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 (양장) - 내 삶의 철학이 되는 지혜의 모든 것
아르투어 쇼펜하우어 지음, 김문성 옮김 / 스타북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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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펜하우어의 말이 지금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이유는 현대인들이 풍요 속의 빈곤, 군중 속의 고독을 겪으면서 과시적 삶에 지쳐 있기 때문이다. 천 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는데 만 번이 흔들려도 중심을 잡기가 힘든 게 현실이다. 이런 우리에게 쇼펜하우어는 "남을 신경 쓰지 말고, 호감 가는 사람이나 좋은 사람이 되기를 포기하라"고 말한다. p.6

 

"우리 주변 어디에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편의점에서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필요한 모든 것을 구할 수 있다.(p.9)"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 이 책은 부제 그대로 "내 삶의 철학이 되는 지혜의 모든 것"을 담은 책입니다. "내게 질풍 같은 용기와 지혜가 파도처럼 밀려오기를!"이라는 문장이 유독 더 깊이 다가온 것은 아마도 여전히 소심하고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한 탓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책은 1'나 자신을 위하여', 2'처세에 관하여', 3'인생에 대하여'까지 36장으로 구성된 철학책이자 인문학 자기계발서라고 할 수 있는데요. "세계적인 지식인으로 꼽히는 다윈, 톨스토이, 니체, 프로이트, 아인슈타인, , 헤세, 카프카" 같은 인물들이 "나에게 용기와 영감을 준 인물은 쇼펜하우어였다."라며 극찬했다고 하니, 그가 얼마나 존경을 받는 인물이었는지를 알 것 같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의 관심 일부는 현재에, 그리고 나머지 일부는 미래에 쏟는 비율이 올바르게 유지되어, 한쪽을 위해 다른 쪽을 희생시키지 않는 일이다. p.23~24

 

"미래를 내다보고, 행복은 앞날에만 있는 것으로 생각하여 현재를 돌보지도 않고 즐기지도 않는 사람", 이 말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장년기나 노년기를 보내고 있는 분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앞만 보고 달려온 삶은 과연 행복할까요? 자신의 미래보다는 자식의 미래를 위해 평생을 다바쳤을 그분들에게 남은 것은 무엇일까요?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미래는 우리가 예상한 것과 다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쉽다는 것", 그러니 "과거에 대한 후회나 미래에 대한 걱정으로 평안한 현재를 우울하게" 만들지 않기를, "하루를 일생으로 간주하여 그 유일한 현실인 시간을 되도록 즐겁게 보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어떤 하나의 특징을 내세워 그것을 자랑삼는 것은, 그가 그 특징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중략) 어떤 특징이나 능력을 완전히 소유하고 있는 사람은 그것을 내세우거나, 나아가서는 자랑하고 싶은 생각은 없거나 자랑할 필요가 없으므로 그 특징에 대하여 담담한 심정으로 있을 수 있다. p.180~181

 

수레에 짐이 많으면 움직일 때 소리가 크게 나지 않지만, 짐이 없으면 요란한 소리가 난다는 '빈 수레가 더 요란하다'는 속담이 있습니다. 속에 든 것이 없는 사람일수록 허세를 부려 말이 많고 시끄럽다는 것이지요. 속이 꽉 찬 사람은 자랑하거나 허세를 부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굳이 드러내지 않아도 빛이 나니까요.

 

예전에 했던 드라마 <품위 있는 그녀>에서 이런 나레이션이 나온 적이 있습니다. "엣지 있는 인생의 시작에서 끝은 너무나 많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그들이 차는 시계 하나를 사려면, 하루 두 끼 편의점 삼각 김밥만 바나나 우유 없이 먹으며 1년을 하루 12시간 근로, 돈을 모은 후에... 300만 원을 더 대출해야만 살 수가 있다. 저 백을 사려면 난, 내가 살고 있는 방 보증금을 빼고 1년을 고통스러운 근로 속에서 하루 한 끼, 바나나 우유만 먹어야만 한다.", 보증금을 빼고 대출금을 받아야만 살 수 있는 명품을 산다고 그 사람이 명품이 되는 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것이 아님에도 명품에 집착하는 건 왜일까요? 아마도 그건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용기, 학식, 정신, 재산, 고귀한 신분..." 등등에 대한 "과시욕으로 자기가 아닌 것을 이용하여 자기를 더 과장해서 돋보이려는 것"은 아닐까요?

