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어디로 가니 - 식민지 교실에 울려퍼지던 풍금 소리 한국인 이야기
이어령 지음 / 파람북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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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이야기' 시리즈를 통해 만나게 된 이어령 박사, 그가 들려주는 한국인 이야기는 한국인의 정체성,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찾아보게 만드는데요. 젓가락을 사용하는 아시아 3국의 문화를 들여다보고, 그중에서도 독특한 한국만의 젓가락 문화를 통해 한국인의 문화유전자와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던 <너 누구니?>, 생명자본주의와 디지로그 그리고 인공지능이 합쳐져야 인간과 공존이 가능한 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할 수 있는 나라는 대한민국밖에 없다는 것을 들려주었던 <너 어떻게 살래>, 그렇다면 '한국인 이야기' 완결편이라고 하는 <너 어디로 가니>는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한국인 이야기' 네 번째 이야기인 <너 어디로 가니>는 지금까지도 제대로 된 사과조차 하지 않는 그들, 결코 잊을 수 없는, 절대 잊어선 안 될 일제 강점기 아픈 역사 이야기를 통해 대한민국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제시합니다.

 

매일같이 비상령이고 비상 경계령이었다. 폭격에 대비한다고 웬만한 문에는 모두 '비상구'(非常口)라고 표시돼 있었다. '대동아'란 말과 함께 한국인에게 늘 이 '아닐 비'()라는 한자가 따라다녔기에 우리는 일제에서 해방된 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비상구', '비상문'이란 글씨를 썼다. 영자로는 그냥 'EXIT'. 게다가 한자의 본고장인 중국에서는 '태평문'(太平門)이라고 부르는데 말이다. 같은 한자, 같은 문인데 한쪽은 비상이고 한쪽은 태평이다. p.22

"국경을 넘어 더 커다란 동아시아의 권역(圈域)을 만들려는 생각으로 전쟁을 일으킨 일본, 하지만 전쟁으로 인한 고통은 이웃나라들뿐 아니라 그들 또한 고통에 빠뜨리게 되는데요. 저자는 모든 문제들이 바로 '대동아공영권'(大東亞共榮圈)''에서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입춘대길'(立春大吉)처럼 한가운데가 대칭으로 나누는 글자는 길하다면서, 대동아공영 또한 좌우대칭으로 갈라지지만 마지막 글자인 권()은 그렇지 않다는 것인데요. 태평양 전쟁이 일어나기 직전에 만들어진 '대동아공영권'이란 말은 아시아의 번영이 아닌 전쟁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그랬기에 대동아공영권을 말하며 가장 많이 쓰인 한자는 '영화 영'()이 아니라 '아닐 비'()자였고, 걸핏하면 '비상시'(非常時)라는 말을 내세워, 비상시국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하면 '비국민'(非國民)이라는 딱지를 붙여 비상미 배급도 어렵게 만들었다고 합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인 '비상구'(非常口)에 이런 의미가 담겨 있었다는 것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요?

 

처음엔 서로 쉽게 빼앗고 쉽게 빼앗겼지만 시간이 갈수록 '딱지 전쟁'은 힘겨워졌다. 조센고를 쓰는 애들은 차차 줄어들고 일본말이 서툰 애들은 아예 입을 다물었다. 대일본 제국이 코흘리개 애들을 상대로 펼친 상호 감시와 당근, 채찍과 잔꾀는 들어맞는 듯했다. p.91

 

천황숭배사상을 주입시키려 조선어 교육을 금지시킨 일제는 '고쿠고조요' 운동을 실시했다고 합니다. 도장이 찍힌 딱지를 열 장씩 나눠준 후 '조센고'(한국말)을 쓰면 무조건 '후타'(딱지) 라고 말하고 표를 빼앗게 했습니다. 표를 많이 빼앗은 아이에겐 상을 주고 잃은 아이들에겐 변소 청소를 시키는 등 딱지 전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비명을 지를 때조차도 무조건 일본말을 해야 했기에, 일부러 그런 상황을 만들어서 표를 빼앗기도 했다고 합니다. 조선인 전체를 일본인으로 만들기 위해, 일본의 정책이 전해지기 위해선 의사소통이 원활하게 이루어져야 했기에, 징병 혹은 징용을 용이하게 하려고, 입영 후 교육을 쉽게 하기 위해 일본어를 강제로 배우게 했습니다. 하지만 저자는 "일본의 제국주의자들은 큰 착각을 했다.""식민지 교실에서 배운 것은 히노마루(일장기)가 아닌, 누구도 빼앗을 수 없는 '흙으로 된 국토''언어로 된 국어'의 두 ''() 자 안에서 살고 있다는, 살아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 깨닫게 된 것이다."라고 말합니다.

