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이 툭, - 2022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귀쫑긋 그림책
김미희 지음, 정인성.천복주 그림 / 토끼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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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걸어갑니다. 풀들 위로 사람들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아니 그림자가 아닙니다. 그곳에서 스러져간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그 위로 동백꽃이 떨어집니다. 유난히 짙은 파란하늘에선 슬픔을 머금은 눈물이 툭 떨어질 것만 같습니다.

 

동백꽃은 겨울에 피어 4월이면 새빨간 꽃이 꽃송이 그대로 툭 하고 땅으로 떨어집니다. 고개를 떨구듯 잘려나가는 모습은 희생자들의 영혼이 차가운 땅으로 소리 없이 스러져가는 모습을 떠오르게 합니다. '동백꽃이 툭' ~

 


온 마을에 동백꽃이 피었습니다. 큰누나 볼처럼, 입술처럼 붉은 동백꽃, 그래서 섭이는 동백꽃을 좋아합니다. 붉게 핀 동백꽃을 보니 시집 간 누나가 보고 싶습니다. 숨어 있어라는 엄마의 나무람에도, 누나에게 줄 동백꽃을 가득 담은 가방을 들고 몰래 집을 나섭니다.

 

섭이는 고사리 마중을 갔던 택이 아버지가 쓰러져 있던 곳에

,

동백꽃을 놓아둡니다.

'동백꽃이 툭,' ~

 


잡초 뽑으러 간다던 식이 큰형님, 소 먹일 꼴을 베러 가던 찬이 할아버지, 보리 베러 갔던 철이 어머니, 조를 수확하던 숙이 할머니....,동네 사람들이 갑자기 쓰러졌습니다. 사람들이 쓰러진 자리는 핏빛으로 물이 들었습니다. 누나 집으로 가던 섭이는 그 자리에 동백꽃을 툭, 놓아둡니다.

 

총소리가 들립니다. 동백꽃이 떨어집니다. 섭이가 달립니다. 누나를 부르며 달려갑니다. 섭이의 가방 안에 가득 담겼던 동백꽃이 떨어집니다. 동백꽃이 또 떨어집니다. 누나는 괜찮은 것일까요?

 

19473.1절 기념 제주도대회가 열린 날, 한 어린이가 경찰이 탄 말에 치이는 사고가 납니다. 하지만 경찰은 다친 아이를 그냥 두고 갑니다. 그 모습을 본 군중들이 돌을 던지며 경찰을 쫓아갔고, 그때 무장경찰들이 사람들을 향해 총을 쐈습니다. 6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제주 도민들이 항의하며 총파업을 하자, 미군정은 제주도를 '붉은 섬(사회주의자들의 섬)'으로 지목하고, 경찰과 극우청년단체인 서북청년회가 제주에 들어와 제주를 장악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붉은 꽃잎이 너무나 아름다운 동백꽃, 제주에서 동백꽃은 4.3 사건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꽃입니다. 1947년부터 1954년까지 77개월 동안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3만여 명이 목숨을 잃은 제주 4.3사건, 한국전쟁 다음으로 인명 피해가 컸던 비극적인 사건입니다. 같은 민족의 총과 칼에 쓰러져 간 사람들, 이런 비극적인 사건은 절대 일어나선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앞으로 두 번 다시 되풀이 되어선 안 되는 것입니다. 그러니 잊지 않고 꼭 기억해야 합니다.

 

꿈오리 한줄평 : 차마 떠올리기 힘들만큼 아프고 비극적인 역사도 꼭 기억해야만 하는 건, 그 일이 두 번 다시는 일어나지 않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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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트럭 이야기 I LOVE 그림책
재럿 펌프리.제롬 펌프리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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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밭 사이로 트럭 한 대와 한 소녀가 있습니다. '오래된 트럭 이야기'는 바로 엄마 뱃속에서부터 트럭과 함께 한 소녀와 오래도록 농장에서 일을 한 트럭의 이야기입니다. 펌프리 형제는 함께 쓰고 그린 첫 그림책 '오래된 트럭 이야기''에즈라 잭 키츠 상'을수상했다고 하는데요. 직접 만든 250개 이상의 스탬프를 찍어 작업한 판화 그림은 독특하면서도 인상적으로 다가옵니다.


