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나! 정말 화가 나! 토이북 보물창고 12
레슬리 패트리셀리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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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을 쿵쾅거리며 소리를 지르는 아기 표정 좀 보세요. 정말 화가 많이 난 듯 하죠? 세상 그 무엇보다 예쁜 아기, 평상시의 천사같은 모습은 어디로 간 걸까요? '화가 나! 정말 화가 나!'는 아기들이 느끼는 ''라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어른들도 ''라는 감정 앞에선 자신의 평정심을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데요. 아기들은 더하겠지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화를 사라지게 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들을 따라하다 보면 점점 화가 누그러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테니까요.

  

  

살다보면 행복할 때도 슬플 때도 있고 화가 날 때도 있어요. 우리 아기들도 그렇답니다. 화가 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악을 쓰며 소리를 지르기도 하죠. 정말 화가 많이 날 땐 늘 함께 하던 애착 인형도 소용이 없답니다. 바람을 쐬러 나가는 것도 싫고 그 자리에 그냥 있는 것도 싫고 울기만 할 때도 있어요. 화가 난 아기도, 지켜보는 엄마, 아빠도 정말 힘이 든답니다. 이럴 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숨을 들이쉬고

다시 내쉬고

본문 중~“

 

화를 가라앉히는 호흡법도 도움이 된답니다. 함께 하고 나면 기분이 좀 나아지는 느낌이 들죠. 그리고는 평상시의 천사같은 모습으로 돌아온답니다. 스스로 화를 사라지게 한 것이죠. 아기들도 할 수 있답니다. 또 다시 화가 나는 순간이 찾아오겠지만...,책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화를 사라지게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을 따라해 보는 것도 좋겠죠?

아이들이 화가 났을 때 억지로 달래주려고 하는 것도 왜 그러냐고 다그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일단 좀 기다려주는 시간이 필요하답니다. 아이도 자신의 감정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하니까요. 그러다보면 아이 스스로 화를 풀고 먼저 말을 걸어올 때도 있답니다. 화가 좀 가라앉고 난 후 서로가 느끼는 감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는 것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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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워? 안 무서워! 토이북 보물창고 13
레슬리 패트리셀리 지음, 마술연필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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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어보는 아기 그림책, '무서워? 안 무서워!'는 아기들이 느끼는 두려움이라는 감정에 대한 이야기이자 스스로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도와 주는 그림책입니다. 레슬리 패트리셀리의 유아 보드북 시리즈로 모서리가 둥글게 처리되어 있어서 아기들이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답니다.

 

담요을 뒤집어 쓴 아기와 강아지 인형의 모습, 너무 귀엽지 않나요? 책속 아기는 강아지 인형의 단짝이자 든든한 보호자 역할도 합니다. 그림자, 수영장, 낯선 사람들, 천둥과 번개 소리를 무서워하는 강아지 인형, 아기는 강아지 인형이 무서움을 느낄 때마다 꼭 안아주고는 함께 있어 준답니다. 그러면 금세 괜찮아지지요.

어린이집에 갈 때는 더 심하지만, 그래도 괜찮아요. 둘은 모든 것을 함께 하고, 나중에 아빠가 데리러 온다는 걸 아니까요. 놀이터에서 놀다가 갑자기 엄마가 안 보이는 순간도 너무 무섭지만 괜찮아요. 엄마를 부르면 엄마는 금세 달려와 꼭 안아주니까요. 둘은 함께 있어 무서움을 이겨낼 수 있답니다.

책속 강아지 인형이 무서워 하는 모든 것들은 사실은 아기가 느끼는 두려운 감정들이겠죠? 하지만 아기는 두려운 감정들을 씩씩하게 이겨낼 수 있습니다. 강아지 인형, 그리고 엄마아빠, 늘 함께 있어 두려움도 이겨낼 수 있답니다.

책 마지막 페이지에 있는 '무서움을 주는 것들' '무서움을 쫓는 데 도움이 되는 것들'을 통해 언제 두려움을 느끼는지, 그럴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아기 그림책을 읽으며 우리집 두형제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성격만큼이나 달랐던 두 형제의 낯갈이 하던 시절의 모습, 혼자 거실에 있는 것과 계단 오르내리는 것을 유난히 무서워하던 4살 때의 큰 녀석, 어린이집 입구에서 아침마다 울며불며 헤어지던 두 녀석의 모습, 세상 모든 곤충을 무서워하던 큰 녀석의 모습....,지금은 그 모든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을까요? 그렇지 않아도 괜찮아요. 지금도 우리는 늘 함께 있으니까요.