 

만약 틸틸과 미틸이 계속 집에만 있었다면 자기 집에 있는 새가 파랑새였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을까? 파랑새가 파랑새인 줄 알아보게 되는 안목, 지혜를 얻었던 것은 모험을 마치고 나서다. (중략) 행복은 먼 데 있는 게 아니라고 모험을 지레 포기하고 주저앉고 안주하면, 파랑새가 파랑새인 줄 모르거나, 진짜 파랑새가 아닌 걸 파랑새인 양 알고 살게 된다. p.227~228

 

코로나 펜데믹으로 인해 마스크를 쓰지 않는 평범한 일상의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달은 것처럼 틸틸과 미틸이 집에만 있었다면 자기 집에 있는 새가 "파랑새였다는 것"을 깨달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것, '파랑새'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행복은 가까운 곳에 있으니 굳이 집 밖으로 나갈 필요는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지요. 집을 떠나봐야 우리 집이 제일 편하다는 것을 아는 것처럼 파랑새를 찾아 집을 떠나지 않았다면 "파랑새가 파랑새인 줄 알아보게 되는 안목"을 얻을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입니다.

 

어릴 때 어머니가 들려주는 동화, 자기가 아이들에게 들려주려고 읽는 동화, 늙어서 자기 자신의 추억을 위해 다시 읽는 동화, 저자는 모든 삶의 이야기는 배우는 동화, 가르치는 동화, 생각하는 동화와 같은 세 가지 단계로 끝난다고 말하며, 일생 동안 세 번씩이나 듣고 읽을 만한 동화를 발견한 사람을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저자에게 그런 동화는 '파랑새'라고 말합니다. 전래 민요인 '새야 새야 파랑새야', 총독부 교과서에 실린 '아카이 도리 고토리' 그리고 마테를링크의 아동극 '파랑새'까지 세 파랑새는 어느 동화보다 강렬하게 남아있다고 하는데요. 나머지 두 '파랑새'에 대한 이야기는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항공기의 블랙박스는 그 말 때문에 검은색인 줄 아는 사람이 많지만 실제 색은 찾기 쉬운 오렌지색 아니면 붉은색이다. 지원병이라는 말도 그렇지 않은가. 말뜻만 따지면 자신의 의지대로 지원했다고 하지만 실상은 반대였다. 위안부도 창씨개명도 다 조선인이 스스로 선택한 거라고 둘러댄다. 귤도, 다지마모리도, 리진샤쿠도, 그 많은 친일파 이야기도 역사의 블랙박스 안에 갇혀 있다. 친일을 단죄하는 것 이상으로, 그 친일의 허구를 만들어낸 일본 역사의 블랙박스를 깰 수 있는 추리력이 중요하다. 그런데 만약 한국의 젊은이가 역사추리에 흥미가 없거나 역사의 이면을 외면한다면 누가 이 블랙박스를 부숴 해독할 수 있을 것인가. p.275

 