작은 농장에서 오래된 트럭은 열심히 일했어요.

오래된 트럭은 아주 오래 일했어요.

'오래된 트럭 이야기' ~

 

 

새로운 가족의 탄생이 멀지 않았음이 느껴지는 부부와 트럭 한 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가 태어나고, 농장 일을 거들 줄 알 만큼 자란 모습을 보여주며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가족 곁에는 농장 일을 함께 하고 있는 트럭이 있습니다. 농장에 가축들이 들어오고, 새로운 농기계가 들어옵니다. 시간이 흐르고 계절이 바뀌고 또 바뀌고..., 트럭은 아주 오래 일을 했습니다.

 

지치고 피곤한 오래된 트럭은 잠을 자면서, 바다를 항해하고, 하늘을 날고, 별들을 찾아다니는 꿈을 꾸었습니다. 그리고 오래된 트럭 곁에는 늘 소녀가 함께 했지요. 오래된 트럭의 꿈은 소녀의 꿈일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흘러 소녀는 조금 더 자랐고, 오래된 트럭은 점점 낡아졌습니다. 오래된 트럭은 농장 한 켠에 방치되어 낡아지고 녹슬어가고 있었습니다.



소녀는 혼자서도 농장일을 할 수 있을 만큼 자랐습니다. 그녀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함께 했던 오래된 트럭을 꺼내 오래도록 수리합니다. 지치고 피곤할지라도, 꿈을 간직한 채 오래도록 끈질기게 말이지요. 오래된 트럭은 멋진 트럭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오래된 트럭 곁에는 엄마가 된 그녀와 그녀의 어린 딸이 함께 합니다.

 

오래된 트럭은 두 세대가 지나가도 가족과 함께 농장에서 일을 합니다. 엄마 뱃속에서부터 트럭과 함께 한 소녀가 어른이 되고, 엄마가 되는 동안에도 오래된 트럭은 농장에서 일을 합니다. 오래되어 낡고 방치되다시피 한 트럭은 엄마가 된 소녀에 의해 멋진 트럭으로 다시 태어납니다. 오래된 트럭은 어쩌면 다음 세대에도 함께 할지도 모릅니다.

 

작고 작은 나무가 자라고 자라서 열매를 맺을 만큼 커다란 나무가 되고, 아이가 자라고, 집도 조금씩 변해가지만 오래된 트럭은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 계절이 바뀌고 시간이 오래도록 흐를 동안에도 말이지요. 낡아지고 방치되다시피 한 트럭은 다시 태어납니다. 그리고 작은 농장의 새로운 농부와 함께 열심히 일을 합니다. 오래되고 낡았지만, 익숙하고도 편한 것, 한 가족의 삶이 담겨 있고, 차곡차곡 쌓인 추억이 담겨 있는 오래된 트럭, 그래서 삶이 다할 때까지 늘 함께 할지도 모릅니다.

 

꿈오리 한줄평 : 오래된 것이 주는 익숙함과 편안함, 그리고 오래된 것에 깃든 추억과 소중한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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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길 역사산책 : 한국사편 골목길 역사산책
최석호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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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찾아 역사를 걷는다.

한반도를 걷는다.

한국인의 혼을 걷는다.

'골목길 역사산책' ~

 

 

