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감스러운 병기 도감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세계 병기사 연구회 지음, 오광웅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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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 탑재가 늦어져 그냥 그림으로 때운 전차, 바닷물만 있으면 수리 가능한 빙산 항모, 발포했다간 적이 아닌 자신이 기절하는 헬멧 총, 무슨 생각으로 제안했는지, 그리고 무슨 생각으로 채용했는지 알 수 없는 69종의 진기한 병기.

자네 그거 제정신인가?!

'유감스러운 병기 도감 중~“

 

'유감스러운 병기 도감'은 그 당시엔 정말 진지하게 고민하고 만든 병기들이지만, 시대를 너무 앞서갔거나, 발상 자체가 너무나 기발했던 병기들, 그래서 유감스럽게도 상용화하지는 못한 병기들 69종을 소개하는 책입니다.


'유감스러운 병기 도감'은 전차, 항모, 스텔스기 등의 병기는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서두로 유감스러운 사격 병기, 유감스러운 이동 병기, 유감스러운 지상 병기, 유감스러운 해상 병기, 유감스러운 항공 병기, 유감스러운 생물 병기 등 모두 6장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노벨상으로 잘 알려진 알프레드 노벨은 19세기에 강한 폭발력을 지닌 다이너마이트 개발에 성공했고, 미국에서 이 다이너마이트를 포탄으로 날리는 '다이너마이트 포'를 개발했는데, 작은 충격에도 폭발하기 쉬웠기 때문에 화약 대신 압축공기를 이용해 발사를 했다고 합니다. 역사를 바꿀 병기로 기대를 모으기는 했지만, 발사 방법도 특수한데 사거리도 짧고 위력이 약해서 큰 활약을 하지는 못했다고 합니다.

1차 세계 대전 당시 기관총이 등장하자 그에 대항하기 위해 강철로 만든 방어구를 만들었는데, 무게가 너무 무거워서 병사들이 착용하고 움직이기가 힘들었기 때문에 시제품으로만 끝나고 말았다고 합니다.


 



전쟁에서 직접 부딪쳐 싸우지 않고 적의 전의를 떨어뜨려 승리할 수 있다면? 그래서 생각한 것이 '방귀 폭탄'이었습니다. 적의 부대에 방귀 냄새를 퍼뜨려 누가 방귀를 뀌었는지 서로 싸우게 만든다는 것이었는데요. 실제로 연구가 진행되다가 중지되었다고 합니다.

마이크로파를 발사해 목표를 가열하여 파괴한다는 무시무시한 '괴력광선Z', 마구 쏘다보면 그 중 한 발은 맞지 않을까? 에서 출발하여 만든 총구가 4개나 달린 총 '덕 풋 피스톨', 너무 서두르다가 시험 주행에서 무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해 그림으로 때운 전차 '프로트 라플리', 승무원이 멀미를 해서 개발이 중지된 전차 '프레잉 맨티스', 꿈의 전차라 불릴만 하지만 원자로가 탑재되어 있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었던, 그래서 개발이 중지된 전차 'TV-1', 얼음으로 만들어져서 손상을 입어도 바닷물을 얼린 것으로 수리할 수 있기에 절대 가라앉지 않는다고 하지만, 실제 운용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 계획이 동결된 거대한 항모 '빙산 항모 하버쿡', 등등의 유감스러운 병기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날지 못하는 칠면조가 떨어지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날갯짓을 하기 때문에 낙하 속도가 줄어들어 낙하산보다 안전하게 착지할 수 있다며 만들었던 '칠면조 낙하산', 야행성 동물인 박쥐가 날이 밝으면 어두운 곳을 찾은 습성을 이용하여, 민가의 가옥을 불태울 계획을 세웠던 '박쥐 폭탄'을 만들 계획이었지만, 실제로 이렇게 복잡하게 쓸 필요성이 없었기에 중지되었다고 합니다.