 

"도덕적이고 추상적이고 고상한 말보다 지금 이 순간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지혜를 주는(p.5)" <쇼펜하우어 인생 편의점>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는 직접 책을 통해 만나길 바랍니다. 꿈오리 한줄평은 소펜하우어 10대 어록 중 하나로 대신합니다.

 

당신의 행동이 당신의 가치를 결정한다. p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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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인 듯 눈물인 듯
김춘수 지음, 최용대 그림 / 포르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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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시를 꼽으라면 절대 빠지지 않을 시 중 하나가 바로 <>이 아닐까 합니다. 학창 시절 누구나 한번은 보고 들었을 시이자 시험공부를 위해 시 전문을 외우고 그에 담긴 의미까지 열심히 외우고 또 외웠던 시이기도 합니다. <꽃인 듯 눈물인 듯> 속 시들을 낭송하며 새삼 시인의 시를 잘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나 <샤갈의 마을에 내리는 눈> 외에는 말이죠.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은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꽃인 듯 눈물인 듯' ~

 

<꽃인 듯 눈물인 듯>2005년 처음 선보인 김춘수 시인의 시화집을 재출간한 책으로 김춘수 시인 20주기 추모 시화집입니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는 <>을 포함한 대표작과 다수의 미발표작을 포함한 시 53편이 수록되어 있는데요. 문학평론가 강경희님이 책에 쓰신 그대로 "개념의 문자와 형상 이미지의 조합은 시가 그림이 되고, 그림이 시로 변하는 절묘한 예술적 긴장과 미학을 완성했다.(p.136)"고 할 수 있습니다. 시를 좋아하지만 어쩌면 문외한에 가까운 꿈오리이기에 두 거장이 시에 담은 의미를 제대로 이해할리 만무하지만, 그럼에도 나름의 의미를 부여하고픈 시들이 있습니다. 시인이 생각한 바와 다를지라도, 아내를 기다리는 화가 이중섭의 모습을 담은 <내가 만난 이중섭>5월 어느 날 아침 골목길에서 만난 노부부의 모습을 그린 <노부부><>이 그랬던 것처럼 오래도록 마음에 남아 있을 듯합니다.

 


 

내가 만난 이중섭

 

광복동에서 만난 이중섭은

머리에 바다를 이고 있었다.

동경에서 아내가 온다고

바다보다도 진한 빛깔 속으로

사라지고 있었다.

눈을 씻고 보아도

길 위에

발자욱이 보이지 않았다.

한참 뒤에 나는 또

남포동 어느 찻집에서

이중섭을 보았다.

바다가 잘 보이는 창가에 앉아

진한 어둠이 깔린 바다를

그는 한 뼘 한 뼘 지우고 있었다.

동경에서 아내는 오지 않는다고,

'꽃인 듯 눈물인 듯' ~

 

일본인 야마모토 마사코와 결혼한 이중섭은 첫 아이를 디프테리아로 잃고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하며, 생활고로 힘들어하던 아내가 두 아들과 함께 일본으로 간 이후 단 5(1953)의 만남을 끝으로 더 이상 만날 일은 없었다고 하는데요. 온종일 바다를 보며 아내를 기다리던 이중섭의 모습이 더 애처롭게 느껴지는 것은 그런 연유인 듯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만날 수 없음에 온 마음으로 흘린 눈물이 푸른 바다 속으로 스며들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노부부

 

서울 변두리 아파트 단지 후미진 길목에 놓인 장의자의 한쪽 귀퉁이에 할아버지 한 분이 앉아 있다. 비스듬이 몸을 뒤로 젖히고 눈을 감고 있다. 여남은 발 앞의 맞은편에도 장의자가 하나 놓이고, 그 한쪽 귀퉁이에는 할머니 한 분이 앉아 있다. 할머니는 앉아서도 긴 지팡이에 몸을 의지하고, 조금씩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지는 할아버지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아카시아꽃이 만발한 5월 어느 날 아침,