골목길을 걸으며 만나게 되는 역사와 인물 이야기, '골목길 역사산책 : 한국사편''서울편''개항도시편'에 이은 '골목길 역사산책' 세 번째 이야기입니다. 이 책은 1'남촌 대한민국길 산책', 2'운주사 고려길 산책', 3'강릉 조선길 산책', 4'경주 신라길 산책'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장이 끝날 때마다 산책로를 요약한 글과 사진 그리고 그림으로 가이드를 제공하는데요. 만약 골목길 역사산책을 떠난다면 그대로 따라가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남촌 대한민국길'은 자주 다니던 길이라서 더 친숙하게 다가왔습니다. 4개의 산책길에서 만나게 되는 역사와 인물들의 이야기 또한 우리에게는 너무나 익숙함에도, 저자처럼 자세하게 들여다본 적이 없음을, 다음에 그 길을 걷게 된다면 조금 더 깊숙이 걸어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남산 목멱산은 서울의 안산(案山)이다. 주산 북악산 기슭에 자리 잡은 궁궐에서 바라보는 산이다. 목멱대왕께서 조선과 왕실을 굽어살피는 산이니 국사당이 자리하는 것은 당연지사. 그러나 일제강점기에 접어들면서 모든 것이 엉키기 시작한다. 일제는 1925년 국사당을 서산 인왕산으로 옮긴다. 대신 그 자리에 일장기 게양대를 세운다. 그해 7월 일제는 아마테라스 오미카미를 모시는 신사, 조선신궁을 남산에 짓는다. '골목길 역사산책'p.27

 

 

"나라가 평안하기를 비는 제사를 지내던 곳, 국사당"을 옮기고 그 자리에 조선신궁을 지은 일제, 그것도 모자라 조선신궁이 들어서면서 남산구간 성벽까지도 훼손시켰다고 하는데요. 어디 이곳 뿐이었겠습니까? 정말 그들의 만행이 미치지 않은 곳이 있었을까 싶습니다. 하지만 해방이 된 이후, 이승만 대통령 집권기에도 국회의사당 조성공사를 하면서 또다시 훼손시켰다는 것, 조선신궁 자리에 살아있는 사람의 동상(이승만)을 세웠다는 것 등은 씁쓸하고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게다가 1969년엔 그곳에 식물원과 분수대를 만들었는데요. "일제가 조선신궁과 방공호"를 만들면서 없애버린 자리에 "대한민국이 분수대를 만들면서 망가뜨렸다"는 사실 또한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지금은 모두 철거되고 '한양도성 유적지"가 조성되어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한양도성 발굴조사를 통해 "한양도성 성곽"를 복원했습니다. 또한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뒤 태극기를 펼쳐 든 모습의 '안중근 의사' 동상이 조선신궁 방향을 바라보며 서 있고, 우리나라 대한의 완전한 자주 독립을 외친 백범 김구 선생 동상, 독립을 위해 전 재산을 팔아 중국으로 망명한 후 신흥무관학교를 설립하는 등 독립운동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이시영 선생 동상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서울역에서 출발하는 남촌 대한민국길은 지하철 1호선 서울역 1번 출구로 나오면 만날 수 있는 강우규(신임총독 사이토에게 폭탄 투척) 의사, '서울로 7017', '안중근의사기념관', '통감관저기억의 터', '우당기념관', '문학의 집', '남산골한옥마을', '평래옥', '커피한약방'까지입니다. 따스한 봄날에 남촌 대한민국길을 걸으며, 골목길에 담긴 역사와 독립투사와 민주투사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요?


운주사 하늘에 별은 빛나고 그 아래 땅은 아름답다. 누구든 운주사에 들어가면 고려 신선이 된다. 고려 하늘을 날아 빛나는 별과 아름다운 땅을 내려다보며 노닌다. '골목길 역사산책'p.92

 


그러나 변치 않는 것도 많다. 오죽헌, 율곡기념관, 선교장, 경포대....., 신사임당 그림 그리던 곳이다. 율곡 선생 나신 곳이다. 허초희 시를 짓던 곳이다. 허균 젊은 시절 기억이 서린 곳이다. 효령대군 후손들이 정착한 곳이다. 강릉에서 변치 않는 것은 한결같이 역사와 관련된 것들이다. 모두 조선 시대와 관련이 있다. 그래서 강릉에서 걷는 길은 조선길이다.