애초에 유감스러워지려고 만들려고 했던 건 아니었지만 유감스러운 병기가 된 69종의 병기들, 정말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을까, 말도 안 된다는 생각이 드는 것과 동시에 동물들에게 이렇게 해야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 이런 유감스러운 병기들을 만들 일은 제발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병기는 전쟁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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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여행 I LOVE 그림책
피터 반 덴 엔데 지음 / 보물창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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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이 아름다운 밤하늘과 종이배, 그리고 종이배가 지나는 수면 아래로 심해어들처럼 빛이 나는 물고기들이 보입니다. 표지 그림만 봐도 독자들을 판타스틱한 세상 속으로 데려갈 것만 같습니다. '먼 여행'의 작가 피터 반 엔데는 벨기에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아티스트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데요. 케이맨 제도에서 가이드로 일할 당시에 체험한 바다의 아름다움이 첫 그림책인 '먼 여행'에 영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100페이지가 넘는 매 장면마다 현실인듯 현실이 아닌듯한 신비하고 환상적인 그림들의 매력에 빠져들게 되는데요. 이 책은 글자 없는 그림책이라서 독자들마다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도 있답니다. 표지를 넘기면 세계 지도가 보이고 막 항해를 떠나려는듯 보이는 커다란 배 한 척과 종이배가 있습니다.

 

 

사람보다 큰 종이를 접어 커다란 종이배를 만드는 두 사람이 보입니다. 한 사람은 코스튬 의상과 가면을 쓰고 있는데요. 그 사람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종이배를 만든 두 사람은 커다란 배의 돛대 위에 있습니다. 이제 그들의 여행이 시작되는 걸까요? 그건 아니랍니다. '먼 여행'은 그들이 아닌 종이배의 여행입니다.

혼자 바다를 항해하는 종이배, 바다거북, 갈매기, 고래, 독특한 모양의 수많은 물고기들, 물고기인지 사람인지 모를 바다 생명체들 모두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종이배를 바라봅니다. 작은 해마는 종이배의 선장이 되기도 하죠.

 

해가 뜰 때부터 달이 질 때까지 종이배의 여행은 계속됩니다. 초승달과 쏟아질듯한 별빛이 아름다운 밤, 심해어들처럼 불빛이 나오는 물고기들이 종이배 주위로 몰려듭니다. 종이배는 아름다운 오로라를 지나고 거대한 빙벽을 지나고 소용돌이치는 듯한 동굴도 지나고 바다 위의 유전을 지나고 총알이 빗발치는 전쟁터도 지나갑니다. 바로 그때 종이배에게도 총알이 스쳐갑니다. 이제 종이배는 어떻게 될까요? 처음 종이배를 만들었던 사람이 보입니다. 그 사람은 종이배를 구하러 온 것일까요? 하지만 종이배는 커다란 파도에 휩쓸립니다.

다시 평온한 바다 위를 종이배가 지나갑니다. 어디서 나타났는지 종이비행기도 날아갑니다. 쓰레기가 가득한 작은 섬에 사람인지 물고기인지 모를 생명체가 있고, 종이배는 물에 잠기고 있습니다. 이제 정말 종이배는 깊고 깊은 바닷물 속에 가라앉고 마는 것일까요?

 

항해를 계속하는 종이배가 어느 도시의 항구를 지나갑니다. 그곳에 종이배를 만들었던 사람들이 탄 배가 있습니다. 종이배는 자신을 만든 사람과 마주하고 있는데요. 작별 인사라도 하는 것일까요?

종이배가 도심을 가로질러 지나갈 때, 쓰레기로 가득한 섬에 있었던 사람인지 물고기인지 모를 생명체가 도심을 가로질러 날아갑니다. 종이배는 코스튬 복장을 한 사람과도 작별 인사를 하는 듯 합니다. 그리고 계속 여행을 떠납니다.

이야기가 끝나면 뒤 내지에 종이배가 지나온 곳들이 보입니다. 마치 항해 일지를 보는 것 같습니다. 지금 종이배는 또 어딘가를 여행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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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마 원숭이와 떠나는 착한 모험 - 지구를 살리는 ‘착한 소비’ 이야기 내일도 맑은 그림책
스에요시 리카 지음, 나카가와 가쿠 그림, 권영선 옮김 / 내일도맑음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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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는 46억 년 전에 생겨났으며 생명이 태어난 것은 38억 년 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지금으로부터 약 20만 년 전에 호모 사피엔스, 즉 사람이 등장했습니다. 불을 사용하고 말을 하고 땅을 갈아 농작물을 기르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생활은 변화하기 시작했습니다. 돈이 등장하고 기계나 전기를 사용하면서 사람들의 생활은 더더욱 편리해지기 시작했는데요. 안타깝게도 환경이나 동물들에겐 그만큼의 안 좋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착한 마법~