저자는 "역사는 블랙박스의 블랙박스다."라며 "일본의 역사가 특히 그렇다."라고 말합니다. 일본 인터넷에 올라와 있는 다지마모리의 역사 추리소설을 통해 조작극으로 가장 이득을 챙긴 이가 누구인지를 물어봅니다. "전쟁터에 한국 젊은이들을 끌어들여 누가 이득을 보았는지를 따져 보면 범인의 꼬리를 잡을 수 있다."고 말이지요. 한반도 침략을 정당화하고 천황을 위해 순사한 것을 강조한 조작된 역사를 가르쳤음에도 일제는 원하던 것을 얻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오히려 우리가 일본보다 훨씬 더 높은 문화를 가졌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붉은 일장기를 배운 아이들은 해를 그리라고 하면 동그라미에 빨간 칠을 한다는 것, 우리에게 익숙한 '국민'이라는 말 역시 일본인들이 근대에 들어와 만든 말이라는 것, 황국신민을 단련시키는 연성도장이었던 '국민학교', 그럼에도 1996년이 되어서야 '초등학교'로 바뀌었다는 것, 책가방으로 쓴 '란도셀'이 원래는 군인 배낭이었다는 것과 그것이 통학용 가방으로 사용된 것은 '안중근'에게 저격당한 이토 히로부미로부터 비롯되었다는 것, 란도셀은 책과 학용품을 넣어 옮기는 목적 외에는 아무것도 포용할 수 없는 물건이었다는 것, 그에 비해 무명천으로 만든 우리의 책보는 다양한 용도로 쓰일 수 있었고, 많은 것을 품을 수 있었다는 것...., 등등 '한국인 이야기' 꼬부랑 열두 고개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천하루 밤을 지새우면 아라비아의 밤과 그 많던 이야기는 끝나지만, '한국인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끝나지 않는 '한국인 이야기', 대한민국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을 제시하는 '한국인 이야기', 다음엔 또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요? 다음 이야기를 기다리며,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세상이 골백번 변해도 한국인에게 꼬부랑 고개, 아리랑 고개 같은 이야기의 피가 가슴속에 흐르는 이유입니다.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꼬부랑 할머니의 열두 고개는 끝이 없습니다. 밤마다 이불을 펴고 덮어주듯이 아이들의 잠자리에서 끝없이 되풀이될 것입니다. p.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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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축복이었습니다
현혜 박혜정 지음 / 굿웰스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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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이자 휠체어 타는 여행가, 13년차 공무원이자 에이블뉴스 칼럼니스트,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멘토, 불의의 사고로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하는 장애인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이 모든 일들을 해내고 있는 사람, 바로 <시련은 축복이었습니다>의 저자 박혜정님입니다. 그녀가 쓴 글을 읽다보면 ''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됩니다.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마음대로 자유롭게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음에도, 소심해서 걱정이 되서 용기가 없어서...등등의 이유를 대면서 망설이거나 포기하고 있는 꿈오리의 모습이 보입니다.

 

 


 

책을 펼치면 가족과 함께 한 여행, 혼자서 떠난 여행,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 겪을 수밖에 없는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한 순간 등을 담은 사진이 보입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장면이었는데요. 꿈오리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도전하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멋져보였습니다.

 

19941012, 8m, 180kg 간판 추락, 그것은 '내 운명을 뒤바꾼 사고'였다. p.31

 

그녀의 삶이 바뀐 바로 그날, 소풍을 이틀 앞두고 설레었던 그날 아침, 학교 가는 길에 8m 크기의 간판이 날아들었고, 그 사건으로 평생 휠체어를 타야하는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척추신경 손상으로 하반신 마비와 장기의 기능, 대소변 감각까지 잃게 되었는데요. 한 순간의 사고로 바뀐 삶,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긍정적인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없는 일보다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서 삶이 바뀌기 시작했다. p.34

 

내가 할 수 있은 일을 찾은 것, 그렇게 고졸 검정고시와 수능을 치르고 대학을 졸업한 후 취직을 하고, 대학원을 다니고 어학연수도 다녀왔으며 좋아하는 여행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혼 후에는 자연스레 가족과 함께 세계 곳곳을 여행하게 되었으며, 지금까지 24번의 해외여행으로 20개국을 여행했다고 하는데요. "여행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시련을 극복하는 힘까지 기를 수 있었고, 더 성장한 자신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휠체어를 타면서, 하반신 마비라서, 다칠까 봐 무서워서, 넘어질까 걱정이 되어서 못 했다면, 하늘을 나는 내 인생 최고의 경험을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넘어지면서, 넘어졌기 때문에 배우는 행복을 결코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해서 후회한 일보다 하지 않아서 후회한 일이 더 많다는 걸 분명히 알기 때문에, 나는 넘어지면서도 계속 행복을 배운다. p.208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 누구나 할 수 있음에도 누구나 하기는 쉽지 않은 것입니다. 넘어지는 것이 무서워,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놓는 것도 힘들어했던 꿈오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우선 키오스크 기계 자체가 서 있는 비장애인의 높이에만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현금 지급기보다도 훨씬 더 키가 큰 기계 앞에 서면, 휠체어를 타고는 또 다른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다. p.118

 