'골목길 역사산책'p.169

 


알타이 적석목곽분으로 웅대한 역사를 말한다. 한혈마를 타고 드넓은 스텝루트를 달린다. 동아시아 바다를 장악한다. 육상과 해상 실크로드를 두루 잇는다. 당나라에 신라마을을 경영한다. 페르시아 사람이 춤을 춘다. 박트리아 황금지도가 빛을 발한다. 로마와 시리아 유리로 아름답게 장식한다. 경주가 아니라 신라 왕경이다. 가장 약한 나라가 아니라 삼한일통 대업을 달성한 동아시아 최강국이다. 신라는 왕도에서 세계를 경영한다. 신라에서 우리는 세계를 걷는다. 세계로 가는 신라길! '골목길 역사산책'p.247

 

 

고려 사람을 찾아 걸어가는 길, 화순 '운주사' 산책로, 조선 사람을 찾아 걸어가는 길, '강릉' 산책로, 신라 사람을 찾아 걸어가는 길, '경주' 산책로까지, 저자의 말처럼 "자랑스러운 한국 사람으로 한국 역사"를 걸어보는 건 어떨까요?

 

꿈오리 한줄평 : 신라 사람, 고려 사람, 조선 사람, 독립투사와 민주투사, 자랑스러운 한국 사람을 찾아서 대한민국 역사가 깃든 골목길을 걷다. 그리고 그곳에서 나를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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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을 지켜낸 어머니 - 이순신을 성웅으로 키운 초계 변씨의 삼천지교 윤동한의 역사경영에세이 3
윤동한 지음 / 가디언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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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의 교육을 위하여 세 번이나 이사를 하였다는 '삼천지교', 이 말은 생활환경이 교육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의미로 많이 쓰입니다. 또한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낸 어머니의 이야기로도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한석봉 어머니, 신사임당 등 자식을 훌륭하게 키워낸 어머니로 불리는 분들이 있는데요. 이순신 장군 어머니에 대해선 거의 알려진 바가 없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바로 이순신 장군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기이자, 역사 이야기입니다.

 

잘 가거라.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으라.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 ~

 

 

저자는 "변씨는 이순신을 영웅으로 키우고자 세 곳의 거처에서 자녀를 가르치고 길러냈다. 조선의 사회 체제상 쉽지 않은 일이었다."라며, 우리나라 역사상 보기 드문 여장부이자 위대한 어머니상이라고 말합니다.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는 모두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덕수 이씨 가문이 서울살이를 시작하는 것부터 아산으로 이주한 것, 아들의 승전을 위해 여수로 이거한 것, 그리고 변씨의 가르침을 받은 빛나는 후손들의 이야기까지 담았는데요. 함께 실린 그림과 사진 자료들은 글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주는 것 같습니다. 또한 각 장이 끝나 때마다 '정리편'을 실어 그 장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을 요약하여 두었습니다.


초계 변씨는 우리 민족의 영웅 이순신을 서울 건천동에서 낳았다. 지금의 충무로 근처로, 이순신이 서울 태생임을 알 수 있다.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p.17

 

 

이야기는 이순신 장군이 서울 건천동에서 태어났다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저만 몰랐을지도 모르겠지만, 이순신 장군의 고향이 서울이라는 사실이 놀랍기도 했습니다. 저자는 이순신 장군의 덕수 이씨 가문에 대해 상세하게 알려주는데요. 이순신의 조부인 이백록이 중종 임금의 사망일인 줄 모르고 아들의 혼삿날을 잡아 혼례를 치르는 바람에 처벌을 받아 평생 벼슬을 못 하는 탈고신을 당하게 되었으며, 그때문에 가문이 기울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이백록의 장자인 이순신의 아버지 이정은 서울 도성으로 거처를 옮겼으며 그곳이 바로 건천동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변씨가 시부인 이백록의 무죄를 청원하고 자식들 교육을 동학(한양에 세운 관학 교육기관인 4부 학당의 하나)에서 시키는 것으로 보아 교육열이 대단했던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이정의 가문은 왜 아산으로 이사를 간 것일까요? 저자는 "가문의 회복에 대한 어머니 초계 변씨의 강렬한 열망과 자식에 대한 간절함, 그리고 이를 실천하는 과감한 결단력이 있었다."고 말합니다. 조부 이백록과 아버지 이정이 관직을 받지 못했기에 살림이 점차 어려워졌을 것이며, 덧붙여 이런저런 이유로 이정이 받을 유산이 별로 없었을 것이고, 녹봉이 없으니 살아갈 길이 막막했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그래서 초계 변씨는 친정에서 해결할 생각으로 친정이 있는 아산으로 이사했을 것이라고 하는데요, 그때 이순신의 나이가 8~10살 정도였을 것이라고 합니다.