보이지 않는 세계에 데려가 줘~

'꼬마 원숭이와 떠나는 착한 모험' ~“

 

 

바나나는 어디서 누가 어떻게 키우는 걸까요? 바나나를 키우고 있는 필리핀의 농원으로 가볼까요? 이 농원은 예전에는 동물들이 살고 있는 정글이었다고 합니다. 그럼 그 동물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요? 바나나에 벌레나 병이 생기는 걸 막기 위해 비행기가 하늘에서 농약을 뿌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농원 옆에는 정말 많은 집이 있고,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도 있습니다. 원하지 않아도 위험한 농약을 마실 수밖에 없는 사람들과 아이들은 병에 걸리고 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바나나는 이렇게 길러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보이지 않는 세계의 일이지만 진짜 이야기,

너희와 내가 살아가는 지구 이야기.

'꼬마 원숭이와 떠나는 착한 모험' ~“

 

 

그럼 이번에는 같은 필리핀의 다른 농원으로 가 볼까요? 이 농원은 산속에 있습니다. 농약을 사용하지 않아서 주위의 나무들도 튼튼합니다, 운반하려면 고생스럽지만 모두들 즐거워 보입니다. 곤충이나 얼룩을 제거하기 위해 물로 씻고 있는데요. 시간을 들여서 소중하게 기른 만큼 최고로 맛있는 바나나입니다.

 

가나의 아이들은 무거운 카카오 열매를 옮기느라 온몸이 아프고 병이 나지만, 제대로 쉴 수도 없을 뿐더러 돈도 조금밖에 못 받습니다. 초콜릿의 재료를 기르고 있는 농원에서 일하는 아이들의 대부분 달콤한 초콜릿은 먹어 보지도 못했습니다.

티셔츠나 수건을 만드는 목화를 재배하고 있는 농장, 여기에서도 벌레가 붙지 않도록 엄청난 양의 농약을 뿌리고 있습니다. 농약 때문에 사람들이 병에 걸리기도 하지만 토양이나 하천도 오염이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 곳곳에서 지금도 일어나는 이야기,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은 보이는 수많은 생물들이 머지않아 사라질 것입니다. 생물들뿐만이 아니겠죠? 그럼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꼬마 원숭이와 떠나는 착한 모험' 끝부분에는 물건을 살 때 알아두면 좋은 친환경 마크를 소개하고 있는데요.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잘 모르는 것들이 많았습니다. 급 반성 모드~!

'꼬마 원숭이와 떠나는 착한 모험'은 이름 없는 숲에서 온 이름 없는 원숭이가 보이지는 않지만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진짜 지구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필리핀, 태평양, 가나, 인도, 방글라데시 등의 나라로 가서 그 나라의 농장과 바다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들려주는데요. 과다한 농약 사용 등으로 환경을 헤치는 일, 어린 아이들을 비롯해 혹사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도 환경도 행복해질 수 있는 이야기도 함께 들려줍니다. 같은 물건을 만드는데도 상반되는 두 가지의 사례, 소비자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무조건 친환경적인 제품을 선택하라고 강요를 할 수는 없지만, 지구환경을 위해서, 무엇보다 우리 모두를 위해서 소비자가 조금씩이라도 변한다면 기업들도 변하려고 노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끝으로 '꼬마 원숭이와 떠나는 착한 모험'속 한 문장으로 전하고픈 말을 대신합니다.

 

오늘 무엇을 고르는가가 우리의 지구를 지키는 열쇠가 되는 거야.

'꼬마 원숭이와 떠나는 착한 모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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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이 흩어질 때 - 2021 월터 상 수상작 Wow 그래픽노블
빅토리아 제이미슨.오마르 모하메드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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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이 흩어질 때'는 소말리아 난민으로 케냐 다답 난민촌에서 15년을 머물렀던 오마르 마호메드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그래픽노블입니다. 소말리아 내전 중 아빠를 잃고 엄마와 헤어진 오마르는 아픈 동생을 돌보며 힘겨운 난민 생활을 하다가 재정착자로 선정되어 미국으로 가게 되었고, 일과 공부를 병행하며 대학을 졸업한 후 미국 시민권을 획득했습니다. 그리고 재정착 난민 관리자가 되어 사회복지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이루고 가족들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습니다.

