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을 읽는다 - 삶이 던지는 물음에 대표 석학 12인이 대답하다
최재천 외 지음 / 베가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한국인을 읽는다'는 대한민국 최고의 석학 12인의 대담으로, 아파서 더 창백한 푸른 지구 '환경', 결정된 운명인가? 결정하는 운명인가? '운명', 잘 살고 잘 죽기 위해 죽음과 마주하기 '생사', 돈을 만드는 삶과 돈이 만드는 삶 '', 인간 욕망의 끝은 어디인가? 새로운 우주의 탄생 '메타버스' 등 삶이 던지는 다섯 가지의 물음에 대한 예리한 비평과 더불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한국인을 읽는다'는 정해진 순서대로 읽어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자신이 가장 관심 있는 분야부터 읽어도 좋고, 오히려 너무 생소해서 관심이 가는 분야부터 읽어도 좋습니다. 저는 요즘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가 '환경' 이고, 들어는 봤지만 생소한 분야가 '메타버스'인데요. 우연하게 일치한 것인지 책의 순서가 가장 관심 있는 분야부터 가장 관심이 적은 분야로 일부러 정해진 것처럼 되어 있어서 차례대로 읽게 되었습니다.

요즘 지구촌 곳곳에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폭염, 폭우, 대형 산불, 한파 등 기상 이변이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화석연료 사용에 의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입니다. 지금까지 상당량이 배출되었을 뿐 아니라 지금도 계속 배출되고 있는 이산화탄소, 지금까지의 배출량만으로도 선을 넘었다고 하는데, 앞으로도 멈추지 못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지금 전 세계 사람들이 가장 관심을 가지고 두려워하는 것은 코로나19입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두려워해야 하는 것은 기후 위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바이러스와 같은 이런 팬데믹은 지구의 인간을 멸종시킬 수 없다. 절대로. 사람도 모두 다 적응하고 변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는 지구상에 한 명도 남지 않는 멸종을 가져올 수 있다.

(중략)

기후 위기를 생각하면 더 무서운 게 코로나는 저희가 공격을 받는 느낌이지만, 기후 변화는 인간이 바이러스가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요. 공생을 하지 않고 지구라는 숙주를 결국에는 인간이라는 바이러스가 죽이는 거죠. 사실 코로나도 우리를 죽이면서 사라지지 않습니까. 그렇게 되는 것 같아서 훨씬 더 공포스럽게 느껴집니다.

'한국인을 읽는다' p. 73~74“

 

20세기에 들어와 지구의 최고 온도 기록이 열 번 정도 경신되었다고 하며, 그 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정도가 심해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나 코로나 등의 바이러스와 연관 지어 박쥐가 사람에게 바이러스를 옮긴다는 말을 자주 듣고는 하는데요. 박쥐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밝혀진 사실이 있습니다. 박쥐들의 대다수가 열대에 살고 있는데, 최근에는 박쥐의 분포가 온대로 넓혀지고 있다고 합니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박쥐의 서식지가 넓어지고 있다는 것이죠. 대표적인 곳이 중국 남부라고 하는데요. 박쥐 한 종마다 코로나 바이러스를 2.6종 정도 가지고 다닌다고 하니, 기후변화로 바이러스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기후 위기와 관련하여 이젠 되돌리기엔 너무 늦었다고 좌절하기도 하는데요. 코로나를 겪으면서 그렇게 좌절할 필요는 없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왜냐하면 코로나가 지속되면서 사람들의 활동량이 줄어들다보니, 자연이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회복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코로나로 겪는 불편함보다 더 큰 불편함을 줄지도 모를 기후 위기, 그럼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인간은 스스로 호모 사피엔스라고 부르잖아요. 사피엔스는 현명하다는 의미인데, 툭 까놓고 얘기해서 우리가 현명한가요? 머리는 좋죠. 그런데 그 대단한 두뇌를 가지고 미세먼지 만들면서 콜록거리고 나무 베어서 온갖 것을 만들면서 다시 나무 심자고 하고... 하여간 이상한 동물이에요 우리는. 그래서 저는 현명하다는 점에는 동의 못합니다. 그것보다는 인간이 지구에 사는 다른 생명과 함께 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호모 심비우스'라는 말을 만들었습니다. '한국인을 읽는다' p. 42~43”

