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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련은 축복이었습니다
현혜 박혜정 지음 / 굿웰스북스 / 2022년 7월
평점 :

작가이자 휠체어 타는 여행가, 13년차 공무원이자 에이블뉴스 칼럼니스트, 두 아이의 엄마이자 아내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멘토, 불의의 사고로 평생 휠체어를 타야 하는 장애인이 되었지만, 그럼에도 이 모든 일들을 해내고 있는 사람, 바로 <시련은 축복이었습니다>의 저자 박혜정님입니다. 그녀가 쓴 글을 읽다보면 '나'는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돌아보게 됩니다. 마음만 먹으면 어디든 마음대로 자유롭게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음에도, 소심해서 걱정이 되서 용기가 없어서...등등의 이유를 대면서 망설이거나 포기하고 있는 꿈오리의 모습이 보입니다.

책을 펼치면 가족과 함께 한 여행, 혼자서 떠난 여행,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이 겪을 수밖에 없는 일상생활에서의 불편한 순간 등을 담은 사진이 보입니다. 무엇보다 놀라웠던 건 스카이다이빙을 하는 장면이었는데요. 꿈오리는 상상도 못할 일이지만, 도전하는 그녀의 모습은 너무나 멋져보였습니다.
1994년 10월 12일, 8m, 180kg 간판 추락, 그것은 '내 운명을 뒤바꾼 사고'였다. p.31
그녀의 삶이 바뀐 바로 그날, 소풍을 이틀 앞두고 설레었던 그날 아침, 학교 가는 길에 8m 크기의 간판이 날아들었고, 그 사건으로 평생 휠체어를 타야하는 장애인이 되었습니다. 척추신경 손상으로 하반신 마비와 장기의 기능, 대소변 감각까지 잃게 되었는데요. 한 순간의 사고로 바뀐 삶, 그럼에도 그녀는 자신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요?
긍정적인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없는 일보다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면서 삶이 바뀌기 시작했다. p.34
내가 할 수 있은 일을 찾은 것, 그렇게 고졸 검정고시와 수능을 치르고 대학을 졸업한 후 취직을 하고, 대학원을 다니고 어학연수도 다녀왔으며 좋아하는 여행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결혼 후에는 자연스레 가족과 함께 세계 곳곳을 여행하게 되었으며, 지금까지 24번의 해외여행으로 20개국을 여행했다고 하는데요. "여행을 통해 자신감을 회복하고 시련을 극복하는 힘까지 기를 수 있었고, 더 성장한 자신을 볼 수 있었다"고 합니다.
휠체어를 타면서, 하반신 마비라서, 다칠까 봐 무서워서, 넘어질까 걱정이 되어서 못 했다면, 하늘을 나는 내 인생 최고의 경험을 절대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넘어지면서, 넘어졌기 때문에 배우는 행복을 결코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그리고 해서 후회한 일보다 하지 않아서 후회한 일이 더 많다는 걸 분명히 알기 때문에, 나는 넘어지면서도 계속 행복을 배운다. p.208
"살아 있음에 감사하며 내가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 누구나 할 수 있음에도 누구나 하기는 쉽지 않은 것입니다. 넘어지는 것이 무서워, 실패하는 것이 두려워...,늘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 놓는 것도 힘들어했던 꿈오리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듭니다.
우선 키오스크 기계 자체가 서 있는 비장애인의 높이에만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현금 지급기보다도 훨씬 더 키가 큰 기계 앞에 서면, 휠체어를 타고는 또 다른 벽에 부딪히는 느낌이다. p.118
해서 후회하는 것보다 하지 않아서 후회하는 일이 더 많다는 것을 알기에 넘어지면서고 계속 행복을 배운다는 그녀, 그런 그녀에게도 넘기 힘든 것이 있습니다. 울퉁불퉁한 보도블록이나 가파른 경사로, 셀프 주유소 등등 장애인에게는 버거운 것들이 많겠지만, 요즘엔 어디서나 흔하게 보는 키오스크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식당, 무인서류발급기, 은행입출금기 등등 무인 시스템 앞에서는 그녀도 어쩌지 못하는 것이지요. 문득 <선량한 차별주의자>에서 읽었던 "대중교통수단인 시외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 또한 특권"이라는 문장이 떠올랐습니다. 비장애인이 무인 시스템을 이용하는 것을 두고 누구도 특권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장애인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 또한 비장애인이 누리는 특권일 수도 있으니까요. "더 행복해질 멋진 인생을 열렬히 응원한다'는 글을 써주신 박혜정님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더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꿈오리 한줄평는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누군가에게 위로와 희망이 되길, 용기를 내어 도전하는 힘을 드릴 수 있길, 또 선한 영향력으로 행복한 메시지를 전할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프롤로그'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