여러분이 느끼는 두려움의 순간은 언제인가요?

그때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특별한 방법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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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조약돌 I LOVE 그림책
웬디 메도어 지음, 다니엘 에그니우스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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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녀가 펜으로 웃는 얼굴을 그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소녀의 얼굴은 자신이 그리는 그림속 얼굴과는 다른 모습입니다. 소녀의 웃는 얼굴 그림은 자신의 소망을 표현한 것일까요?

   

 

이 그림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그림을 보자마자 떠오른 생각은 무엇인가요? 저는 균형이 맞지 않는 듯 보이기도 하고 한쪽으로 기울어진 모습이 무척이나 위태로워 보였습니다.

폭풍우가 휘몰아치는 듯한 바다, 배 위의 사람들은 다들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들은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그들은 왜 위태로워 보이는 배를 타고 항해를 하고 있는 걸까요?

'내 친구 조약돌'은 자신의 나라를 떠나 난민촌에 머물게 된 소녀 루브나와 루브나의 단짝 조약돌 그리고 조약돌로 이어진 따뜻한 공감과 우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가족들과 헤어져 아빠와 단둘이 난민촌에 도착한 루브나, 루브나의 손엔 바닷가에서 주운 조약돌이 꼭 쥐어져 있습니다. 펠트펜을 주운 루브나는 조약돌에 행복한 얼굴을 그리고 속삭이듯 인사를 합니다. 그러자 이에 화답하듯 조약돌이 미소를 짓습니다.

루브나는 조약돌에게 가족, , 전쟁과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털어놓았습니다. 그때 마다 조약돌은 루브나의 이야기를 모두 들어주고 웃어 주었습니다. 루브나와 조약돌은 둘도 없는 단짝 친구가 되었고 둘은 늘 함께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미르란 아이가 루브나가 지내는 곳에 도착합니다. 루브나가 그랬던 것처럼 무척이나 슬퍼 보이는 아이 아미르, 둘은 친구가 됩니다. 하지만 루브나에게 단짝 친구는 여전히 조약돌이었죠.

이제 떠나는 거야.

우리에게 새집이

생겼단다!

'내 친구 조약돌' ~“

 

루브나에겐 정말 기쁜 일이었지만 아미르를 생각하면 너무나 슬픈 일이기도 했습니다. 조약돌에게 어떻게 하면 좋을지 물었지만 대답이 없습니다. 아침이 되었을 때 루브나는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알게 되었습니다. 조약돌과 아미르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떠나는 루브나, 조약돌은 루브나에게 그랬던 것처럼 아미르에게도 새집이 생길 때까지 따뜻한 위로를 건내주는 단짝 친구가 되어줄 것입니다. 언젠가 조약돌은 또 다른 아이의 단짝 친구가 되어 주겠지요.

2015년 내전 중인 시리아를 떠나 그리스로 가던 세 살 난 아기가 싸늘한 죽음으로 터키 해안에서 발견된 사진으로 많은 분들이 난민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관심은 그리 오래 가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아직 우리에게 난민은 멀고 먼 다른 나라의 이야기로만 들리니까요. 그리고 난민을 받아들이는 문제 또한 의견이 분분하여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계속 관심을 가져야 하는 건 난민의 반 이상이 아이들과 청소년들이기 때문입니다. 그 아이들이 더 이상 가족들과 헤어지는 슬픔을 겪지 않기를, 더 이상 고통 속에 방치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더불어 루브나의 조약돌처럼 누군가에게 따뜻한 조약돌이 되어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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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1일 1페이지 시리즈
정여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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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확신할 때 가장 용감하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나, 그래서 나는 가장 소중한 존재임에도 우리는 그 소중함을 잊고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고, 다른 사람을 높여주기 위해 자신을 끝없이 낮추며, 배려라는 말을 앞세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삶을 살아가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늘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 정말 착하다, 마음이 따뜻하다, 배려심이 깊다'는 말을 하곤 하죠. 그럼 그런 말을 듣는 사람은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을까요?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할까요?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런 삶을 살아오고 있었던 저를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답니다. 오히려 그런 삶 속에서 상처를 받으며 살고 있었답니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왜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며 살았을까요?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는 그런 삶을 살아온 저에게 선물해 주고 싶었던 책입니다.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365', 월요일은 심리학의 조언, 화요일은 독서의 깨달음, 수요일은 일상의 토닥임, 목요일은 사랑의 반짝임, 금요일은 영화의 속삭임, 토요일은 그림의 손길, 일요일은 대화의 향기 등 요일별로 모두 7개 분야의 주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프롤로그를 살펴보면 작가님이 꿈꾸는 심리학의 이상은 이론이 아닌 실천으로 삶을 바꾸는 심리학, '지금 이곳에서 내 삶을 바꾸는 치유의 액션'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죠. 365일 하루 한 페이지씩 읽어도 좋고, 가장 관심 가는 주제별로 읽어도 좋은데요. 제가 가장 몰입해서 읽었던 주제는 '상처 입는 내가 결코 부끄러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준 심리학 이야기'였습니다.

