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나의 유령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이선화.이선영 옮김 / 파람북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타냥과 삼총사들의 우정과 모험을 그린 역사 모험소설 <삼총사>, 억울하게 투옥된 에드몽 당테스가 탈출 후 막대한 부와 새로운 신분을 얻어 자신을 배신한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지금까지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대표작입니다. 알렉상드르 뒤마는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모험과 사랑, 복수와 음모를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우정과 용기, 복수와 정의를 다루던 그의 작품 세계는 <천하나의 유령>에 이르러 초자연적 현상을 통해 인간의 죄와 기억, 죽음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공포와 환상의 영역으로 확장됩니다.

 

<천하나의 유령>은 19세기 중반 프랑스 사회를 배경으로, 인간의 이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초자연적 현상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 환상소설입니다. '육체가 죽은 뒤에도 인간의 의식은 지속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가 또 다른 이야기를 불러내는 액자식 구조로 전개되는데요. 뒤마가 기이한 사건을 계기로 여러 인물들과 함께 모여 밤새도록 괴이한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가운데 일곱 편의 유령담과 괴담이 연쇄적으로 펼쳐집니다. 작품 속 유령은 인간이 저지른 폭력과 죄,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과 비극이 완전히 소멸하지 않고 기억과 환영의 형태로 되돌아오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이를 통해 초자연적 현상은 단순히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의문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의 폭력과 죄의 흔적, 그리고 인간의 기억에 대한 문제로까지 확장됩니다.

 

창백한 얼굴, 곤두선 머리카락, 눈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듯한 눈, 헝클어진 옷, 피로 물든 두 손. 남자는 내 존재를 알아채지도 못한 채 그대로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의 시선은 고정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초점을 잃은 듯했다. 무척 가파른 경사면을 굴러 내려오는 몸뚱이처럼 그의 걸음은 제어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내닫고 있었지만, 쉰 듯한 거친 숨소리는 피로보다 공포가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p.22

 

이야기는 뒤마가 퐁트네오로즈 마을 근처에서 사냥하던 중 접하게 된 참혹한 살인 사건에서 시작됩니다.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한 남자가 마을 시장을 찾아와 범행을 자백한 후 감옥에 가기를 원합니다. 그가 두려움에 떨며 살해 현장에 돌아가기를 거부한 이유는 끔찍했습니다. 자신이 아내의 목을 베어낸 순간, 바닥에 떨어진 머리가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이 기이하고 잔혹한 참수 사건을 계기로 판사, 의사, 사제 등 여러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과연 신체와 분리된 머리에 의식이나 생명이 남아 있을 수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자신이 직접 겪었거나 전해들은 기이하고 서늘한 이야기들로 이어집니다.

 

<솔랑주>와 <알베르>는 프랑스 대혁명과 공포정치의 시대를 배경으로 처형과 죽음 이후의 의식을 둘러싼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혁명의 혼란 속에서 알베르는 솔랑주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비극적인 운명에 휘말리게 됩니다. 혁명의 광기가 거세지면서 솔랑주는 체포되어 처형되지만, 알베르는 그녀가 처형된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한편 알베르는 이전부터 처형 이후에도 의식이 얼마 동안 지속될 수 있는지를 밝히기 위한 실험을 해왔습니다. 그는 처형된 이들의 시신과 잘린 머리를 대상으로 죽음 이후의 반응을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묘지의 작은 예배당에서 실험을 이어가던 알베르는 자루 속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자루에서 꺼낸 것은 놀랍게도 솔랑주의 잘린 머리였습니다. 알베르가 그녀의 이름을 세 번 부르자, 솔랑주의 눈이 다시 열려 그를 바라보고 두 줄기의 눈물을 흘린 뒤 다시 감깁니다.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믿었던 순간, 죽은 자의 눈이 다시 열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이 기이한 장면은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가 과연 어디에 있는지를 묻습니다. 동시에 육체가 죽은 뒤에도 의식이나 감정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섬뜩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뒤흔듭니다.