모친 변씨는, 그럴 리는 없겠지만 나중에라도 손자들이나 아들 사이에 누군가 재산 분급을 둘러싼 분쟁이 생길 소지를 아예 없애기 위해 네 형제의 막내 우신과 다음 대를 이어갈 손자들을 모두 불러 모아 증인으로 세웠다. 여기에서 철저한 재산관리 의식을 볼 수 있다.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p.115

 

 

이순신 가족은 아산으로 이주하고 경제적으로 안정되기 시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요. 조선시대 재산을 증여할 때 사용하던 '발급문기'를 발행한 사람이 모친 변씨라는 것으로 미루어 어떻게 재산관리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또한 그 당시 이씨 가문의 재산 규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또한 모친 변씨는 "대쪽 같은 고집이 있었고, 스스로 삶을 개척해 가려는 강한 집념이 있었다.'고 말하는데요. 그것은 둘째 아들과 남편 그리고 큰 아들을 모두 잃고 재산마저 화재로 날려버렸지만, 포기하지 않고 일어나는 근성과 자주. 자립의 정신을 갖추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아침식사를 한 뒤에 어머니께 돌아가겠다고 인사를 고하니, "잘 가거라, 부디 나라의 치욕을 크게 씻어야 한다"고 두 번 세 번 타이르시며, 떠나는 것을 싫어하며 탄식하지 않으셨다.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p.163

 

 

이순신은 1597"임금의 명을 불복한 죄, 군령을 소홀히 한 죄, 남의 공을 시기하고 가로챈 죄 등 누가 봐도 이해하기 어려운 죄목"으로 한산도에서 체포되어 서울 전옥서에 수감됩니다. 아들이 파직당하고 서울 의금부에 하옥되었다는 소식을 들은 모친 변씨는 자신의 생을 바쳐서라도 아들의 삶을 바꾸고 싶었기에 서울로 올라갈 것을 결심합니다. 하지만 여든 셋의 나이로 병중에 있던 변씨는 한양으로 가는 배 안에서 병사하고 맙니다. 간절한 어머니의 바람이 통한 것이지, 이순신은 결국 풀려납니다.

변씨 가문의 인물들은 어느 누구보다도 이순신 장군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원균의 칠천량 패배 후 아무것도 남지 않은, 초토화된 삼도수군을 재건하는 마중물이 된 것으로 보인다. (중략) 모친 변씨는 죽어서도 아들 순신을 도왔다. '조선을 지켜낸 어머니'p.267

 

 

이순신 장군은 대한민국 사람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인물 중 한 분입니다. 하지만 어머니 초계 변씨에 대해선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 난세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을 탄생케 한 배경에는 어머니인 초계 변씨가 있었음을, 그녀 또한 누구보다 훌륭한 어머니였음을 알게 됩니다.

 

꿈오리 한줄평 : 난세의 영웅 이순신을 탄생케 한 훌륭한 어머니, 그녀가 누구의 어머니가 아닌, 초계 변씨가 아닌, 그녀의 이름으로도 불릴 수 있었더라면 어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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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경궁에 꽃범이 산다 휴먼어린이 중학년 문고 5
손주현 지음, 최정인 그림 / 휴먼어린이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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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족의 거주공간인 창경궁에 꽃범이 산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일까요? 일제강점기인 1909년 일본인들은 창경궁 안에 동, 식물원을 만들고 격을 낮추기 위해 이름을 '창경원'으로 개명했습니다. 궁궐이 아닌 유원지로 바뀐 창경궁, 그 후 벚꽃을 심어 일본인들이 벚꽃놀이를 즐길 수 있게 만들었다고도 합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 말에는 폭격을 당해 우리가 부서지면 맹수들이 탈출할까봐, 두려움에 맹수들을 독살했다고 하는데요. 그때 독에 민감했던 동물 한 마리가 살아남았으며, 그 동물이 표범이라는 말이 있었다고 합니다. '창경궁엔 꽃범이 산다'는 그 일을 모티브로 한 이야기입니다.