'꽃인 듯 눈물인 듯' ~

 

지금도 골목 어디에선가 마주칠 것만 같은 노부부의 모습, 화창한 5월 어느 날의 아침에 만난 노부부의 모습에선 살아온 세월만큼의 비움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저물어가는 삶의 그 어디쯤에서, 함께 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그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만 같습니다. 지금껏 평행선을 달려왔을지라도, 함께 한 세월만큼 아름다운 추억을 공유할 수 있는, 그런 삶이 녹아 있을 것만 같습니다. 화창한 5월의 햇살 사이로..., 꿈오리 한줄평은 책속 문장으로 대신합니다.

그림을 그리듯 시를 쓰는 시인과 시를 쓰듯 그림을 그리는 화가의 만남이 깃든 이 책이 독자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길 바란다.

'꽃인 듯 눈물인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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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안의 안 푸른도서관 86
이근정 지음 / 푸른책들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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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기를 떠올리면 저는 겨울이 생각나더라고요. 웃는 얼굴은 푸릇한데, 한 뼘 자란 키도 멋지고 교복도 예쁜데, 이상하지요.

왜 그럴까 고민하다 생각했어요. , 겨울이 눈을 품고 있는 계절이라서 그런가 보다. 이듬해 봄에 피어날 꽃의 눈을 품고 있어서, 하얀 눈을 품고 있어서, 그래서 그런가 보다.

'시인의 말' ~

 

자신이 무얼 좋아하는지, 무얼 잘하는지, 뭐가 되고 싶은지조차 모르겠다는 아이들, 꿈이 너무 많아 고민이라던 아이들이 언젠가부터 꿈이 뭔지조차 모르겠다고 말합니다. 왜 그럴까요?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현실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요? 어쩌면 어른들이 아이들이 꿈을 꿀 시간조차 허락하지 않기 때문은 아닐까요? 어쩌면 부모들이 자신이 바라는 꿈을 아이들에게 강요하기 때문은 아닐까요? <진로 상담>속 아이들은 묻습니다. 엄마, 아빠는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 장짜리 진로 조사로 꿈이 없는 아이라고 단정 짓는 건 아닌지, 공부라는 세계 속에 갇혀 몇 걸음 밖의 세상조차 볼 수 없다는 것을 아는지를 말이지요.

 


진로 상담

 

요즘 아이들은 꿈이

없어서 걱정이라고들

그러더라, 어른들이

 

엄마, 그렇게 생각해요?

 

3월마다 피어나는 한 장짜리 진로 조사

밟아도 물을 주지 않아도

어느새 거기 있는 잡초처럼

내게도 무언가 자랄 텐데

 

아빠, 내 꿈은 뭐예요?

 

나는 엘리베이터예요

버튼이 눌리면

밤을 새워서라도 공부해요, 오르내려요

여기로부터 딱 두 걸음 밖의

세상에는 무엇이 있나요

'내 안의 안' ~

 

<내 안의 안>1'참을 수 없이 간질간질', 2'두 걸음 밖의 세상', 3'여기가, 안전거리', 4'다만 따뜻한'까지 4부로 구성되어 있으며, 모두 60편의 시가 담겨 있는데요.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시기인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들의 마음을 세심하게 담아낸 시집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고 따스한 응원을 보냅니다.

 


내 안의 안

 

언젠가부터 내 안에

뾰족한 침엽수 숲이 생겨났어

(중략)

 

침엽수는 품을 내주지 않아

자라날 뿐이야 더 길게, 높이

벌목할 필요 없는 땅에는

아무도 오지 않아

나는 그 땅에 깊숙한

마음의 마음을, 숨겨 놓았어

 

이제는 숨바꼭질이야. 너와 나의

나조차도 찾지 못하는

나의 진심

찾아낸다면,

그래 주기만 한다면

 

모두 네게 줄게

'내 안의 안' ~

 

뾰족한 침엽수 숲, 아주 깊고 깊은 곳에 마음의 마음을 숨겨 놓았다고 말하는 <내 안의 안>, "나조차도 찾지 못하는 나의 진심"을 찾아주기를 바라는 것이 바로 우리 아이들의 마음이 아닌가 합니다. 누군가 다가오는 것조차 거부하듯 날을 세웠지만, 사실은 그 누구보다 여린 마음을 감추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사실은 상처 입는 것이 두려워 날을 세웠다는 것을, 사실은 속으로 울고 있었다는 것을, 누군가는 알아주기를 바라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들에겐 공감을, 그 시기를 지난 어른들이라면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더 헤아리게 될 듯한 <내 안의 안>, 꿈오리 한줄평은 '시인의 말'로 대신합니다.