 

프랑스 혁명기 단두대에서 처형된 샤를로트 코르데의 머리에 의식이 남아 있었다는 기이한 이야기 <샤를로트 코르데의 따귀>, 죽은 범죄자가 고양이와 집행관, 해골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 판사를 괴롭히는 <고양이 집행관 그리고 해골>, 프랑스 혁명 당시 생드니 왕실 묘지가 훼손되면서 벌어진 초자연적 사건을 다룬 <생드니의 무덤들>, 사형당한 도적 라르티파유와 그의 영혼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죽은 자의 영혼과 사후 세계를 보여주는 <라르티파유>, 영혼과 환생, 기억의 문제를 다룬 <머리카락 팔찌>, 그리고 카르파티아 산맥을 배경으로 두 형제와 헤드비주의 비극적인 사랑과 흡혈귀의 저주를 그린 <카르파티아 산맥>부터 <혼쿠 수도원>까지, 15장에 걸쳐 일곱 편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여기서 마지막 네 장은 각각 독립된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연속된 이야기로 이어지며, 각각의 괴담은 죽음과 영혼, 원한과 사랑이라는 서로 다른 소재를 통해 죽음 이후에도 인간의 기억과 욕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공통된 주제를 보여줍니다.

 

<천하나의 유령>은 19세기 중반 프랑스 사회를 배경으로, 인간의 이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초자연적 현상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 환상소설입니다. '육체가 죽은 뒤에도 인간의 의식은 지속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가 또 다른 이야기를 불러내는 액자식 구조로 전개되는데요. 뒤마가 기이한 사건을 계기로 여러 인물들과 함께 모여 밤새도록 괴이한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가운데 일곱 편의 유령담과 괴담이 연쇄적으로 펼쳐집니다. 작품 속 유령은 인간이 저지른 폭력과 죄,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과 비극이 완전히 소멸하지 않고 기억과 환영의 형태로 되돌아오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이를 통해 초자연적 현상은 단순히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의문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의 폭력과 죄의 흔적, 그리고 인간의 기억에 대한 문제로까지 확장됩니다.

 

한줄평 : 삶과 죽음의 경계를 뒤흔드는 환상괴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집요정 모아의 모험
심보영 지음 / 창비교육 / 2026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집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집은 단순히 비바람을 피하고 잠을 자는 물리적인 건축물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집은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온전히 쉬어갈 수 있는 안식처이자 누군가와 함께 웃고 울며, 소중한 순간을 겹겹이 쌓아가는 기억의 저장소입니다. 나태주 시인의 시에서 보듯, "저녁 때 돌아갈 집이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한 이유도 언제든 돌아갈 수 있는 나만의 공간과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는 소중한 존재가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만약 내가 살던 집이 하루아침에 사라진다면 어떨까요? 그건 단순히 살 곳을 옮기는 것만이 아니라, 그곳에 쌓인 추억을 뒤로 하고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집요정 모아의 모험>은 오래된 집에서 살아가는 집요정 모아의 이야기입니다. 모아에게 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추억을 쌓고 마음을 나누는 특별한 곳입니다. 하지만 개발로 사촌 툴툴이의 집이 사라지고, 모아가 살던 집에도 변화가 찾아오면서 모아는 툴툴이 그리고 고양이 호랑과 함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납니다. 세 친구는 요정들이 산다는 남쪽 나라로 떠나는 여정을 통해 이별의 아픔과 새로운 만남을 경험하고 성장해 갑니다. 모아와 친구들의 이야기는 소중한 존재들과 추억을 쌓고 따스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집'이라는 공간이 지닌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폐가나 흉가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나요? 사람이 더 이상 살지 않는 집을 뜻하지요. 사람들이 떠나면 집요정도 떠나고, 집요정이 떠나면 집은 온기를 잃고 무너져 버려요. 집요정들은 사람들이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린 것들로 살아가요. 사람이 없다면 잊을 것도, 잃을 것도 더 이상 없으니까 집을 떠날 수밖에 없는 거예요. p.12

 

옛날부터 사람들과 함께 살아온 집요정들, 혼자 사는 할머니의 집 작은 붙박이장 안에 놓인 뻐꾸기시계에 사는 모아도 그런 집요정 중 하나입니다. 무서운 괴물 고양이 '호랑'이 있긴 하지만, 이 집 아이들의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뻐꾸기시계에서 살아가며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모아네 집에 사촌 툴툴이가 찾아옵니다. 툴툴이가 살던 근사한 한옥집이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왜 오래된 것이라면 무엇이든 새로운 것으로 바꾸려 하는 걸까요? 멀쩡한 집마저 낡았다는 이유로 없애 버리는 모습을 보니, 정말 안타깝고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작이 있으면 끝이 나기 마련이야. 끝에 다다랐을 땐 또 다른 시작이 있어.

p.131

 