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을 알기에 넘어지면서고 계속 행복을 배운다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도 넘기 힘든 것이 있습니다.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이나 가파른 경사로, 셀프 주유소 등등 장애인에게는 버거운 것들이 많겠지만, 요즘엔 어디서나 흔하게 보는 키오스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식당, 무인서류발급기, 은행입출금기 등등 무인 시스템 앞에서는 그녀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지요. 문득 <선량한 차별주의자>에서 읽었던 "대중교통수단인 시외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 또한 특권"이라는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비장애인이 무인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을 두고 누구도 특권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장애인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 또한 비장애인이 누리는 특권일 수도 있으니까요. "더 행복해질 멋진 인생을 열렬히 응원한다'는 글을 써주신 박혜정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더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꿈오리 한줄평는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누군가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길, 용기를 내어 도전하는 힘을 드릴 수 있길, 또 선한 영향력으로 행복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프롤로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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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클래식 - 천재 음악가들의 아주 사적인 음악 세계
오수현 지음 / 블랙피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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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를 좋아하면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알고 싶어집니다.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경우라면 팬이 되는 것은 당연하고 어디에서 공연을 하든지 장소와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보러 가는 것은 물론 그 사람이 무얼 좋아하는지, 하루를 어떻게 보내는지 등등 그 사람의 모든 것이 알고 싶어지는 것이지요. 클래식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죠? 어느 나라 사람인지, 어린 시절은 어떻게 보냈는지, 가족 관계는 어땠는지, 음악적인 기질과 성향은 어떠했는지, 어떤 삶을 살아내었는지 알고 싶어질 것 같습니다.

 

<스토리 클래식>은 바로 그런 마음을 담아낸 책으로 "천재 음악가들의 아주 사적인 삶을 이야기해주는 책"입니다. 천재 음악가 16인의 "삶의 궤적을 아우를 수 있는 키워드를 뽑고, 이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들려주며, 이야기의 흐름과 궤를 같이하는 작품을 선택해서 들려주며, 마지막 페이지엔 대표작과 함께 감춰진 보석과 같은 작품을 소개"합니다. 그리고 수록된 QR코드를 통해 음악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천재 음악가들의 삶의 궤적을 아우르는 키워드, 그 키워드만 봐도 음악가들이 어떤 삶을 살아내었는지를 알 것 같은데요. 그중 가장 인상적으로 다가온 키워드는 루트비히 판 베토벤입니다. "35년간 무려 60번 넘게 이사 다닌 삶", 베토벤은 왜 이렇게나 많은 이사를 다녀야 했을까요? 그 이유를 알고 나면, 아무리 천재적인 음악가라고 하더라도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는 무척이나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악성 루트비히 판 베토벤은 깊은 밤이든 이른 아침이든 가리지 않고 피아노를 쳐대는 사나이였습니다. (중략) 평생 독신이었던 베토벤은 공동주택에서 방을 빌려 사는 하숙 생활을 했는데, 층간 소음으로 악명을 떨쳤습니다. p.59

 

6개월에 한 번꼴로 이사를 다녀야만 했는지 알 것 같죠? 그럼에도 소신 있게 자정이 넘는 시간에도 피아노를 연주했던 베토벤, 고집 세고 비타협적인 성격이었던 베토벤은 조용히 해달라는 집주인하고 싸우는 일도 다반사였다고 합니다. 2022년 대한민국 서울에 살았더라면 감히 상상도 못할 일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태어나면서 그런 사람이 있을까요? "강압적인 아버지 밑에서 억압된 어린 시절을 보내 베토벤의 마음속에는 아버지를 향한 반항심이 커져만 갔다"고 합니다. 거기에 더해 청력이 악화되면서 날카롭고 거친 기질은 더 심해져만 갔다고 하는데요. 그때나 지금이나 어릴 적 가정환경이 한 사람의 생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를 알 것 같습니다. 게다가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절망적이었을지는 감히 상상도 못할 것 같습니다.

 

 


저 소년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해둬. 훗날 세상이 저 친구에 대해 이야기하게 될 거야. p.67

 

모짜르트의 문하생이 되고 싶었던 베토벤, 모짜르트 앞에서 자신이 쓴 피아노곡을 연주했는데요. 연주가 끝나자마자 모짜르트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정말 모짜르트가 말한 것처럼 베토벤은 지금 현재까지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음악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모짜르트와의 인연은 고작 2주에 그쳤다고 하는데요. 베토벤은 왜 그토록 가르침을 받고 싶었던 모짜르트와 2주의 시간밖에 보낼 수 없었을까요?