눈이 오는 날이면 유독 세상이 정지된 것만 같은 느낌, 기억하나요? 여유를 가지라고 시간을 멈추는 눈이 되었는지도 몰라요. 지금은 그저 오고 있는 눈을 품 활짝 벌려 안아 주고, 또 받아 주는 것만 기억해요. 눈의 무게는 솜사탕 같이 가볍고 앗 하는 순간 지나가 버리는 짧은 행복이기도 해요. '내 안의 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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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루카메 조산원
오가와 이토 지음, 권남희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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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남편, 오로지 남편만을 의지하며 살아온 아내, 그녀는 남편과의 추억이 있던 하트 모양 섬을 찾아갑니다. 혹시라도 그곳에 남편이 있을지도 모를 일이니까요. 그녀는 남편을 찾을 수 있을까요? <츠루카메 조산원><츠바키 문구점>으로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오가와 이토 작가의 작품으로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서로의 아픔을 이해하고 치유하며 성장해가는 이야기입니다.

 


오가와 이토 작가는 이 책을 통해 처음 만나게 되었는데요. 사실 <츠바키 문구점>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어쩌다보니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습니다. 엄청난 베스트셀러였다는 <달팽이 식당>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츠루카메 조산원>처럼 평범한 사람들의 따스한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한 달 전, 오노데라는 마치 바람과 함께 사라지듯이 자취를 감추었다. 모든 짐을 그대로 둔 채였다. (중략) 심지어 오노데라는 휴대전화마저 집에 두고 가서 그에게 연락할 수단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p.7

 

어느 날 갑자기 그 어떤 것도 남기지 않고 사라진 남편, 어쩌면 돌아올 거라 믿으며 기다리던 아내 마리아는 목적지 없이 집을 나서는데요. 그렇게 찾아간 곳이 남편과 결혼 전에 갔었던 섬입니다. 그저 하트 모양의 섬이라는 단서만 가지고 찾게 된 섬, 그곳에서 남편을 찾을 순 없었지만, 그녀의 삶을 변화시켜 줄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요. 그녀에게 따스한 손길을 내밀어 준 이가 바로 '츠루카메 조산원' 원장 카메코입니다. 마리아는 카메코 원장으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그건 바로 자신도 미처 몰랐던 임신, 그토록 원하던 임신이었건만, 하필 지금이라니...,

 


단 며칠 같이 있었을 뿐임에도 평생 잊을 수 없는 사람을 만난 것만 같은 느낌, 마리아에게 원장 카메코는 그런 존재였습니다. 남편과의 추억이 있는 섬, 그곳에서 아이를 낳을 생각인 마리아, 그렇게 '츠루카메 조산원'에서의 삶이 시작됩니다.

 

사미처럼 부모가 살아 있어도 고생하고, 마리아처럼 부모를 몰라도 고생하고, 팍치처럼 부모를 사고로 잃어도 고생하고, 나처럼 부모가 사라져도 고생해. 대체 뭘까, 가족이란 거. 가족은 끈이기도 하지만, 속박이기도 하지. 그러나 우리는 피는 흐르지 않지만, 마음의 형제나 자매를 만날 수 있었잖아. 그러니 신은 공평하게 준 게 아닐까. p.160

 