얼마 후, 모아네 집 할머니가 세상을 떠나자, 모아와 툴툴이는 요정들이 산다는 따뜻한 남쪽 나라 보일락말락을 찾아 집을 떠날 채비를 합니다. 집을 잃은 요정들을 초대한다는 털보영감의 편지엔 이 집 다락방으로 오라고 씌어 있는데, 다락방으로 가려면 할머니 방을 지나야 했습니다. 할머니 방에는 할머니 덕분에 길고양이 신세를 벗어난 무서운 괴물 고양이 '호랑'이 있는데, 모아와 툴툴이는 무사히 다락방에 갈 수 있을까요? 과연 다락방엔 무엇이 있는 걸까요? 요정들이 산다는 보일락말락은 어디에 있는 걸까요?

 

<집요정 모아의 모험>은 오래된 집에서 살아가는 집요정 모아의 이야기입니다. 모아에게 집은 단순한 공간이 아니라 사람들과 함께 추억을 쌓고 마음을 나누는 특별한 곳입니다. 하지만 개발로 사촌 툴툴이의 집이 사라지고, 모아가 살던 집에도 변화가 찾아오면서 모아는 툴툴이 그리고 고양이 호랑과 함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납니다. 세 친구는 요정들이 산다는 남쪽 나라로 떠나는 여정을 통해 이별의 아픔과 새로운 만남을 경험하고 성장해 갑니다. 모아와 친구들의 이야기는 소중한 존재들과 추억을 쌓고 따스한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집'이라는 공간이 지닌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듭니다. 특히 개발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고 떠나는 모아의 모습은 도시 개발로 인해 기존 주민들이 터전을 떠나게 되는 젠트리피케이션을 떠올리게 합니다. 이를 통해 도시가 변화하고 발전하더라도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과 추억 역시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 집은 단순한 건물이 아니라 사람들의 삶과 기억이 쌓이는 소중한 공간이라는 것을 생각하게 만듭니다.

 

꿈오리 한줄평 : 소중한 이들과 함께 한 추억을 품고, 새로운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따뜻한 연대와 성장의 여정!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수박을 샀다 - 장선환 그림책
장선환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여름하면 떠오르는 것은? 푸른 바다, 파도 소리, 여름휴가, 초록 나무, 매미소리, 열대야, 장마... 무언가 빠진 듯한 느낌이 들지요? 바로 여름의 맛과 색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수박입니다. 여름이 한창 익어갈 때, 수박도 함께 익어간다지요. 달콤하고 시원한 수박을 한 입 베어 물면, 따가운 햇살에 달아오른 얼굴 위로 시원한 여름 한 조각이 내려앉습니다.

 

<수박을 샀다>는 여름의 맛과 색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수박을 매개로, 무더위에 지친 일상에 시원한 바람과 다정한 미소를 건네주는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에겐 '끝까지 혼자서 해내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오는 짜릿한 성취감과 조금은 서툴고 엉뚱한 도전마저 따뜻하게 품어주는 가족의 마음을 보여주고, 어른들에겐 세상 모든 것이 서툴지라도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그 시절의 추억을 선물해 줍니다. 그래서인지 따가운 햇살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자기 몸만큼이나 큰 수박을 놓치지 않으려는 동하의 모습에선 비장함 마저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동하의 발걸음이 마냥 힘들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 안에 생일을 맞은 아빠를 위한 선물 그리고 가족과 함께 시원한 여름을 나누고픈 마음이 담겼기 때문이겠지요? 책을 덮고 나면, 여름에 익어가는 것은 수박만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의 마음도 조금씩 익어가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찬란한 우리의 여름이 익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오늘의 아빠의 생일입니다. 동하는 시장에 가는 엄마를 따라 나섭니다. 시장으로 가는 발걸음이 날아갈 듯 가볍게 느껴집니다. 걷고 또 걸어도 끝이 없는 듯한 시장, 동하의 눈이 향하는 곳마다 볼거리 먹거리가 넘쳐납니다. 하지만 엄마의 손에 봉지가 하나씩 늘어날 때마다, 동하의 발걸음은 조금씩 느려지고 무거워집니다. 다리도 아프고 숨이 턱턱 막혀 옵니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집에서 그림이나 그리며 놀걸... 엄마 말을 들을 걸, 후회하던 동하의 눈에 산처럼 쌓여있는 그것이 보였습니다.

 


엄마, 우리 수박 사요, 저 수박 사요.

내가 들고 갈게. 내가 할 수 있어. 내가 들면 돼요.