 

 

 

"지휘하다가 결혼식 올리고 돌아온 워커홀릭"이라는 키워드로 소개된 구스타프 밀러, 그는 연습 때는 단 1분도 자리를 비우는 법이 없는 엄격한 지휘자였다고 하는데요. 연습 도중 1시간만 자리를 비우겠다고 말한 후, 정확히 1시간 뒤에 돌아와서 "결혼식을 올리고 왔다네."라는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가 얼마나 일에 빠져 살았는지를 알 것 같습니다.

 

폭군이자 독재자였던 아버지, 죽음에 대한 공포, 형제들의 죽음에 대한 죄책감, 어머니를 괴롭힌 아버지에 대한 적개심, 불쌍한 어머니를 향한 연민, 그리고 빈 최고의 미모라고 칭송받던 알마와의 결혼 생활, 스스로 삼중의 이방인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을 만큼 이방인으로 살아야만 했던 그의 삶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기 바랍니다. 하이든, 모차르트, 슈베르트, 멘델스존, 쇼팽, 슈만, 리스트, 바그너, 브람스, 차이콥스키, 푸치니, 드뷔시, 에릭 사티, 그리고 밴 클라이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임윤찬의 연주로 더 깊은 관심을 가지게 된 라흐마니노프의 이야기까지, 어디에서도 듣기 힘든 천재 음악가들의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 : 클래식을 잘 몰라도 괜찮은, 클래식 덕후라면 더할나위없는 클래식 이야기, 천재 음악가들의 삶을 통해 클래식에 빠져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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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 공부 - 느끼고 깨닫고 경험하며 얻어낸 진한 삶의 가치들
양순자 지음, 박용인 그림 / 가디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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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나이가 든다고 다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어른이 되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어른으로 살아가는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어른이 되면 그만큼 마음도 넓어지고 성숙해질 줄 알았는데, 속 좁은 어른으로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어른이 된다는 것은 사전에 나오는 것처럼 자기 일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삶이란 생이 다할 때까지 배우고 성장해가는 과정임을 아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단지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어른이 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으니까요.

 

<어른 공부>"남을 돕는 일에는 계산하지 말고, 누군가 넘어지면 빨리 일으켜줘야 한다는 신조로 누군가 SOS를 치면 언제든 달려가던 열혈 상담가"였던 저자가 "죽음의 경계선에서 돌아본 삶의 가치와 자세에 대해 쓴 이야기""진짜 어른으로 행복하게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이 책은 30여 년 동안 서울구치소에서 사형수를 상담했던 저자가 어른 공부이자 인생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내었습니다. 꿈오리도 <어른 공부>를 읽으면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생에도 계급장이 있어. 죽을 나이가 다 된 어른인데도 홍천터미널에서 헤매고 있는 이등병 같은 사람이 있다는 말이야. P.7

 

저자는 군부대 강의하러 가던 도중에 우연히 본 이등병의 모습이 오래도록 눈에 어른거렸다고 하는데요. 뭔가 챙겨야 할 것을 놓치고 헤매는 이등병의 모습에서 "인생에도 계급장이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이등병이 상병, 병장으로 진급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나이가 들면 어른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에 어울리게 처신을 해야 한다는 것을 말합니다.

 

'아니, 왜 하필 나한테?'라고 반문하지 않았어. 그동안 그래도 좋은 일도 많이 하고 착하게 살아왔는데,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억울해하지도 않았어. 사실 좋은 일을 했으면 또 얼마나 했겠어.

(중략)

죽었다고 생각하고 한 번 살아봐. 그러면 용서 못 할 일도 없고, 싸울 일도 없고, 속상해할 일도 없어. 하루가 덤으로 오는 보너스 같아. 그래서 매일 고맙지, 물건 살 때 하나 더 주면 기분 좋아지는 것처럼. p.17~18

 

20년 동안 매년 연말마다 유서를 쓰면서 삶을 정리했다는 저자, 그래서 용서할 일도 용서받을 일도 없는 듯했다는 저자, 그렇다고 하더라도 암 선고를 이렇게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죽었다고 생각하고 살면, 오늘 하루가 덤으로 오는 보너스 같다"고 말하는 저자, '범사에 감사하며 살자'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그게 쉽지 않은 꿈오리는 언제쯤 이런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게 될까요?