 

우리가 약점을 툭 털어놓을수록 우리 자신의 콤플렉스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우리가 강해지기 위해, 아니 강해 보이기 위해 자신을 숨기면 숨길수록 진정한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더 멀어진다. 행복한 사람들의 특징은 바로 '자신의 취약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출신콤플렉스, 외모콤플렉스, 학벌콤플렉스 등 인간을 괴롭히는 많은 결점을 없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콤플렉스조차 '온전히 내 것'임을 받아들이는 사람들, 즉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들이 행복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중략)

내 인생은 콤플렉스의 박물관이다, 하지만 내 최고의 장점은 내 결핍으로부터, 내 단점으로부터 도망치지 않는 것이다.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

 

저도 한때는 이런저런 콤플렉스를 주렁주렁 매달고 다녔었습니다. 누군가 그냥 하는 얘기인데도 혹시 나를 두고 하는 얘기는 아닌가 신경이 쓰였고, 거기에 신경 쓰면 쓰는 만큼 상처의 깊이도 커지기만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특히나 사람들 앞에 서면 내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 걱정에 진땀이 나기도 했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더라도 그 또한 그냥 ''인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죠. 아직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착한 사람'으로 인정받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 표현에는 충실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모두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그 사람'을 떠올리지만, 정작 '그 사람'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겠는가.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

 

작가님은 타인의 아픔에는 공감하면서 정작 자신의 아픈 감정을 보살피지 않는 사람들에게 '에고와 셀프의 대화'를 추천합니다. 누군가 어려운 부탁을 했을 때 에고는 부탁을 거절하는 것을 꺼려하지만, 셀프는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게 하며 가장 돌봐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임을, 이 순간 가장 보살핌이 필요한 존재가 자신임을 깨닫게 해준다고 합니다. 늘 에고의 삶이 우선이었던 저에게 이젠 셀프와 균형을 맞춰 살아갈 수 있도록 내 마음 속 또 다른 자기인 셀프의 존재를 조금 더 깊이 인지하고 살아야겠습니다.

 

나는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나를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나를 기특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바꾸고 있다, '왜 이것밖에 안 되지'라는 자기혐오를 '그래도 여기까지 달려온 게 어디야'라는 자기 공감으로 바꾸고 있다. 아직 나를 궁금해 하고, 아직 내가 낯설기도 하지만, 매일 조금씩 더 나은 존재로 '받아들이는' 일을 즐거워하고 있다.

우리는 자존감이라는 개념 자체에 지쳐 있다. 그런 단어를 자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해맑고 꾸밈없이 내가 잘한 것을 칭찬해주는 것이 낫다. 자존감을 높이는 것보다는 자존감이라는 단어 자체로부터 서서히 벗어나는 것이 낫다. 그 단어 자체에 자기혐오를 향한 방아쇠가 달려 있어 '나는 과연 훌륭한 인간인가'라는 과잉된 자의식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

 

이 부분을 읽은 순간, 그동안 '자존감'이란 단어에 너무 끌려 다닌 건 아니었나 싶어서 머리가 띵해졌습니다. 어쩌다 가끔씩이기는 해도 나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까, 낮은 사람일까?, 에 대해 자문자답하고는 했는데요. 어떤 때는 높은 사람처럼 보이다가도 어떤 때는 정말 이렇게 못난 사람이었나 싶을 만큼 바닥을 치는 때가 있었습니다. 자존감이라는 단어에 끌려 다니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때로는 내가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도 다양하게 바꾸어보는 것, 내가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인정해야만 한다는 과잉된 압박감과 가혹한 판단에서 벗어나 내가 느끼는 기쁜 순간들을 늘려 가는 것이 좋다고 작가님은 말합니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 하고 있는 저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데 완벽하려고 애쓰는 저에게, '나다움을 잃어버리고 살던 저에게 전해주는 365가지 힐링 메시지, 지금까지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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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이경혜 지음 / 바람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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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떠날 수 없는 나이에

