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1일 1페이지 시리즈
정여울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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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확신할 때 가장 용감하다.

- 지그문트 프로이트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

 

세상에 오직 하나뿐인 나, 그래서 나는 가장 소중한 존재임에도 우리는 그 소중함을 잊고 살아갈 때가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고, 다른 사람을 높여주기 위해 자신을 끝없이 낮추며, 배려라는 말을 앞세워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삶을 살아가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늘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 정말 착하다, 마음이 따뜻하다, 배려심이 깊다'는 말을 하곤 하죠. 그럼 그런 말을 듣는 사람은 누군가에게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을까요?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행복할까요? 물론 다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런 삶을 살아오고 있었던 저를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답니다. 오히려 그런 삶 속에서 상처를 받으며 살고 있었답니다.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왜 스스로에게 상처를 주며 살았을까요?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는 그런 삶을 살아온 저에게 선물해 주고 싶었던 책입니다.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365', 월요일은 심리학의 조언, 화요일은 독서의 깨달음, 수요일은 일상의 토닥임, 목요일은 사랑의 반짝임, 금요일은 영화의 속삭임, 토요일은 그림의 손길, 일요일은 대화의 향기 등 요일별로 모두 7개 분야의 주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프롤로그를 살펴보면 작가님이 꿈꾸는 심리학의 이상은 이론이 아닌 실천으로 삶을 바꾸는 심리학, '지금 이곳에서 내 삶을 바꾸는 치유의 액션'이라고 합니다. 아무리 많이 알고 있어도 실천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죠. 365일 하루 한 페이지씩 읽어도 좋고, 가장 관심 가는 주제별로 읽어도 좋은데요. 제가 가장 몰입해서 읽었던 주제는 '상처 입는 내가 결코 부끄러운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가르쳐 준 심리학 이야기'였습니다.

 

우리가 약점을 툭 털어놓을수록 우리 자신의 콤플렉스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 우리가 강해지기 위해, 아니 강해 보이기 위해 자신을 숨기면 숨길수록 진정한 자신의 마음으로부터 더 멀어진다. 행복한 사람들의 특징은 바로 '자신의 취약점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출신콤플렉스, 외모콤플렉스, 학벌콤플렉스 등 인간을 괴롭히는 많은 결점을 없는 척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콤플렉스조차 '온전히 내 것'임을 받아들이는 사람들, 즉 자신에게 정직한 사람들이 행복할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것이다.

(중략)

내 인생은 콤플렉스의 박물관이다, 하지만 내 최고의 장점은 내 결핍으로부터, 내 단점으로부터 도망치지 않는 것이다.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

 

저도 한때는 이런저런 콤플렉스를 주렁주렁 매달고 다녔었습니다. 누군가 그냥 하는 얘기인데도 혹시 나를 두고 하는 얘기는 아닌가 신경이 쓰였고, 거기에 신경 쓰면 쓰는 만큼 상처의 깊이도 커지기만 했습니다. 왜 그랬을까?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 누군가에게 인정을 받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특히나 사람들 앞에 서면 내 모습이 어떻게 비춰질까 하는 걱정에 진땀이 나기도 했습니다. 어떤 모습으로 비춰지더라도 그 또한 그냥 ''인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이죠. 아직도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착한 사람'으로 인정받지만, 정작 자신의 감정 표현에는 충실하지 못한 사람들이 있다. 모두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그 사람'을 떠올리지만, 정작 '그 사람'은 어려운 일이 있을 때 누구에게 도움을 청하겠는가.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

 

작가님은 타인의 아픔에는 공감하면서 정작 자신의 아픈 감정을 보살피지 않는 사람들에게 '에고와 셀프의 대화'를 추천합니다. 누군가 어려운 부탁을 했을 때 에고는 부탁을 거절하는 것을 꺼려하지만, 셀프는 자신의 마음을 돌아보게 하며 가장 돌봐야 할 사람은 자기 자신임을, 이 순간 가장 보살핌이 필요한 존재가 자신임을 깨닫게 해준다고 합니다. 늘 에고의 삶이 우선이었던 저에게 이젠 셀프와 균형을 맞춰 살아갈 수 있도록 내 마음 속 또 다른 자기인 셀프의 존재를 조금 더 깊이 인지하고 살아야겠습니다.

 

나는 심리학을 공부하면서 '나를 불쌍하게 여기는 마음''나를 기특하게 여기는 마음'으로 바꾸고 있다, '왜 이것밖에 안 되지'라는 자기혐오를 '그래도 여기까지 달려온 게 어디야'라는 자기 공감으로 바꾸고 있다. 아직 나를 궁금해 하고, 아직 내가 낯설기도 하지만, 매일 조금씩 더 나은 존재로 '받아들이는' 일을 즐거워하고 있다.

우리는 자존감이라는 개념 자체에 지쳐 있다. 그런 단어를 자주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해맑고 꾸밈없이 내가 잘한 것을 칭찬해주는 것이 낫다. 자존감을 높이는 것보다는 자존감이라는 단어 자체로부터 서서히 벗어나는 것이 낫다. 그 단어 자체에 자기혐오를 향한 방아쇠가 달려 있어 '나는 과연 훌륭한 인간인가'라는 과잉된 자의식을 강화시키기 때문이다.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 ~“

 

이 부분을 읽은 순간, 그동안 '자존감'이란 단어에 너무 끌려 다닌 건 아니었나 싶어서 머리가 띵해졌습니다. 어쩌다 가끔씩이기는 해도 나는 자존감이 높은 사람일까, 낮은 사람일까?, 에 대해 자문자답하고는 했는데요. 어떤 때는 높은 사람처럼 보이다가도 어떤 때는 정말 이렇게 못난 사람이었나 싶을 만큼 바닥을 치는 때가 있었습니다. 자존감이라는 단어에 끌려 다니지 않으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때로는 내가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는 것, 나를 바라보는 나의 시선도 다양하게 바꾸어보는 것, 내가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고 인정해야만 한다는 과잉된 압박감과 가혹한 판단에서 벗어나 내가 느끼는 기쁜 순간들을 늘려 가는 것이 좋다고 작가님은 말합니다.

 

괜찮지 않은데 괜찮은 척 하고 있는 저에게, 완벽하지 않아도 되는데 완벽하려고 애쓰는 저에게, '나다움을 잃어버리고 살던 저에게 전해주는 365가지 힐링 메시지, 지금까지 '1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심리 수업 365'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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