 것이고 생활속에 들어온 공부일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탱이와 상상이의 공부는 가장 바람직한 공부라고 생각하여 본다. 그것을 지켜보아주는 지은이 부부의 용기가 부럽다.


세상에서 가장 좋은 교육은 부모가 웃는 얼굴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은 부모가 삶속에서 즐거움을 찾아낼 때만 가능할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의 눈으로 세상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기에 부모가 예이츠의 말처럼 “ 삶은 풀어야 할 숙제가 아니라, 살아야 할 신비( Life is a mystery to be lived, not a problem to be solved) "라고 여기며 살아간다면 살만한 세상이라 느끼지 않을까 싶다. 서평을 쓰면서  아이들의 가장 큰 스승인 일, 자연 그리고 가난(?)이라는 삼박자가 어우러진 지은이의 삶을 부러워하여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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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앗은 힘이 세다 - 앙성댁 강분석이 흙에서 일군 삶의 이야기
강분석 지음 / 푸르메 / 200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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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선만이 선이 아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끊임없이 머릿속에 맴도는 단어가 선(禪)이란 단어였습니다. 농사와 산행(山行)으로 자신을 끊임없이 들여다보며 솔직한 마음으로 적어내려 간 것이  감동을 주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누군가 농사는 바로 선(禪)과 같다며 농사선(農事禪)이라고도 표현한 문구가 지은이의 책을 읽는 내내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니라 생각되어졌습니다.


지은이는 씨앗이 세상에 나와 성장하고 꽃을 피우고 열매 맺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것을 바라봄으로써 사람의 사는 원리를 찾아내는 탁월한 안목을 가지고 있는 듯합니다. 그 과정이 씨앗 혼자만의 힘이 아닌 것을 느끼고는 자연앞에 겸손해질 수밖에 없음도 고백합니다. 씨앗이 햇빛과 흙과 바람을 의지하여 살아가고 이어지듯이 사람도 곡식과 함께 의지하며 살아가고 이어지는 것임을 일깨워줍니다.


  지은이는 우화하기 위하여 벼를 붙잡고 있는 잠자리 애벌레를 보고는 "아픔없이 어떤 변화도 없다는 진리를 온몸으로 토로하는 녀석"이라고 철학적으로 이야기하다가도 “ 햇볕이 따스한 오후, 동네 개들이 돌림노래하는 아이들같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짖어됐다”라고 수채화같은 시골정경을 그대로 책으로 옮겨놓습니다. 이는 도시와 농촌을 같이 살아본 사람만이 표현해낼 수 있는 시골의 철학이요 풍요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시골의 삶 자체는 철학과 풍요의 삶이 아님을 이야기 합니다. 경제적인 관점에서 보면 경제적인 약자이다보니 때때로 마음마저 각박하게 나타나고 도회지에서 온 사람에게 적대의식을 가지고 있음도 이야기하여 줍니다. 도시중심의 현대문명은 농경문화를 소외시켜왔고 소외된 농경인들은 도회지인들을 경원시할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도시문명에서 소외된 농업인의 안타까움을 느끼지 못하였던 지은이 첫 시골생활의 에피소드는 마음이 아파왔습니다. 귀농 6년후가 되는 2003년도의 글에서 “ 마음이 얼마나 열려야, 또 세월이 얼마나 흘러야 나는 진짜 농부가 될까?” 지은이의 독백에서 간단치 않은 시골정서에 적응의 어려움을 느껴봅니다.


 삶의 현실이 반영되지 않은 유년시절의 시골은 행복한 기억으로 다가옵니다. 시골은 삶의 현장과 연결이 되지 않았을 경우는 수채화같은 모습으로 다가오지만 생활로 연결되었을 경우는 또 하나의 치열한 삶의 현장일 수밖에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시골의 기억을 현실화시키지 못함은 그만큼 시골에서의 삶의 현장이 도시보다(?) 더 치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보다는 도시문명의 허상에 마음이 더 쏠려 있다는 것이 정확한 표현일 것입니다.