꽃잎이 흩날리듯 사라져 간 모든 소년들에게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

200199일 한 소년이 어이없게 목숨을 잃은 이야기를 들은 작가님은 존재조차 몰랐던 그 소년의 죽음에 통곡하며 어이없이 사라져 버린 어린 넋들의 이야기를 써 주기로 약속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2004년 출간하여 17년 동안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책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2021년 리커버 판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3년 전 중학생이었던 큰 녀석과 함께 읽었던 책이기도 한데요. 그때는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에 몰입해서 읽었다면 지금은 중학생인 유미와 재준이의 입장에 조금 더 몰입해서 읽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

 

누구도 예견하지 못한 죽음을 맞이한 재준이, 세상에 둘도 없는, 누구보다 가까웠던 친구 재준이가 죽은 지 두 달이 지난 어느 날, 재준이 엄마가 일기장을 들고 유미를 찾아옵니다. 유미가 선물해 준 파란색의 일기장에 쓰인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재준이 엄마는 더 이상 일기장을 읽을 수 없었습니다. 아들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도 힘든데 그 죽음을 본인이 선택했다고 생각하는 건 너무나 두려운 일이었으니까요. 그건 유미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유미가 노래 가사를 완성하고 재준이의 칭찬을 기대하며 문자를 보낸 바로 그날 밤에 재준이는 오토바이를 타다가 믿고 싶지 않는 죽음을 맞이했으니까요.

각자 좋아하는 사람에게 차인 기념으로 떠난 춘천 여행, 그 여행에서 재준이에게 선물로 준 파란색 일기장, 재준이는 왜 그 일기장 첫 페이지에 이렇게 무서운 말을 적어놓았을까요? 얼마나 행복하면 저런 얼굴을 가질 수 있을까를 생각했었는데, 재준이에겐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그 말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요? 유미가 소녀에서 여자가 되고 어른이 되고 할머니가 되어도 늘 지금처럼 소년으로 남아 있을 재준이, 재준이는 왜 유미가 그토록 반대했던 오토바이를 탔던 걸까요? 일기장엔 유미와 함께 했던 일들도 있었지만 유미에게도 차마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이 담겨 있었습니다.

전학 와서 적응하지 못하는 유미에게 먼저 다가와 말을 걸어 준 재준이, 둘은 성별뿐 아니라 성격 또한 정반대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달랐습니다. 하지만 그 나이에 겪을 수 있는 사랑, 공부에 대해 아낌없이 조언을 해주었고 누구보다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이해하는 친구가 되었습니다.

 

아침에 자리에서 깼을 때, 나는 이미 죽었어, 하고 생각했더니 눈앞에 펼쳐진 하루가 한없이 소중하게 여겨졌다. 그렇게 가기 싫던 학교도 당장 달려가 보고 싶었고, 아침부터 공부 열심히 해야 한다고 잔소리를 퍼붓는 아빠도 재미있게 여겨졌고, 새로 산 내 나이키 운동화를 몰래 신고 나가 진흙을 묻혀 온 인준이도 용서할 수 있었다. 나는 이미 죽었는데, 죽은 사람에게 나이키 운동화쯤이야 하찮지,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

 

친구들이랑 시체놀이를 하다가 문득 자신이 죽었다가 살아 돌아온 기분이 들었던 재준이, 그때 죽었다고 생각하고 세상을 바라보면 모든 것이 얼마나 소중하게 보일까를 생각하게 되는데요. 그런 생각을 하고 보니 정말 지루하고 재미없던 수업도 재미있게 들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되풀이되고 익숙해지면 시들해 지는 것, 시체놀이도 그러했습니다.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내가 죽어서 유미가 슬퍼하는 모습도 슬펐고, 유미를 다시 못 만나서 속상해하는 내 죽은 모습도 슬펐다.

(중략)

엄마가 안쓰럽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짜증이 난다. 무섭고, 화만 내는 엄한 엄마보다 어쩌면 우리 엄마처럼 약하고, 잘 다치는 엄마가 더 무서운 엄마일지도 모른다. 엄마는 소리 지르고, 매를 드는 법이 없지만 우리를 꼼짝 못 하게 한다. 엄마는 나한테 감옥이나 마찬가지다.

