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재와 평범한 필립 문학동네 청소년 77
오하림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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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것이 가장 특별한 것이라고들 하지만, 때로는 지극히 평범한 현실에서 벗어나 조금 더 특별한 삶을 살아가고픈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때로는 타고난 재능이 있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기도 합니다. 제목을 보자마자 이런 생각이 떠오른 것은 왜일까요? '평범한'필립에 절로 시선이 가는 것은 왜일까요? 그렇다면 순재는 '평범한' 필립과는 다른 '비범한' 인물인 것인지, 순재와 필립은 어떤 관계인지, 문득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순재와 평범한 필립>은 평범한 대학생 필립에게 일어난 조금 특별한 사건 그리고 그 사건 이후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연주회에 갔다가 콘트라베이스 악기 케이스에 머리를 부딪친 필립, 그날 밤부터 자리에 누우면 머릿속에서 웅장한 관현악곡이 울려 퍼지고, 필립은 그 곡을 악보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작곡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필립에겐 불가능에 가까운 일, 그때 필립 앞에 마치 예정된 일인 것처럼 키완과 순재가 나타납니다. 밤마다 머릿속에서 울려퍼지는 특별한 음악, 평범한 필립은 그 음악으로 특별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순재와 평범한 필립'은 전작 <순재와 키완>과 세계관을 공유하는데요. 전작을 읽은 분들은 이들의 만남이 운명이라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시작은 감미로운 노래 같더니 곧 더 많은 악기들이 합세해 세찬 강물 소리를 냈다. 그 소리가 방 안을 가득 채운 것처럼 우렁차서, 필립은 블루투스 스피커가 켜져 있다는 착각에 눈을 떴다. p.16

 

평범한 대학생 필립은 친구를 따라 오케스트라 연주회에 갔다가 콘트라베이스 악기 케이스에 머리를 부딪쳐 정신을 잃고 쓰러집니다. 이 사고는 필립을 순재와 키완 앞으로 데려갑니다. 필립이란 이름은 순재와 키완에게 조금 특별한 존재로 남아 있습니다. 로봇 공학 박사였던 키완이 어린 시절에 죽은 친구, 순재를 구하기 위해 과거로 보낸 안드로이드의 이름이 홍필립이었으니까요. 하지만 순재를 구한 건 필립이 아닌 어린 키완이었다지요. 그 일로 그들의 미래는 바뀌게 되고, 필립이라는 존재는 역사에서 지워졌습니다. 현재의 평범한 대학생 필립이 과거로 보낸 홍필립은 아닐지라도, 그들의 만남은 마치 예정된 것처럼 보이기까지 합니다.

 

어쨌든 콘트라베이스 악기 케이스에 머리를 부딪친 후, 매일 밤마다 자려고 누우면 머릿속에서 웅장한 관현악곡이 울려 퍼졌고, 필립은 그 곡을 악보로 써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다룰 줄 아는 악기도 없고, 악보를 쓸 줄도 모르는 필립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그때 필립 앞에 나타난 것이 작곡과 함 교수와 뇌공학 연구소 키완 박사가 머릿속 음악을 악보로 써 주는 실험에 참가할 참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문이었습니다. 마치 운명처럼 말이죠.

 

간단히 말해서, 머릿속으로 생각하는 음을 컴퓨터로 옮겨주는 장치예요. 그러니까 지금부터...,

p.28

 

하지만 필립의 머릿속에서 울리던 수백 개의 음은 불협화음을 만들어내고, 기계는 고장이 나고 맙니다. 악기 소리도 구분할 줄 모르는 필립에게 기계는 쓸모없는 것이 되어 버립니다. 불협화음을 만들어내는 괴상망측한 악보를 쪼개려면 악기 구분하는 법을 알아야 했습니다. 그때 함교수의 남편이자 피아니스트인 순재가 필립에게 피아노를 배울 것을 권하게 되고, 필립은 순재의 조카 아카샤와 함께 작곡 수업을 듣게 됩니다.

 

한편 과거로 돌아가 친구 순재를 구하고, 미래를 바꿔버린 키완 박사는 자신이 바라던 위대한 업적을 남기는 사람이 되지 못했고, 그것은 질투심으로 나타나 피아니스트가 된 순재를 부러워하게 됩니다. 그렇다면 순재는 어떠할까요? 아홉 살에 죽을 운명이었던 순재는 키완 덕분에 생을 얻었지만, 그로 인해 나쁜 일들이 일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불안을 안고 살게 되었고, 2위 입상을 안겨준 콩쿠르가 '저주 받은 콩쿠르'라는 오명을 얻게 되자, 자신이 운명을 거스르는 일을 해서 닥친 불행이라는 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그때 운명처럼 필립이 나타납니다. 존재하지 않았어야 할 존재였기에 세상에 어떤 흔적도 남기고 싶지 않은 순재가 남겨도 되는 유산처럼 말이죠.

 

몇 년이 지난 후, 필립은 드디어 머릿속에서 울려 퍼지던 관현악곡을 악보로 쓰게 됩니다. 그 곡은 필립의 바람대로 특별한 곡이 되어, 특별한 삶을 선물해 줄 황금열쇠가 되어 줄까요?