 


그러나 지은이는 달콤한 도시의 허상에서 오는 허무감보다는 질박한 시골의 진실한 모습에서 오는 희열을 더 크게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지은이는 연꽃의 아름다운 덕성이 진흙속에서 피워내는 힘에 있듯이, 시골의 아름다움은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얻어진다고 굳게 믿으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비료와 농약으로 기른 예쁜 배추라는 허상에서는 석유냄새와 같은 도시냄새가 나지만 거름과 유기농으로 재배한 배추에서는 벌레와의 공존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제대로 된 먹거리는 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귀한 먹거리를 흥청망청 먹어대는 것은 욕심일뿐입니다.

소박한 음식만이 공존의 아름다움을 이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지은이는 공존의 아름다움을 나누고 싶어 책을 내놓았나 봅니다.

그 귀한 마음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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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접종 어떻게 믿습니까 - 화학첨가물 유전자조작 자폐증까지
스테파니 케이브 지음, 차혜경.유정미 옮김 / 바람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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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대체 지금 우리는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

 

"요즈음 아이들 몸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지 ? ” 이런 의문이 떠나지 않았습니다. 여자아이의 조기월경, 커진 발, 치아의 부정교합, 커진 키, 다리가 길어진 것, 근시가 많아진 것 등등 신체적으로 40대 이후 세대와는 너무나 차이가 많습니다. 부모세대와 우리세대(40대)와의 차이보다는 우리세대와  아이들 세대와의 차이가 훨씬 큽니다.


신체적 차이보다는 질병에서는 보다 더 심한 차이를 보입니다. 유행병처럼 아토피, 자폐증, 과잉학습장애증후군, 소아당뇨병, 중이염, 천식, 퇴행성관절염, 류머티즘과 같은 자가면역질환이 전과달리 아이들이나 청소년에게서 나타납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인스턴트화된 음식, 청량음료, 농약, 매연과 같은 오염된 공기와 물 등에서 원인을 찾았지 예방접종은 이상하리만치 내 의식세계에서 비껴나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부인이 독감백신을 맞고 나서 많이 힘들었다는 이야기에 백신에 대한 의심이 확 들었습니다. 그래 “백신에는 의심스런 무엇인가가 있어 !”라는 확신은 1930년대 백신 방부제로 쓰던 “치메로살”이라는 에칠수은이 아직도 독감백신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하였습니다. 치메로살은 그 후 70년 동안이나 승승장구하다가 2000년대에 B형 간염백신에서만 겨우 사라지기 시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독감백신과 같은 백신에는 에칠수은인 “치메로살”이 들어 있습니다. 어른도 사람에 따라서 독감백신 1회에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면 3.6kg 내외의 신생아의 경우는 보다 큰 영향을 주리라는 것입니다. 생후 6개월까지 기본예방접종이 10회이고 수두와 같은 선택접종까지 하게 되면 생후 6개월 사이에 무려 17회 접종을 하게 됩니다. 예방접종을 충실하게 한 생후 6개월(한국표준체중:8.5k g) 아이에게 투여되는 에칠수은의 양은 187.5mcg인데 이양은 미국환경보호국 안전기준 0.1mcg/kg 으로 단순계산하면 약 220배의 수은이 축적된 양입니다. 그 후 4~6세까지 MMR(홍역, 볼거리, 풍진) 2회, 수두 1회, Hib 1회 일본뇌염 2회 DTaP 2회 소아마비 1회를 더 맞게 되면 총 25회의 예방접종을 하게 되며 수은의 축적량은 늘어날 것입니다.


도대체 지금 우리는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것이지요 ?