(중략)

모든 걸 자유롭게 풀어 주는 것 같지만 그러기에 나는 모든 것을 내가 결정해야만 한다. 그것은 곧 모든 일을 내가 책임져야 한다는 말이다. 나는 반항할 필요가 없는 대신 책임을 져야 한다. 그건 또 하나의 감옥이다. 결국 모든 부모는 자식들에게 다 감옥일 수밖에 없는지도 모른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

 

유언처럼 써 놓은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에 담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이었을까요? 먼저 태어났다는 이유로 늘 동생에게 형다움을 강요당했던 재준이, 아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아빠에게 화가 나기도 하고 서운했던 재준이, 늘 보호해주어야 할 것처럼 연약하고 건강하지 못한 엄마를 위해 자신의 속마음을 숨겨야 했던 재준이, 재준이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힘들어했던 유미, 자유로운 것 같았지만 그에 반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만 했던 유미, 유미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지난번 놀러갔을 때 걔네 엄마가 그랬다. 현재의 학교 교육은 고양이고, 금붕어고, 뱀이고, 코끼리고 모두 모아다가 각자 잘 하는 걸 더 잘 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모든 동물들을 똑같이 만들게 하는 교육이라고. 고양이더러 물 속에서 헤엄도 치고, 똬리도 틀고, 코로 물도 뿜으라고 요구하는 교육이라고 말이다.

(중략)

고양이는 쥐를 잘 잡는 게 최고다. 그렇다면 나도 해 보고 싶은 게 있다. 그건 채플린처럼 위대한 희극 배우가 되는 것이다. 이 말은 오직 유미한테만 한 말이다. 내가 이런 꿈을 꾸고 있으리라곤 아무도 짐작조차 못 할 것이다. 남을 웃기기는커녕 남들 앞에서 말도 잘 못 하는 나니까 말이다. 유미도 몹시 놀라워했지만 그래도 유미는 내 실력을 보더니 격려해 주었다. 하지만 이 일을 엄마가 알았다간 천식이 더 도질지도 모른다.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

 

다니기 싫다는 말 한 마디로 학원에 안 다니면 되는 유미와 달리 어릴때 부터 늘 무언가를 배우러 다녔지만 잘 되는 법이 없었던 재준이, 그래서 재준이는 그런 유미가 부러웠습니다. 하지만 엄마한테 자신도 다니기 싫다는 얘기를 하지는 못했습니다. 엄마를 위해서, 자신을 위해서 시험을 잘 보고 싶었던 재준이, 하지만 아무리 해도 시험 성적이 나오지 않아 속상한 날에도 재준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엄마를 위해서, 아빠한테 상처받은 엄마에게 자신도 상처를 줄 수는 없었으니까요.

 

어이없지, 재준아? 나 역시 오늘 살아 있다고 해서 내일도 살아 있을 거라고 말할 수 있니? 죽음과는 한끝도 닿지 않을 것 같았던 네가 그렇게 어이없이 저 세상으로 가다니....., 너는 정말 소년답게, 열여섯 소년답게 그렇게 살다 갔구나, 사랑도 품었고, 고민도 하고, 방황도 하고, 열등감에도 시달리고, 그러면서도 꿈을 품고, 그리고 우정도 쌓았고......

(중략)

네 죽음의 의미는....... 모르겠다. 아마도 평생토록 나는 그걸 생각하며 살아야 할 것 같다. 내 평생도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누군가 태어났다면 반드시 죽는다는 사실을, 그것도 언제 죽을지 모른다는 사실을, 그리고 그 죽음이 지극히 어이없고, 하찮은 것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네가 가르쳐 주고 갔으니까.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

재준이의 일기장을 다 읽고 난 유미, 재준이를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것 외에 죽음의 의미를 알지는 못하지만, 담담하게 작별 인사를 합니다. 짧은 시간 동안 이 세상에 머물렀지만 파낼 수 없는 무거운 사랑을 남기고 떠난 재준이를......,

- 재준이와 유미에게 가족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 짝사랑하던 여자 친구의 말 한 마디로 타게 된 오토바이, 만약 재준이가 오토바이를 잘 타게 되었다면 짝사랑은 사랑으로 변할 수 있었을까요?

- 사랑보다 우정을 더 깊게 생각한 재준이, 여러분에겐 재준이 같은 친구가 있나요?

- 재준이의 부모님에게 재준이를 품어줄 넓은 마음이 있었다면, 재준이는 다른 삶을 살게 되었을까요?

-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내 죽음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재준이는 의도하지 않았지만 유언처럼 되어버린 일기장 속 죽음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요?

- 지금 여러분에게 가장 빛나고 소중한 것은 무엇인가요?

얼마 만이냐, 얼마 만이냐, 진짜 신났다.

게임도 할 수 있고, 휴강 같은 사건도 일어나고, 살아 있다는 건 역시 좋은 일!

'어느 날 내가 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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