28년 전 크리스마스 날 아침, 탯줄이 달린 상태로 교회 문 앞에 버려졌던 마리아, 딸을 잃은 부부에게 입양되었지만 자신은 죽은 딸을 대신할 뿐인 존재라는 생각을 했던 마리아는 오노데라와 연애를 하면서 집을 뛰쳐나옵니다. 하지만 오노데라와의 결혼 생활도 그렇게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스스로 "자신은 부모가 원해서 태어난 아이가 아니"기에 "누구에게도 축복받지 못한다"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늘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 또한 모두 다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는 것, 자신의 상처만 아파하느라 미처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음을 알게 됩니다. 그러면서 지금껏 그 누구에게도, 가장 의지하던 남편에게조차 말하지 못하던 자신의 과거를 들려주게 되는데요.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양부모 그리고 남편과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지 않았을까요? 만약 그랬더라면...,

 


저절로 탄성이 나왔다. 지금 이 순간, 여기에 존재하는 것이 행복해서 미칠 것 같았다. 순백의 새가 평온하고 푸른 하늘을 날갯짓하며 날아갔다. 눈을 감고 마음을 차분하게 하고 있으니 지구의 고동까지 느낄 수 있을 것 같았다. p.260

 

이야기는 마리아가 출산을 하고 섬을 떠나면서 끝이 나는데요. "언젠가 만날 사람은 꼭 만나게 된다."는 말이 절로 떠오르는 결말이 너무 좋았습니다. "작은 일에도 재미를 발견하고 모두 공유하며 즐거워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면서, 하찮은 일이어도 큰 소리로 웃다 보면 정말로 재미있어져서 그때까지 안고 있던 고민과 걱정 같은 게 뭐 어때, 될 대로 되라 그래, 하는 기분이 되어 버릴(p.124)"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마리아, 츠루카메 조산원에서 만난 사람들이 그랬듯 마리아도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누군가 ''를 안아주길 바라고 있나요? 만약 그렇다면 ''가 먼저 두 팔 벌려 꼬옥 안아주는 건 어떨까요?

 

꿈오리 한줄평 : 이 넓은 세상에 내 편이 되어줄 사람이 단 한 명이라도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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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푹 빠졌어 I LOVE 그림책
주디 시에라 지음, 마크 브라운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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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하면 책을 좋아하고 스스로 찾아 읽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가장 좋은 방법은 엄마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스프링필드 사서 몰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에요.

 


 

눈 깜짝할 사이에, 동물원의 모든 동물들이 '독서'라는 이 새로운 것을 다 배우려고 우르르 몰려왔지요. '책에 푹 빠졌어' ~

 

실수로 이동도서관 차량을 동물원으로 몰고 간 몰리, 처음엔 멀찍이서 지켜보기만 하던 동물들이 '독서'라는 것을 배우려고 우르르 몰리 곁으로 몰려오게 된 것은 바로 몰리가 큰 소리로 책을 읽어주었기 때문이랍니다.

 


그렇게 독서의 세계에 빠져 든 동물들은 각자 좋아하는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습니다. 기린은 긴 책을, 귀뚜라미는 쪼그만 책을..., 몰리는 동물들이 요청하는 책들을 찾아주었습니다. <해리포터>없이는 수영을 한 적이 없는 수달을 위해선 방수 책을 찾아내기도 했지요. 각자 취향은 다를지라도 동물원의 동물들은 모두 다 책에 푹 빠졌답니다.

 

하지만 동물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었답니다. 책을 좋아하는 만큼 책을 아껴주어야 한다는 것을 말이죠. 그래서 "몰리는 책을 제대로 다루는 방법을 상냥하게" 가르쳤답니다.

 


 

책이 너무 흥미진진한 바람에 주머니 너구리들은 으르렁거리며 싸우던 것조차 멈추고 글쓰기에 나섰어요. '책에 푹 빠졌어' ~

 

책의 매력에 빠진 동물들은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은 작가가 되기로 마음을 먹게 되는데요. 동물들이 어떤 책을 쓸 것인지, 동물들이 쓴 책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궁금증은 직접 '동물원 작은 도서관'에 가서 찾아보길 바랍니다!

 

어떻게 하면 책을 좋아하고 스스로 찾아 읽는 아이로 키울 수 있을까요? 영상 매체에 익숙해져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무엇보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엄마가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더불어 엄마 목소리로 책을 읽어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스프링필드 사서 몰리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에요. 책 읽는 즐거움을 넘어 글쓰기의 기쁨까지 누리는 동물들의 모습이 바로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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