어찌 되었건 특히 6개월 미만의 어린 아이에게 유전자식품처럼 부작용이 알려져 있지도 않은 유전자 조작백신(B형간염백신)과 사백신(B형간염백신, 백일해, 주사용 소아마비)과 독소(디프테리아, 파상풍)를 각종 방부제 및 안정제까지 투여되면 아이의 면역계와 신경계가 오작동을 할 수 있다고 많은 학자들이 주장하고 있습니다. 6개월 이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또한 백신제조시 배양배지로 사용하는 개나 원숭이의 신장조직, 부화계란, 토끼의 뇌조직, 기니피그의 조직, 유산된 태아조직과 같은 동물성 단백질과 같은 이종단백질과 빵효모 등이 인간의 몸에 투여 되었을 경우 균에 대한 면역반응보다는 이종단백질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류머티즘과 같은 자가면역질환 및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고 학자들은 주장합니다.


미국 소아자폐증의 아버지라 불리는 심리학자 Bernard Rimland 박사는 자폐증 정보를 분석하여 보니 예전과 달리 생후 6개월이나 1년 사이에 정상적이던 아이가 갑자기 자폐증을 보이는 것은 그 사이에 접종한 예방접종이 문제일 것이라고 추정하였습니다. 또 기본예방접종 백신이 증가함에 따라 자폐증도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하였습니다. Sallie Bernard는 그의 논문에서 자폐증의 증상과 수은중독 증상과 유사성을 밝혔습니다. 이는 자폐증이 수은중독의 한 유형이라는 유력한 증거일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런던의 소아위장병학자인 Andrew Wakefield 박사는 예방접종 전에 면역장애가 있는 아이들은 MMR 백신에 들어있는 홍역바이러스가 아이들의 소화기관에 만성적인 홍역감염을 일으킨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접종된 홍역바이러스가 크론병과 같은 심한 장질환이나 장염을 발생시킨 이후에 자폐행동이 나타나는 것이 관찰되었다고 보고하였습니다.


이밖에 DTP에 백일해와 임신전과 임신기간이나 임신후 수유기간에 홍역, 볼거리, 풍진, 수두와 같은 생백신 접종은 아이에게 자폐증을 유발시킨다는 연구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와 같은 MMR백신 접종시 주의사항이 있어도 일부의사와 여성들은 주의를 기울이지 않아 자폐증이 증가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예방접종으로 생긴 면역을 대개 일시적이며, 자연스럽지 못합니다. 주사를 통해 병원체가 몸에 들어오는 방식은 면역계의 방어체계를 혼란시킵니다. 예방접종으로 장기간의 면역억제는 신체가 질병에 정상적으로 반응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거나 불가능하게 만들어서 결국 면계가 스스로 파괴될 수 있음을 일부학자들은 경고하고 있습니다.


“예방접종만이 우리 아이들 건강을 책임질 수 있다”는 생각은 접어야 합니다. 인간면역계는 수만 년 동안 병원체와 싸워오면서 진화하여 강해졌는데 예방접종 때문에 자연 면역력이 억제된다면 우리 아이들의 건강은 더더욱 악화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래도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면 꼼꼼히 따져보아 최소한 정도의 접종을 하시기 바랍니다.

 