'수박을 샀다' 중~

 

수박을 한 입 베어 물면 더위가 순식간에 사라질 것만 같습니다. 그 마음을 알기라도 한 듯, 수박 장수는 잘 익은 수박 소리를 들려주고, 뾰족하게 자른 맛보기 수박을 보여줍니다. 온 마음이 수박을 향합니다. 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안 된다는 엄마를 조르고 졸라 수박을 산 동하, 혹시나 떨어질까 꼭 안고 전철을 탑니다. 전철 안 모든 사람들이 동하가 안고 있는 수박을 보고 있는 듯합니다. '어린 아이가 이렇게 큰 수박을 들고 가다니, 정말 대단해!' 하며 쳐다보는 것만 같습니다. 동하는 괜스레 으쓱해집니다.

 

 

드디어 동네에 도착 했지만, 집으로 가는 길은 이상하게 점점 더 멀어지는 듯합니다. 집으로 가는 길이 멀어지는 만큼 동하의 두 팔은 점점 더 늘어집니다. 두 팔로 꼬옥 감싸 안아도 보고, 무릎으로 받쳐도 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동하는 집까지 무사히 수박을 가져갈 수 있을까요? 아빠의 생일을 제대로 축하하고 싶은 마음과 엄마의 무거운 짐을 나눠 들고 싶은 동하의 사랑스러운 마음이 담뿍 담긴 수박, 동하네 식구들은 맛있는 저녁을 먹고 시원한 수박 파티를 할 수 있을까요?

 

<수박을 샀다>는 여름의 맛과 색을 가장 잘 담고 있는 수박을 매개로, 무더위에 지친 일상에 시원한 바람과 다정한 미소를 건네주는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에겐 '끝까지 혼자서 해내고 싶다'는 마음에서 나오는 짜릿한 성취감과 조금은 서툴고 엉뚱한 도전마저 따뜻하게 품어주는 가족의 마음을 보여주고, 어른들에겐 세상 모든 것이 서툴지라도 마음만큼은 누구보다 진심이었던 그 시절의 추억을 선물해 줍니다. 그래서인지 따가운 햇살을 온 몸으로 받아내며, 자기 몸만큼이나 큰 수박을 놓치지 않으려는 동하의 모습에선 비장함 마저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동하의 발걸음이 마냥 힘들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그 안에 생일을 맞은 아빠를 위한 선물 그리고 가족과 함께 시원한 여름을 나누고픈 마음이 담겼기 때문이겠지요? 책을 덮고 나면, 여름에 익어가는 것은 수박만이 아니라. 아이의 마음, 아이를 바라보는 어른의 마음도 조금씩 익어가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가장 평범하지만 가장 찬란한 우리의 여름이 익어가는 소리가 들립니다.

 

꿈오리 한줄평 : 서툴러도 괜찮아! 사랑스러운 아이의 마음과 곁을 지키는 가족의 사랑이 담뿍 담긴 달콤한 수박 한 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천사가 느껴질 때
임수현 지음, 김지혜 그림 / 문학동네 / 2026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제가 오늘 같고, 오늘이 어제 같은 날들......우리는 늘 똑같은 일상을 보낸다고들 하지만, 사실 늘 똑같은 하루를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오늘의 '나'는 어제보다 더 활기찬 하루를 보낼 수도 있고, 무심코 지나쳤던 하늘이 오늘은 더 예뻐 보일 수도 있고, 어제의 '나'와는 다른 모습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아보면 '나'를 비롯한 많은 것들이 달라져 있다는 것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평범한 일상에서 감동의 순간을 마주할 때는 더더욱 그러합니다. 마치 천사가 함께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힘든 하루를 보낸 이들에게 따뜻한 격려와 감사 그리고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순간, 누군가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가는 순간, 무거운 물건을 들고 가는 누군가를 위해 앞서 가던 사람이 슬며시 문을 잡아주는 순간, 우리는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지만 천사가 곁에 있다는 생각을 하고는 합니다. 친절한 말 한 마디와 따스한 행동으로 위로와 감동을 주는 모든 이들, 어쩌면 천사는 그들의 마음을 빌려 우리 곁을 스쳐 지나가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천사가 느껴질 때>는 임수현 시인의 시집 <미지의 아이>에 수록된 동시에 김지혜 작가의 그림이 더해져 만들어진 그림책으로 천사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따뜻한 마음과 배려 속에서 느껴지는 존재, 서로에게 건네는 온기를 통해 늘 우리 곁에 머물고 있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위로하는 따스한 마음이 천사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천사'처럼 아름다운 글과 물기를 머금은 싱그러운 여름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은 이야기에 더 깊이 빠져들게 만들며, 따스한 감동을 전해 줍니다.