환경을 망가뜨리는 음식 문화를 바꾸는 것도 필요합니다. 전 세계 탄소배출량의 20%가 축산업에서 나온다는 것, 육류 생산을 위해 많은 곡물이 필요하다는 것, 고기 1kg을 만들기 위해 20명이 먹을 수 있는 곡물을 사용한다는 것, 그럼에도 다 먹지 않고 버린다는 것, 버린 음식을 처리하는데도 비용이 든다는 것, 등등의 사실을 통해 사람들의 음식 문화를 바꾸는 것도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사람들의 편의를 위해 숲을 파괴하는 것을 멈추어야 하며, 야생동물을 섭취하는 것 또한 하지 말아야 합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천산갑이라는 야생동물을 보더라도 말이지요. 그리고 건물을 짓고 부수고 다시 새로운 건물을 짓고 부수는 대신 고쳐서 쓰는 것 등을 통해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인공적인 구조물을 줄여나가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의 콘크리트 사용량은 거의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하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여기에 덧붙여 아이들에게 국, , 수 중심의 대학 입시 교육만이 아닌 환경교육 또한 해야 한다는 것, 빠른 속도로 멸종되고 있는 곤충들과 식물들과 동물들이 있다는 것, 그동안 지구에서 일어났던 다섯 번의 대멸종이 천재지변으로 일어난 것이었다면 여섯 번째 멸종은 호모 사피엔스라는 하나의 종 때문에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것을 인지하고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환경 관련 강연을 할 때 제목을 종종 '아주 불편한 진실과 조금 불편한 삶'이라고 붙이곤 하거든요. 진실은 아주 불편하잖아요. 정말 불편한 상황이지만 어느 날 갑자기 기술이 확 해결해주거나 정부가 확 해결해주거나 국제사회가 한 번에 탁 해결할 수는 없거든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자신의 삶을 그저 조금만, 아주 조금만 불편하게 살면 조금씩 바뀔 겁니다. '한국인을 읽는다' p. 84~85”

 

인간은 그저 자연의 일부일 뿐임을 깨닫고 오만함 대신 겸손함으로 살기를, 그래서 더 이상 무차별하게 자연을 파괴하는 일은 없기를 바래봅니다!

혹시 운명이나 운세를 믿나요? 사람마다 자신의 운명이 다 정해져 있다고 해도, 그 삶에 순응하는 것이 아닌 다른 방향으로 개척해 나간다면 달라지는 것은 아닐까요? 친정 엄마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가족들의 신년운수를 보러가고는 했었는데요. 꼭 그걸 믿어서가 아니라 안 좋은 것이 있으면 미리 대비하면 좋지 않겠냐는 의미였습니다. 운명이나 운세를 믿지는 않아도, 미리 알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살아간다면 그 또한 좋은 것이 아닐까요? 풍수인테리어도 그런 의미에서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사람이 살기 위해 지은 집인데 거꾸로 집이 주인이 되고, 결국 그 집에 인간의 온기가 사라지게 되면 인간의 기운에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우리 식구가 살기에는 조금 빠듯하다는 느낌에 사는 집이 훨씬 좋은 집이라는 게 풍수가 가르쳐주는 삶의 지혜이고요. 사실은 청소만 잘해도 좋은 기운이 온다는 말이 굉장히 중요한데, 쓰지 않는 것들은 꼭 버려야 됩니다. 이걸 미련하게 못 버리고 쌓아두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쓸모없는 기운들을 집에 채워놓고 사는 거랑 똑같은 거예요. '한국인을 읽는다' p.132~133”

 

 

'환경', '운명', '생사', '', '메타버스'까지 삶이 던지는 다섯 가지의 질문에 대한 대한민국 최고 석학 12인의 날카로운 통찰 '한국인을 읽는다', 제목만으로는 좀 딱딱하고 지루하지는 않을까 했는데, 읽다보니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였습니다. 여기에 모두 다 담지 못함을 아쉬워하며, 끝으로 책 속 한 문장으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지연과 가까울수록 병은 멀어지고

자연과 멀수록 병은 가까워진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

'한국인을 읽는다' p.28“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