보다자세한 것은 제 개인블러그(http://blog.daum.net/jiskis/?_top_blogtop=go2myblog)에 요약한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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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만 잘 살믄 무슨 재민겨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전우익 지음 / 현암사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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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는 어쩌면 인연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최근 등산클럽의 한 후배가 "혼자만 잘살면 무슨 재민겨"란 책에 대한 독후감을 올린 것이 말이다. 다시 읽어보아야지 하던차였기에 그 독후감에 댓글을 달고, 그의 3권째 책 "사람이 뭔데"의 끝 부분을 읽고 있는데 작가 전우익씨의 부음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순간 "인생은 선택이 아니고 인연이라"고 하였던 그의 글귀가 떠올랐다. 몇 년전에 읽었던 감흥으로 그가 살고 있는 봉화군 상운면 구천리는 찾아가야 할 고향처럼 머리속을 맴돌고 있었다. 그래 그 분하고는 이렇게 책으로나마 두 번의 인연이 가지인가보다 생각이 들었다. 나와의 인연이 무어 그리 소중하겠냐마는 선생은 시대와 잘못된 인연으로 이 시대의 영원한 아웃사이더로 나무만 사랑하였더랬다.  어쩌면 그보다는 상처받은 사람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병들어 가고 있는 자신을 치료하기위해서 나무에게서 위로를 받고 있었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 생나무보다는 고사목, 좀 썩은 나무, 집뜯은 나무가 좋다는 걸 알았어요. 사람도 어느 정
도 썩어야, 풍상을 겪어야  사람맛 나는 사람이 되듯이오."  그는 그렇게 사람을 본다고 책
을 통하여 이야기하였다. 사람에게 실망하고 사람에게 위로받던 그가 어느 순간 나무를 키
우면서, 또 농사를 지으면서 사람들을 위로하기 시작하였다.  나무에게서, 또 농사에서 그는
지혜를 걷어올려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나무토막을 다듬어 주변사람에게 나누어 주듯
이 또 농사를 지어 낟알 한줌씩 지인들에게 나누어 주듯이, 소박한 삶에서 걷어 올린 지혜
걷이를 나누려고 애를 쓰셨다. 인간만 잘 살자고 산을 파헤치고, 흙을 파괴하는 현대문명앞
에 시들어가며 피곤해하는 사람들에게 삶의 낟알을 나누려 했다. 많은 것을 갖고 많이 소비
하고자 하는 절망의 현실을 희망의 언어로 바꾸고자 하는 그의 노력을 엿보는 것은 차라리
안타까움이었다.

 적당히 척박한 곳에서 자라야만 나무도 오래 산다는 것에 그는 경이로워 하였다. 그래서
비료를 먹은 도라지는 빨리 자라고 빨리 썩는 모양이라고 하였다. 10년이나 30년 되면 복구
되는 산불에는 야단법석을 떨고, 몇백년이 지나도 복구되지 않는 국토개발 미명하에 잘려지
고 있는 산허리에 좋아라 하는 세태를 가슴아파 하였다. 어디 그 뿐이런가 ! 곡식과 짐승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공장에서 만들어 내고 있는 축산업과 농업에는 가슴앓이가 따로 없을
것이었다. 그것은 우리가 살고 있는 하나의 도도한 흐름이었고 그러기에 그는 그 흐름에 맞
서는 아웃사이더가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제 그는 영원히 편안한 곳으로 갔다. 도연명을 흠모한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3남
3녀의 자녀들이 평장을 하였을지도 모르겠다. 그는 그 곳에서 흙이 되면 잘못된 문명의 결
과를 지켜보기 위해서라도 사람보다 오래 사는 나무로 태어날 것 같다. 그 것은 나의 바램
인지도 모른다.
  나는 그를 통하여 나무와 친하게 되었고, 현대문명이 몰아내고자 하는 어둠과도 친숙하여
졌고 이 시대의 아웃사이더들의 생각과도 가까워졌다. 세상의 도도한 흐름에 묻혀 살아가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세상을 바로 세우고자 하는 그들의 생각을 조금이나마 이해하기 시작하
였다. 한 세상 사시면서 많이 힘들었지요 ? 그래도 이렇게 생면부지의 사람이 추모의 글을
쓰는 것을 보면 그리 잘못사신 것은 아닌 듯 합니다. 피안히 잘 가시이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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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맞은 미래 - 당신의 정자가 위협받고 있다
테오 콜본 / 사이언스북스 / 199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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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여년전 그 곳에는 가재가 있었다. 개구리가 울기 시작하면 아이들은 개구리를 잡아 개구리 다리를 짓이겨 버드나무 가지끝에 묶어 물속 바위옆에 놓아두면 가재들이 새까맣게 모여들었다. 왠 횡재인가 싶어 기세좋게 집게발로 개구리 다리를 집은 가재들은 버드나무를 들어올린 아이들의 손에 이끌려 주전자속으로 집어넣어졌다. 그렇게 잡은 가재들은 그날 저녘 아이들의 간식거리가 되었다. 그후 도회지에서 학교를 다니게 된 나는 가재잡이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부모와 떨어져 공부하고 있는 나에게 위안을 가져다 주곤하였다.