 

소말리아는 인구 1,600만 정도의 나라로 아프리카 북동부에 위치한 나라입니다. 국기는 파란 바탕 가운데 하얀 별 하나가 있는 단순한 모양인데요. '별들이 흩어질 때'라는 제목은 1,600만의 수많은 별들이 내전으로 흩어지는 안타까움과 비극을, 그럼에도 별처럼 반짝반짝 빛이 날 수 있는 희망을 담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소말리아를 떠나 동생 하산과 함께 케냐 다답 난민촌에 살고 있는 오마르, 오마르는 혹시나 엄마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지고는 있지만 정해진 구역 안에서만 살아야하기에 쉽지는 않습니다. 다행인 것은 오마르 형제를 돌봐주는 수양어머니 같은 존재인 파투마 아줌마가 있다는 것이었죠. 하지만 다른 친구들이 학교를 갈 때도 오마르는 아픈 동생을 돌보느라 학교에 갈 수 없었습니다. 동생 하산은 할 줄 아는 말이 '호요(소말리아 말로 '엄마'라는 뜻)뿐인데다, 발작을 해서 돌봄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가끔 보면 넌 하산을 너무 애기 다루듯이 하는 것 같아. 나한테 사람들이 하는 것처럼. 그런데 하산은 애기가 아니야. 하산이 동물도 얼마나 잘 돌보고, 이웃 사람들에게도 얼마나 친절한데.

그러니까 하산을 너무 과소평가하지 마. '별들이 흩어질 때' p.80“

 

 

그러던 어느 날, 구역장인 살란 아저씨의 제안으로 학교에 다니게 됩니다. 처음엔 동생 하산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봐 걱정이 되기고 하고, 언젠가 재정착 대상자로 뽑혀 미국으로 갈지도 모르는데, 굳이 학교에 갈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말이죠. 살란 아저씨는 귀하디 귀한 공책과 연필을 선물로 주었습니다. 파투마 아줌마랑 이웃들이 도와주기는 했지만, 오마르가 학교에 다니는 것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어떤 것도 공부에 대한 열정을 사그라지게 하지는 못했습니다. 신이 주신 재능을 허비하는 것은 자신의 임무를 소홀히 하는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여러분이 하늘에 떠 있는 별이라고 상상해 보세요. 여러분의 빛은 수천 킬로미터까지 밝게 빛납니다. 앞으로 살면서 여러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종종 심한 말을 듣게 될지 모릅니다. "너희 나라로 돌아가!" 혹은 "너는 여기에 살 자격이 없어." 같은. 그런 사람을 만나면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라고 해 주세요. 별들은 밤하늘을 종횡무진 누비지만, 아무도 그 별들에게 집에 돌아가라고 외치지 않습니다. 그러니 사람들에게 말하세요. "나는 별입니다. 별처럼 나도 이곳에 존재할 자격이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요? 왜냐면 여기 내가 있으니까요. 나는 이미 이곳에 있습니다. 그 증거는 저 별들에게 있습니다. '별들이 흩어질 때' p.120”

 

 

오마르는 다른 사람들을 돕는 사회복지사가 되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에 다니는 동안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재정착 난민 명단에 올랐습니다. 하지만 명단에 올랐다는 것만으로 무조건 재정착 이주민이 되는 건 아니었습니다.

 

오마르 얘야, 유엔에서 나를 너의 후견인이라고 부를지 모르지만 나는 너희를 내 친자식처럼 생각한단다. 그런데 엄마는 자식이 크면 세상으로 나가길 바라는 법이야. 자식이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니까. 그게 바로 엄마의 사랑이거든. 그러니까 오마르 네가 정말 나를 사랑한다면 내 곁을 떠나야 해. 그래야만 해. '별들이 흩어질 때' p.244 ”

 

 

파투마 아줌마는 함께 갈 수 없었지만, 오마르와 하산 형제는 몇 차례의 까다로운 면접과 심사 과정을 거쳐 미국으로 이주하게 되었습니다. 이야기는 미국으로 떠나는 장면으로 끝이 나지만, 오마르와 가족들의 실제 모습과 그 후의 삶은 어땠는지, 어떻게 책으로 출간되었는지가 모두 담겨있습니다.

