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나의 유령
알렉상드르 뒤마 지음, 이선화.이선영 옮김 / 파람북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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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타냥과 삼총사들의 우정과 모험을 그린 역사 모험소설 <삼총사>, 억울하게 투옥된 에드몽 당테스가 탈출 후 막대한 부와 새로운 신분을 얻어 자신을 배신한 사람들에게 복수하는 <몬테크리스토 백작>은 지금까지도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알렉상드르 뒤마의 대표작입니다. 알렉상드르 뒤마는 19세기 프랑스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소설가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모험과 사랑, 복수와 음모를 흥미롭게 풀어낸 작품으로 유명합니다. 우정과 용기, 복수와 정의를 다루던 그의 작품 세계는 <천하나의 유령>에 이르러 초자연적 현상을 통해 인간의 죄와 기억, 죽음 이후에도 사라지지 않는 공포와 환상의 영역으로 확장됩니다.

 

<천하나의 유령>19세기 중반 프랑스 사회를 배경으로, 인간의 이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초자연적 현상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 환상소설입니다. '육체가 죽은 뒤에도 인간의 의식은 지속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가 또 다른 이야기를 불러내는 액자식 구조로 전개되는데요. 뒤마가 기이한 사건을 계기로 여러 인물들과 함께 모여 밤새도록 괴이한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가운데 일곱 편의 유령담과 괴담이 연쇄적으로 펼쳐집니다. 작품 속 유령은 인간이 저지른 폭력과 죄,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과 비극이 완전히 소멸하지 않고 기억과 환영의 형태로 되돌아오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이를 통해 초자연적 현상은 단순히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의문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의 폭력과 죄의 흔적, 그리고 인간의 기억에 대한 문제로까지 확장됩니다.

 

창백한 얼굴, 곤두선 머리카락, 눈구멍 밖으로 튀어나올 듯한 눈, 헝클어진 옷, 피로 물든 두 손. 남자는 내 존재를 알아채지도 못한 채 그대로 곁을 스쳐 지나갔다. 그의 시선은 고정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초점을 잃은 듯했다. 무척 가파른 경사면을 굴러 내려오는 몸뚱이처럼 그의 걸음은 제어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내닫고 있었지만, 쉰 듯한 거친 숨소리는 피로보다 공포가 훨씬 더 크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p.22

 

이야기는 뒤마가 퐁트네오로즈 마을 근처에서 사냥하던 중 접하게 된 참혹한 살인 사건에서 시작됩니다. 자신의 아내를 살해한 한 남자가 마을 시장을 찾아와 범행을 자백한 후 감옥에 가기를 원합니다. 그가 두려움에 떨며 살해 현장에 돌아가기를 거부한 이유는 끔찍했습니다. 자신이 아내의 목을 베어낸 순간, 바닥에 떨어진 머리가 눈을 뜨고 자신을 바라보며 말을 했다고 주장했기 때문입니다. 이 기이하고 잔혹한 참수 사건을 계기로 판사, 의사, 사제 등 여러 인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게 됩니다. '과연 신체와 분리된 머리에 의식이나 생명이 남아 있을 수 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이성적이고 과학적인 설명만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자신이 직접 겪었거나 전해들은 기이하고 서늘한 이야기들로 이어집니다.

 

<솔랑주><알베르>는 프랑스 대혁명과 공포정치의 시대를 배경으로 처형과 죽음 이후의 의식을 둘러싼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혁명의 혼란 속에서 알베르는 솔랑주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그녀의 비극적인 운명에 휘말리게 됩니다. 혁명의 광기가 거세지면서 솔랑주는 체포되어 처형되지만, 알베르는 그녀가 처형된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한편 알베르는 이전부터 처형 이후에도 의식이 얼마 동안 지속될 수 있는지를 밝히기 위한 실험을 해왔습니다. 그는 처형된 이들의 시신과 잘린 머리를 대상으로 죽음 이후의 반응을 관찰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묘지의 작은 예배당에서 실험을 이어가던 알베르는 자루 속에서 자신을 부르는 목소리를 듣습니다. 자루에서 꺼낸 것은 놀랍게도 솔랑주의 잘린 머리였습니다. 알베르가 그녀의 이름을 세 번 부르자, 솔랑주의 눈이 다시 열려 그를 바라보고 두 줄기의 눈물을 흘린 뒤 다시 감깁니다. 죽음으로 모든 것이 끝났다고 믿었던 순간, 죽은 자의 눈이 다시 열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는 이 기이한 장면은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가 과연 어디에 있는지를 묻습니다. 동시에 육체가 죽은 뒤에도 의식이나 감정이 남아 있을 수 있다는 섬뜩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뒤흔듭니다.

 

프랑스 혁명기 단두대에서 처형된 샤를로트 코르데의 머리에 의식이 남아 있었다는 기이한 이야기 <샤를로트 코르데의 따귀>, 죽은 범죄자가 고양이와 집행관, 해골 등의 모습으로 나타나 판사를 괴롭히는 <고양이 집행관 그리고 해골>, 프랑스 혁명 당시 생드니 왕실 묘지가 훼손되면서 벌어진 초자연적 사건을 다룬 <생드니의 무덤들>, 사형당한 도적 라르티파유와 그의 영혼에 얽힌 이야기를 통해 죽은 자의 영혼과 사후 세계를 보여주는 <라르티파유>, 영혼과 환생, 기억의 문제를 다룬 <머리카락 팔찌>, 그리고 카르파티아 산맥을 배경으로 두 형제와 헤드비주의 비극적인 사랑과 흡혈귀의 저주를 그린 <카르파티아 산맥>부터 <혼쿠 수도원>까지, 15장에 걸쳐 일곱 편의 이야기가 이어집니다. 여기서 마지막 네 장은 각각 독립된 이야기가 아니라 하나의 연속된 이야기로 이어지며, 각각의 괴담은 죽음과 영혼, 원한과 사랑이라는 서로 다른 소재를 통해 죽음 이후에도 인간의 기억과 욕망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는 공통된 주제를 보여줍니다.

 

<천하나의 유령>19세기 중반 프랑스 사회를 배경으로, 인간의 이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초자연적 현상과 죽음의 문제를 다룬 환상소설입니다. '육체가 죽은 뒤에도 인간의 의식은 지속될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는 이야기는 하나의 이야기가 또 다른 이야기를 불러내는 액자식 구조로 전개되는데요. 뒤마가 기이한 사건을 계기로 여러 인물들과 함께 모여 밤새도록 괴이한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가운데 일곱 편의 유령담과 괴담이 연쇄적으로 펼쳐집니다. 작품 속 유령은 인간이 저지른 폭력과 죄, 이루어지지 못한 사랑과 비극이 완전히 소멸하지 않고 기억과 환영의 형태로 되돌아오는 존재로 그려집니다. 이를 통해 초자연적 현상은 단순히 삶과 죽음의 경계에 대한 의문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과거의 폭력과 죄의 흔적, 그리고 인간의 기억에 대한 문제로까지 확장됩니다.

 

한줄평 : 삶과 죽음의 경계를 뒤흔드는 환상괴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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