중학교 진학하면서 윗마을에 규석광산이 생기면서 시냇물은 뿌옇게 변하여 가고, 논에서는 희뿌옇게 농약이 살포되기 시작하면서 가재들은 사라지기 시작하였다. 그래도 가끔씩은 가재가 나오곤 하던 것이 대학 진학무렵이 되어서는 그마저도 사라져 버렸다. 십여리 떨어진 시골초등학교는 5, 6년전에 40여년의 역사를 뒤로하고 폐교되어 버릴정도로 오지인 그 곳에 가재가 사라진 것은 농약과 전기가 들어 온 것이 원인이라고 동네사람들은 나름대로 진단하였다. 동네사람이 내놓은 진단은 전기가 들어 가지도 않고, 사람이 살지도 않고, 농지도 거의 없는 개울에서도 가재의 사라짐을 설명하지 못하였다. 동네사람들은 '희한한 조화'로 치부하여 버렸고, 먹물을 먹은 나는 40km 떨어진 시멘트 공장의 분진과 산성비가 원인일 것이라고 결론내리고, 그후 나는 잊어버리고 살았다.

도시에서 의료업을 하고 있는 나는 새로운 문제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아이들의 감기와 비염과 같은 호흡기질환과 아토피와 같은 피부과 질환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이었고, 치료를 하여 보아도 예상과 달리 잘 치료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내가 진료하고 있는 아이들만의 문제가 아니고 내 세 아이들도 문제이었다. 공기는 어쩔 수 없으니 물과 음식만이라도 바꾸어 먹여 보며 치료하여 보았다. 미미한 효과만 있다는 어정쩡한 결론에 안타까워하고 있던 차에 나름대로 의미심장한 사실을 발견하였다. 새로 이사한 집에 가면 아이들이 한 두달 뒤, 한 차례 아프다는 사실이었다.

그 후 산밑에 오래된 아파트로 이사를 하였을 때 6살 딸 아이가 하는 말 '아빠 여기로 이사한 다음 아프지 않아서 좋아요!' 라고 하는 말에 '응 뭐라고?' 나는 둔기로 맞은 느낌으로 반문하였다. '왜 이 곳으로 이사를 하면서 아이들이 덜 아플까 ? '. '산 밑이라 공기가 좋아서?' 나는 아니라고 결론 내리고 오래된 아파트라는 사실과 도배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주목하였다. 문제는 실내공기 오염의 문제였다. 오래된 아파트라 페인트 냄새와 시멘트 냄새는 없어지고 실내 건축구조물도 사람과 적응이 되어 있는 상태에, 도배까지 하지 않았으니 실내공기 오염은 거의 없다는 사실이 아이들의 병치례를 하지않게 하지않았을까 추측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여자아이들의 초경의 빨라짐>에 대한 세상사람들의 '건강이 좋아져서'라는 평가에 대하여 인스턴트음식에 포함된 유해물질과 환경상의 어떠한 해로운 물질의 영향일 것이라는 추측만 하고 있었다. <도둑맞은 미래>란 책을 접하면서 산골오지에서의 가재의 사라짐과 여자아이들의 초경이 빨라짐에 대한 내 나름의 추측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산골 오지에서의 가재 사라짐은 솔잎 흑파리 항공방제 화학물질의 잔류성에 대한 것이고, 여자아이들의 초경이 빨라짐에 대한 것은, 모체가 임신기간동안 산부인과에서 유산방지제나 임신오저 방지제에 대한 노출 가능성, 또한 이미 잔류화학물질에 많이 노출되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싣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지구의 종말은 인류생식시스템의 혼란으로 올 것이란 사실도, 현재와 같은 물질 만능주의와 실용(?)적 시스템이 적용되는 한, 먹이사슬의 관계에서 한 종의 사라짐은 우리 인류와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다고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수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끔찍한 경악'을 경험하기까지는 한 세대가 흘러야만 인정이 될 것이라는 현재의 문명사회에 대한 저자들의 냉소에 가슴이 저며옴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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