 

오마르와 하산 형제가 난민으로서 겪는 힘든 일들을 생생하게 담은 '별들이 흩어질 때'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난민 문제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드는데요. 그 과정에서 파투마 아줌마처럼 형제를 보살펴주고, 어려운 처지에서도 서로 위로하고 함께 성장해 가는 친구들의 이야기가 따뜻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난민 문제는 뉴스, 인터넷 등 여러 매체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인간적으로는 충분히 공감을 함에도 불구하고, 실제 난민을 받아들이는 문제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럼에도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고통 받고 있는 난민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무엇보다 어린 아이들이 가족과 헤어지고 참기 힘든 고통을 겪는 일들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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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을 읽는다 - 삶이 던지는 물음에 대표 석학 12인이 대답하다
최재천 외 지음 / 베가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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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을 읽는다'는 대한민국 최고의 석학 12인의 대담으로, 아파서 더 창백한 푸른 지구 '환경', 결정된 운명인가? 결정하는 운명인가? '운명', 잘 살고 잘 죽기 위해 죽음과 마주하기 '생사', 돈을 만드는 삶과 돈이 만드는 삶 '', 인간 욕망의 끝은 어디인가? 새로운 우주의 탄생 '메타버스' 등 삶이 던지는 다섯 가지의 물음에 대한 예리한 비평과 더불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한국인을 읽는다'는 정해진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부터 읽어도 좋고, 오히려 너무 생소해서 관심이 가는 분야부터 읽어도 좋습니다. 저는 요즘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환경' 이고, 들어는 봤지만 생소한 분야가 '메타버스'인데요. 우연하게 일치한 것인지 책의 순서가 가장 관심 있는 분야부터 가장 관심이 적은 분야로 일부러 정해진 것처럼 되어 있어서 차례대로 읽게 되었습니다.

요즘 지구촌 곳곳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폭염, 폭우, 대형 산불, 한파 등 기상 이변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화석연료 사용에 의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입니다. 지금까지 상당량이 배출되었을 뿐 아니라 지금도 계속 배출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지금까지의 배출량만으로도 선을 넘었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멈추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두려워하는 것은 코로나19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기후 위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바이러스와 같은 이런 팬데믹은 지구의 인간을 멸종시킬 수 없다. 절대로. 사람도 모두 다 적응하고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는 지구상에 한 명도 남지 않는 멸종을 가져올 수 있다.

(중략)

기후 위기를 생각하면 더 무서운 게 코로나는 저희가 공격을 받는 느낌이지만, 기후 변화는 인간이 바이러스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공생을 하지 않고 지구라는 숙주를 결국에는 인간이라는 바이러스가 죽이는 거죠. 사실 코로나도 우리를 죽이면서 사라지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서 훨씬 더 공포스럽게 느껴집니다.

'한국인을 읽는다' p. 73~74“

 

20세기에 들어와 지구의 최고 온도 기록이 열 번 정도 경신되었다고 하며, 그 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나 코로나 등의 바이러스와 연관 지어 박쥐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말을 자주 듣고는 하는데요. 박쥐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이 있습니다. 박쥐들의 대다수가 열대에 살고 있는데, 최근에는 박쥐의 분포가 온대로 넓혀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박쥐의 서식지가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죠. 대표적인 곳이 중국 남부라고 하는데요. 박쥐 한 종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2.6종 정도 가지고 다닌다고 하니, 기후변화로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기후 위기와 관련하여 이젠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다고 좌절하기도 하는데요. 코로나를 겪으면서 그렇게 좌절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왜냐하면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사람들의 활동량이 줄어들다보니, 자연이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회복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코로나로 겪는 불편함보다 더 큰 불편함을 줄지도 모를 기후 위기,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인간은 스스로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르잖아요. 사피엔스는 현명하다는 의미인데, 툭 까놓고 얘기해서 우리가 현명한가요? 머리는 좋죠. 그런데 그 대단한 두뇌를 가지고 미세먼지 만들면서 콜록거리고 나무 베어서 온갖 것을 만들면서 다시 나무 심자고 하고... 하여간 이상한 동물이에요 우리는. 그래서 저는 현명하다는 점에는 동의 못합니다. 그것보다는 인간이 지구에 사는 다른 생명과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호모 심비우스'라는 말을 만들었습니다. '한국인을 읽는다' p. 42~43”