 


울타리 아래 있는 무언가를 보고 있는 아이, 그 뒤로 자전거를 탄 아이가 지나갑니다. 한 명은 느리게, 한 명은 빠르게...., 호기심 어린 눈으로 느리게 걸어가는 아이의 눈에 비친 세상은 조금은 이상합니다. 고양이가 울타리 아래 새끼를 낳을 때, 후박나무 잎사귀가 손바닥을 활짝 펴는 것, 바람이 벚나무 가지 위에 앉으면서도 꽃봉오리를 떨어뜨리지 않는 것, 구름이 넓고 넓은 하늘에서 한 번도 길을 잃은 적이 없다는 것, 망설이지 않고 뛰어드는 빗방울을 웅덩이가 두 팔 벌려 안아 준다는 것도 다 이상합니다.

 


친구들이 하교를 서두르는 시간에도 창밖을 보며 느긋하게 앉아있는 아이,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교실을 나와 운동장을 가로질러 가던 아이 눈에 보라색 모자가 보입니다.

질척거리는 모래 위에 자전거 바퀴 자국과 모자를 남기고 간 아이는 편의점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학원 버스를 기다립니다. 늘 바쁜 하루를 보내는 아이가 누리는 잠깐의 여유로움일지도 모릅니다. 비가 내리는 창밖을 바라보는 아이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그때 편의점 창밖으로 가방에 보라색 모자를 단 아이가 지나갑니다. 비가 오는데, 우산도 없이...,

 


이상해

내가 우산 없이 학원 차 기다릴 때

그 애가 왜 우산을 씌워 줬는지

'천사가 느껴질 때' 중~

 

어쩌면 천사는 특별한 기적을 만드는 존재가 아니라, 비 오는 날 우산이 없는 친구에게 자신의 우산을 기꺼이 나누어 주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작은 배려로 누군가의 하루를 따스하게 만들어주는 사람, 우리가 살아가면서 만나는 천사는 그런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천사는 소나기 끝에 만나는 무지개처럼 예고 없이 찾아와 마음을 밝혀주는 존재일지도 모를 일입니다.

 

<천사가 느껴질 때>는 임수현 시인의 시집 <미지의 아이>에 수록된 동시에 김지혜 작가의 그림이 더해져 만들어진 그림책으로 천사는 특별한 존재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마주하는 따뜻한 마음과 배려 속에서 느껴지는 존재, 서로에게 건네는 온기를 통해 늘 우리 곁에 머물고 있는 존재라고 말합니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배려하고 위로하는 따스한 마음이 천사처럼 느껴질 수 있다는 것이지요. '천사'처럼 아름다운 글과 물기를 머금은 싱그러운 여름 풍경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은 이야기에 더 깊이 빠져들게 만들며, 따스한 감동을 전해 줍니다.

 

꿈오리 한줄평 : 천사는 소나기 끝에 만나는 무지개처럼 예고 없이 찾아와 마음을 밝혀주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전학생 2 - 진실 혹은 거짓 ㅣ 책 읽는 샤미 64
김화요 지음, sujan 그림 / 이지북 / 2026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누군가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에 가장 빛나는 모습만 보여 주려 할 때가 있나요? 외모, 성격, 학력, 경제력 등등 사회에서 인정받는 완벽한 사람이 되려 스스로를 포장하려 하지는 않나요? 그런 한편으로 그 포장을 벗어 던지고, 꾸미지 않는 모습 그대로 이해받고 싶은 간절한 바람이 있지는 않나요? 웃음 뒤에 숨겨진 불안감, 자신감 뒤에 숨겨진 두려움 등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싶을 때가 있지는 않나요? 자신을 근사하게 꾸며내고 싶은 마음, 있는 그대로의 초라함까지 모두 드러내고 싶은 마음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른들만 그런 것은 아닙니다. 또래 집단에서 쇠외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하고, 때로 친구들의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에 거짓말을 하기도 합니다. 소을이도 그랬습니다. 어딜 가든 시선을 끄는 존재, 완벽해 보이는 존재인 언니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시작한 거짓말이 어느새 습관이 되어 버렸다지요. 자신을 너무나 잘 알고 있는 그 아이가 전학 오기 전까지 말이죠.