 

<탈무드>에 나오는 격언에 '가장 큰 매는 침묵'이라고 했어. 때리고 싶을 때 안아줄 마음이 일어나지 않으면 그냥 침묵해봐. 침묵은 각자의 생각을 담아두는 거야. 아이는 침묵 속에서 스스로 반성하고. 부모와 선생은 자신의 분노를 침묵 속에서 조절하고. 사랑의 매는 이 세상에 없어. 절대로. p.128

 

엄마도 아빠도 사람이니까 화를 낼 수도 있고 한 대 때릴 수 있지, 오죽하면 그랬겠어? 다 그만한 이유가 있었겠지..., 혹시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때린 후에 스스로에게 이런 핑계거리를 만들어 준 적은 없나요? 저자는 47살이 된 큰딸이 초등학교 때 엄마에게 맞았다는 얘기를 하는 것을 듣고는 자신이 설마 그랬겠느냐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때린 엄마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일임에도 맞은 아이는 동생하고 둘이 멍이 들도록 맞았다며, 그때의 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40년 전에 맞은 상처를 내보이는 딸의 모습에 저자는 "핵폭탄을 맞은 기분"이었다고 합니다. 꿈오리도 그런 적이 있었답니다. 엄마는 까맣게 잊고 있는데, 아이들은 기억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다시는 등짝 한 대라도 때리면 안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은 괜찮다고 했지만, 엄마인 꿈오리는 너무 마음이 아팠답니다.

 

그래서 다들 영원히 살 것처럼 무사태평이야. 사형수들은 안 그래. 그들은 매순간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죽음을 의식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어, 이게 감옥 안의 사형수와 감옥 밖의 사형수가 다른 점이야.

(중략)

나는 언제든 죽을 수 있다. 그러니 내 사전에 내일은 없다. 바로 지금이 언제나 전부다. p.209

 

우리 집 두형제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부터 지금까지 변함없이 지켜지고 있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아침에 학교 갈 때는 무슨 일이 있었더라도 늘 웃는 얼굴로 인사를 하자는 것입니다. 하루의 시작을 웃는 얼굴로 시작하자는 의미도 있지만, 삶이 늘 예측한대로 살아지는 것은 아니기에 매 순간 순간의 모습이 행복한 모습으로 남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지금이 언제나 전부"라고 생각하면, 함께 하는 매 순간 순간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지니까요. 저자의 말처럼 "아직 살아 있는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바로 지금 행복해야 한다는 것", 절대 잊지 말자구요!! 오늘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아이들 학교 내신성적은 무서운 줄 알면서 내 인생의 내신성적은 얼마나 관리를 잘하고 있어? 아이들의 내신성적은 대학만 들어가면 끝나. 그러나 내 인생의 내신성적은 수억만 겁을 따라 다닌다는 것을 명심했으면 해.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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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보, 백성을 깨우다 오늘의 청소년 문학 36
안오일 지음 / 다른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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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손에 쏙 들어가는 스마트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뉴스를 보고 들을 수 있는 시대입니다.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에는 신문이나 텔레비전 등의 매체를 통해 뉴스를 보거나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것마저 존재하지 않았던 시대엔 무엇으로 소식을 전할 수 있었을까요? 조선시대엔 '조보'를 통해 왕실과 조정의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승정원에서 그날 전할 소식을 선별해 내놓으면 '기별 서리'들이 이를 손으로 적어 옮겼는데, 이 필사본이 바로 '조보'.

(중략)

조선 선조 때, 기별 서리의 필사로만 유통되던 조보를 활자로 인쇄해서 판매했다는 기록이 <선조수정실록>에 남아 있다. (중략) 민간 인쇄 조보는 백여 일만에 폐간되었지만 세계 최초의 활자 일간 신문으로 알려진 독일의 <아이코멘데 자이퉁>보다 73년이나 앞선 1577년에 발행되었다. '알아두기' ~

 

"조보란, 조선 시대 조정에서 배포한 일종의 신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세계 최초의 활자 신문으로 알려진 것보다 무려 73년이나 앞서 발행되었다고 하니, 만약 조보가 계속 발행되었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운 마음도 듭니다. <조보, 백성을 깨우다>는 바로 '민간 인쇄 조보'를 다룬 역사소설입니다. 그 당시 백성들의 눈과 귀가 되어주었을 조보, 요즘 우리가 접하는 다양한 매체와 결은 다를지라도 언론으로서 어떤 역할을 담당했을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조보'는 권력의 힘이 아닌 진정으로 백성들의 눈과 귀가 되어줄 수 있었을까요?