환경을 망가뜨리는 음식 문화를 바꾸는 것도 필요합니다.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20%가 축산업에서 나온다는 것, 육류 생산을 위해 많은 곡물이 필요하다는 것, 고기 1kg을 만들기 위해 20명이 먹을 수 있는 곡물을 사용한다는 것, 그럼에도 다 먹지 않고 버린다는 것, 버린 음식을 처리하는데도 비용이 든다는 것, 등등의 사실을 통해 사람들의 음식 문화를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숲을 파괴하는 것을 멈추어야 하며, 야생동물을 섭취하는 것 또한 하지 말아야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천산갑이라는 야생동물을 보더라도 말이지요. 그리고 건물을 짓고 부수고 다시 새로운 건물을 짓고 부수는 대신 고쳐서 쓰는 것 등을 통해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인공적인 구조물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콘크리트 사용량은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아이들에게 국, , 수 중심의 대학 입시 교육만이 아닌 환경교육 또한 해야 한다는 것, 빠른 속도로 멸종되고 있는 곤충들과 식물들과 동물들이 있다는 것, 그동안 지구에서 일어났던 다섯 번의 대멸종이 천재지변으로 일어난 것이었다면 여섯 번째 멸종은 호모 사피엔스라는 하나의 종 때문에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것을 인지하고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환경 관련 강연을 할 때 제목을 종종 '아주 불편한 진실과 조금 불편한 삶'이라고 붙이곤 하거든요. 진실은 아주 불편하잖아요. 정말 불편한 상황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기술이 확 해결해주거나 정부가 확 해결해주거나 국제사회가 한 번에 탁 해결할 수는 없거든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그저 조금만, 아주 조금만 불편하게 살면 조금씩 바뀔 겁니다. '한국인을 읽는다' p. 84~85”

 

인간은 그저 자연의 일부일 뿐임을 깨닫고 오만함 대신 겸손함으로 살기를, 그래서 더 이상 무차별하게 자연을 파괴하는 일은 없기를 바래봅니다!

혹시 운명이나 운세를 믿나요? 사람마다 자신의 운명이 다 정해져 있다고 해도, 그 삶에 순응하는 것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개척해 나간다면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요? 친정 엄마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족들의 신년운수를 보러가고는 했었는데요. 꼭 그걸 믿어서가 아니라 안 좋은 것이 있으면 미리 대비하면 좋지 않겠냐는 의미였습니다. 운명이나 운세를 믿지는 않아도, 미리 알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살아간다면 그 또한 좋은 것이 아닐까요? 풍수인테리어도 그런 의미에서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 지은 집인데 거꾸로 집이 주인이 되고, 결국 그 집에 인간의 온기가 사라지게 되면 인간의 기운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 식구가 살기에는 조금 빠듯하다는 느낌에 사는 집이 훨씬 좋은 집이라는 게 풍수가 가르쳐주는 삶의 지혜이고요. 사실은 청소만 잘해도 좋은 기운이 온다는 말이 굉장히 중요한데, 쓰지 않는 것들은 꼭 버려야 됩니다. 이걸 미련하게 못 버리고 쌓아두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쓸모없는 기운들을 집에 채워놓고 사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한국인을 읽는다' p.132~133”

 

 

'환경', '운명', '생사', '', '메타버스'까지 삶이 던지는 다섯 가지의 질문에 대한 대한민국 최고 석학 12인의 날카로운 통찰 '한국인을 읽는다', 제목만으로는 좀 딱딱하고 지루하지는 않을까 했는데, 읽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였습니다. 여기에 모두 다 담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끝으로 책 속 한 문장으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지연과 가까울수록 병은 멀어지고

자연과 멀수록 병은 가까워진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한국인을 읽는다'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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