 

<전학생 2 : 진실 혹은 거짓>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로 어린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화요 작가가 쓴 <전학생> 후속 작으로, 어쩌다보니 습관처럼 거짓말을 하게 된 소을, 소을에게 1순위가 되고 싶었던 나진, 누구보다 소을을 잘 알고 있는 전학생 태오, 그리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존재이지만 소을에겐 까칠한 언니 서영까지, 각자의 고민과 비밀을 품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이 서투른 아이들에게 진짜 내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따스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더 괜찮아 보이고 싶고 더 반짝여 보이고 싶은, 그리하여 노서영과 조금이라도 비슷해 보이고 싶은 마음이 태오 앞에서 자꾸 숨을 죽였다. 그건 아마도 홍태오가 정소을일 때 모습을 알기 때문이라고 소을은 생각했다. 어리석고 막무가내에 못난이였던 정솔. 그렇지만 솔직하고 잘 웃고 생각 없이 해맑았던 정솔. p.52

 

엄마와 둘만 살던 정소을에게 새아빠가 생기고 언니가 생기면서 노소을이 된 소을, 밝고 명랑한 성격이었지만 엄마와 자신에게 까칠하고 냉정한 언니 서영 앞에선 움츠러들고 상처를 받게 된 소을, 그럼에도 언니처럼 보이고 싶어서 시작한 거짓말은 어느새 습관이 되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소을의 학교생활에 폭풍을 몰고 올 전학생이 나타납니다. 소을은 누구보다 자신을 잘 알고 있는 태오의 등장으로 거짓말이 탄로 날까 애써 모른 척하지만, 누구보다 서로가 서로를 너무나 잘 알고 있었기에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그 거짓말의 대상이 나진 자신이 되는 건 도저히 참을 수가 없었다. 이미 소을의 안에서는 우선순위가 바뀌었는지도 모르는데, 아니 그렇게 된 것이 분명한데. 나진에게는 소을이 아직도 1순이라는 게 속이 뒤틀린 정도로 아팠다. p.99

 

소을에게 1순위인 친구가 되고 싶었던 나진, 전학생 태오가 나타나기 전에는 그랬었지만, 지금은 아닌 듯합니다. 그동안 소을이 거짓말을 자주 하는 건 알았지만, 친한 친구에게도 숨기고 싶은 비밀이 있을 것이라며 이해를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나진에겐 여전히 소을이 1순위인 친구인데, 그런 자신에게까지 거짓말을 하다니요. 속상했던 나진은 그동안 참아왔던 소을의 거짓말을 폭로해버리고, 그렇게 둘은 가까웠던 사이만큼 멀어집니다. 그런 와중에 태오의 비밀(태오는 굳이 비밀로 할 필요를 못 느꼈지만)도 폭로되는데, 태오는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며, 친구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태오는 말합니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할 줄 알았던 소을을 친구들이 정말 좋아했었다고 말이죠. 소을이 정소을이든 노소을이든 소을은 여전히 소을이라고 위로하는 태오. 그날부터 소을은 조금씩 용기를 냅니다.

 


가족끼리는 그냥 솔직하게 다 보여 주잖아. 언니는 몰랐겠지만 나 되게 끈질기고, 자존심도 별로 없고, 직진만 하는 애거든. 앞으로 언니한테도 그러려고. p.128

 

늘 언니에게 먼저 다가가려고 했던 소을, 그런 소을이 부담스러웠던 서영, 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표현하지 못한 채, 서로를 향한 오해만 쌓아갔던 소을과 서영, 가족이지만 가족이 아니었던 두 자매는 이제 정말 가족이 될 수 있을까요? 의도치 않은 거짓말로 멀어진 소을과 나진은 서로에게 솔직해지며, 누구보다 소중한 친구가 될 수 있을까요?

 

<전학생 2 : 진실 혹은 거짓>은 <내가 모르는 사이에>로 어린이 독자들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김화요 작가가 쓴 <전학생> 후속 작으로, 어쩌다보니 습관처럼 거짓말을 하게 된 소을, 소을에게 1순위가 되고 싶었던 나진, 누구보다 소을을 잘 알고 있는 전학생 태오, 그리고 누구나 부러워하는 존재이지만 소을에겐 까칠한 언니 서영까지, 각자의 고민과 비밀을 품고 살아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는 것이 서투른 아이들에게 진짜 내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따스한 응원의 메시지를 전합니다.

 

꿈오리 한줄평 : 진정한 관계의 시작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