 

저 쌀알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는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한다. 흙의 수고로움이 있어야 하고, 농부의 수고로움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비바람을 견뎌 내는 인내의 시간이 필요하지. 이 모든 과정을 무시하고 쉽게 얻는 건 싸라기만도 못한 것이다. p.9~10

 

이야기는 화자인 '' 결이 관아 아전으로 일하다 그만 둔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나라의 녹을 먹는 기별 서리의 아내가 부업을 하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의 일을 빼앗는 것과 같다는 할아버지, 그래서 결의 집은 부를 쌓는 것과는 거리가 멀었기에 일을 해야 함에도 할아버지는 아전 일을 그만두었습니다. 청렴하고 강직했던 할아버지가 더 이상 사또의 비리를 지켜볼 순 없었기 때문입니다.

 

 

글에는 힘이 있다.

사람을 죽이는 힘이 될 수도 있고, 살리는 힘이 될 수도 있지. p.18

 

결이는 친구네 집에 일어난 말도 안 되는 일을 통해 "글에는 힘이 있지만, 잘못 쓰이면 더 억울한 일을 당하게 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됩니다. SNS 소통이 활발한 요즘에는 말할 것도 없겠죠? 지나친 관심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악플이나 거짓 소문으로 삶을 송두리째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또한 결이 친구네 집에 일어난 일처럼 단 한 줄의 글로 억울한 일을 당하기도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 누구보다 청렴결백한 삶을 살아온 결이 아버지가 거짓으로 필사를 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자신들의 악행이 드러나거나 불리한 내용의 기사가 세상에 퍼지지 못하게 통제하고, 나아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바꿔 필사하게 하는 등 진실한 정보에 대한 탄압을 저지르기도 한다.

p.29

 

"글은 백성의 눈이 되어야 한다."는 결이 아버지, 조보를 통한 비판의 목소리가 있어야 비리를 마음 놓고 저지르는 사람들이 없게 된다던 결이 아버지, 글의 본뜻이 제대로 옮겨질 수 있도록 필사를 해야만 한다고 말하던 결이 아버지, 글은 백성들의 눈과 귀가 되어야 하니 거짓으로 쓰면 안 된다고 하던 결이 아버지는 어떤 연유로 거짓 필사를 할 지경에 이른 것일까요? 그럼에도 포도청으로 끌려가 옥게 갇히고 마는데요. 결이 아버지를 옥에 가둔 사람은 누구일까요? 어떤 명목으로 옥에 갇히게 된 것일까요?

 

아버지는 누구를 위해 일하나요? 임금을 위해 일하나요? 아니면 권세가들을 위해 일하나요? 나라의 녹을 먹는 관리는 백성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아버지가 말씀하셨잖아요. p.104

 

그때도 지금도 백성들의 눈과 귀가 되어주어야 할 언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해 준 <조보, 세상을 깨우다>, 그래서 결이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시사 하는 바가 무척이나 큽니다. 언제 어디서나 작은 스마트폰 하나로 전 세계의 뉴스를 볼 수 있는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말이지요.

 

글은 진실해야 하니 권력에 휘둘려서는 안 되고, 권력을 감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중략)

아무리 짙은 어둠이라도 아주 희미한 빛 하나라도 나타나면 물러나게 돼 있느니라.

p.127~130

 

"짙은 어둠처럼 막막한 일도 아주 작은 희망만 보인다면 헤쳐 나갈 수 있다"던 할아버지의 말을 떠올린 결이, 결이는 속보를 만들어 진실을 알리려다가 옥에 갇힌 아버지를 구하려는 계획을 세우는데요. 결이는 아버지를 구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권력을 감시할 수 있으며, 백성들의 눈과 귀가 되는 조보를 다시 발행할 수 있을까요? 오늘 꿈오리 한줄평은 '작가의 말'에 나오는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꿈오리가 하고픈 말이기도 하니까요.

 

 

 

내 가족과 이웃이 살아갈 좋은 세상을 위해 용기 있게 한 걸음 더 내딛는 모습, 달라질 게 없을 거라는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되돌리는 강단 있는 주인공 결의 앞날을 함께 응원해 주면 좋겠다. 진실을 향한 노력은 기필코 빛이 되어 세상을 밝히리라.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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