 

예로부터 우리 땅에는 표범이 많이 살았고, 우리 조상들은 그 표범의 무늬가 매화꽃 같다고 해서 꽃범이라고 부르며 귀하게 생각했거든요. 표범이 어릴 때 만난 인간을 끝까지 기억하곤 하는 고양잇과 동물이라는 점을 떠올리며 그 꽃범이 한 소년과 인연을 맺게 된다면 어떤 이야기가 펼쳐질까 생각했습니다. '작가의 말' ~

 

 

창경궁 명정전 지붕의 높은 기왓등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많이 내리는 날, 눈밭 가운데 꼼짝 않고 서 있는 아이가 있습니다. 그 아이는 동물원에서 나고 자란 은규입니다. 은규는 새끼 표범이 태어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은규는 그토록 기다리던 새끼 표범 점박이를 만났지만, 점박이를 낳던 어미 표범은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은규 엄마도 은규를 낳다가 돌아가셨기 때문인지, 은규는 엄마가 정말 고생을 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팠습니다.

 

일본은 임금을 맘대로 갈아치우고 궁궐 한쪽을 허물어 유원지로 만들어 버렸다, 조선의 백성들이 똘똘 뭉칠 구심점을 없애고 저마다 마음속에 품은 자존심을 뭉개 버리기 위해서였다.

'창경궁에 꽃범이 산다'p.15

 

 

은규는 아버지가 젖동냥으로 자신을 키운 것처럼 엄마 없는 점박이에게 염소 젖을 먹여 키웁니다. 일본은 2차세계대전으로 전쟁 물자가 부족해지자 요강이나 밥숟가락뿐만 아니라 동물원의 쇠창살까지 전쟁 무기를 만들기 위해 빼앗아 갔습니다. 그 때문에 식량도 배급받아 먹는 실정이지만, 은규는 점박이를 위해 먹이를 구하러 다녔습니다. 그런데 은규가 그토록 애쓰며 돌보던 점박이가 죽을 위기에 처하게 됩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동물원 비상조치 요강 발효요.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제대로 실행해야 하오. 1종 동물들은 오늘 저녁 모두 독살하시오!

'창경궁에 꽃범이 산다'p.53

 

 

폭격으로 철창이 부서져 1종 동물인 맹수들이 밖으로 나오게 되면 큰일이라며 모두 독살하라고 한 것입니다. 일본인들은 자기들 맘대로 창경궁을 유원지로 만들고, 전쟁을 일으킨 것도 모자라 아무 잘못도 없는 동물들까지 죽이려 합니다. 점박이가 죽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은규는 점박이를 지켜낼 수 있을까요?


'창경궁에 꽃범이 산다'는 일제에 의해 창경원으로 격하되며 동물원이 들어선 창경궁의 아픈 역사와 그곳에서 피어난 열 살 소년 은규와 꽃범 점박이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광복 후에도 창경궁은 창경원이라는 이름의 유원지로 남았으며, 놀이공원 뿐만 아니라 케이블카도 운행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었다고 하는데요. 1983년 궁궐로 복원되기 전까지 일제 잔재인 유원지로 운영되었다는 사실이 씁쓸합니다.

 

그럼에도 저자의 말처럼 "철저하게 우리 민족의 자산을 빼앗고 혼을 바꾸려 했던 일본에 저항해 끝까지 살아남았으며, 몇 십 년 만에 제일 잘 사는 나라 중 하나"가 될 만큼의 저력을 지닌 민족이라는 것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기를, "은규와 점박이처럼 사람 대 사람이든, 사람 대 동물이든 한 번 맺은 만남은 늘 소중히 여기는 마음"을 가지기를 바래봅니다!

꿈오리 한줄평 : 창경궁의 아픈 역사속에서도 매화꽃처럼 향기로운 꽃을 피워낸 은규와 꽃범 점박이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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