 

필립의 음악은 세상을 채우는 일부였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 한 곡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수없이 많은 노래가 각자의 자리에서 다채롭게 울리고 있다는 사실을, 필립은 기억하면서 계속 곡을 썼다. p.123

 

<순재와 평범한 필립>은 평범한 대학생 필립에게 일어난 조금 특별한 사건 그리고 그 사건 이후 일어나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연주회에 갔다가 콘트라베이스 악기 케이스에 머리를 부딪친 필립, 그날 밤부터 자리에 누우면 머릿속에서 웅장한 관현악곡이 울려 퍼지고, 필립은 그 곡을 악보로 써보고 싶다는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작곡과는 거리가 먼 삶을 살아가고 있는 필립에겐 불가능에 가까운 일, 그때 필립 앞에 마치 예정된 일인 것처럼 키완과 순재가 나타납니다. 필립은 머릿속에서 울려퍼지던 관현악곡을 악보로 쓰게 되면, 특별한 그 곡이 자신의 삶에 황금열쇠가 되어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생각과 현실이 늘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지요. '평범한' 필립을 '특별한' 필립으로 만들어주는 것은 어쩌면 꾸준한 노력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삶이 특별해지는 것 또한 어쩌면 오케스트라 악기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내고 있는 그 자체일지도 모릅니다.

 

꿈오리 한줄평 : 우리의 삶이 특별해지는 것은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역할을 묵묵히 해내는 그 자체인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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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말할 수 없는 이야기 - 코렛타 스콧 킹 대상 수상작 I LOVE 그림책
콰미 알렉산더 지음, 데어 코울터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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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말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이야기, 차마 입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이야기, 하지만 기억해야만 하는 이야기, 혹시 그런 이야기를 알고 있나요? 일제강점기 억압과 핍박으로 얼룩진 우리 민족 이야기, 자신의 삶을 잃어버린 노예들의 아픔과 고통의 역사가 바로 그런 이야기겠지요?

 

<차마 말할 수 없는 이야기>는 아프리카 대륙에 살던 사람들을 아메리카 대륙에 팔아 버린 이야기, 아무 대가 없이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만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기본권마저 유린당한 채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야만 했던 흑인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동물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받았던 흑인 노예 제도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그러니 그들의 이야기는 잊으라는 말 대신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때, 비로소 다음 세대에 희망을 전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그들의 삶에서

그들을 훔쳐

아메리카 대륙에

팔아 버린 이야기.

'차마 말할 수 없는 이야기' ~

 

아프리카 대륙에서 살던 그들을 아메리카 대륙에 팔아 버린 이야기, "아프리카에서 시작해 공포로 끝나는 이야기, 사악한 계획과 큰 총들에 대한 믿기지 않는 이야기", 차마 입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그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쇠사슬에 묶인

구릿빛 꿈에 대한 이야기.

 

보이는 것부터

보이지 않는 것까지

오랜 시간 동안의

고된 노동에 대한 이야기.

 

아무 대가 없이.

'차마 말할 수 없는 이야기' ~

 

학교에 가는 것은 물론 책을 읽는 것조차 허용되지 않았던 그들의 이야기, 온종일 이글거리는 태양 아래에서 고된 노동을 하고도 아무런 대가를 받을 수 없었던 그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들려줄 수 있을까요? 왜 그들이 임금을 받지 못했는지, 그건 너무나 불공정한 것임을 말할 수 있는 용기와 자존심에 대한 이야기, 꺾이기를 거부하는 그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요?

 

 


여러분이

그걸 하면 돼요.

목소리를 높이고.

 

한 손에는

역사를.

 

다른 한 손에는

희망을

움켜쥐고서.

'차마 말할 수 없는 이야기' ~

 

차마 말할 수 없는 가슴 아픈 이야기, 차마 입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이야기, 하지만 기억해야만 하는 그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다음 세대에 희망을 전할 수 있으니까요.

 

<차마 말할 수 없는 이야기>는 아프리카 대륙에 살던 사람들을 아메리카 대륙에 팔아 버린 이야기, 아무 대가 없이 고된 노동에 시달려야만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기본권마저 유린당한 채 고통스러운 삶을 살아가야만 했던 흑인들에 대한 이야기이자 동물보다 못한 존재로 취급받았던 흑인 노예 제도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그러니 그들의 이야기는 잊으라는 말 대신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때, 비로소 다음 세대에 희망을 전할 수 있음을 이야기합니다.

 

꿈오리 한줄평 : 차마 입 밖으로 꺼내는 것조차 고통스러운 이야기, 하지만 기억해야 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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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탄 국수 - 2025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I LOVE 그림책
쿄 매클리어 지음, 그레이시 장 그림,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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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탄 국수'라니? 국수가 자전거를 탄다고? 이런 의문은 표지 그림을 보자마자 풀립니다. 자전거 배달원의 한쪽 어깨 위로 탑처럼 쌓인 국수 그릇과 나무 쟁반을 보면 제목이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탄 국수>는 배달앱이 없던 그 시절의 국수 배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국수 배달원들은 탑처럼 쌓아올린 나무 쟁반과 국수 그릇을 어깨에 이고 자전거를 타고 배달을 합니다. 오토바이와 자동차의 매연을 피해 페달을 밟으며 국수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로 달려가는 배달원의 모습은 예술가이자, 건축가, 곡예사처럼 보입니다. 마지막 배달지는 배달원에게 삶의 원동력이 되는 이들이 있는 곳, 함께 둘러앉아 국수를 먹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곳, 바로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집입니다. 배달원의 한쪽 어깨에 층층이 쌓아올린 것은 어쩌면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다시 또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배달원의 모습은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국수 그릇과 나무로 된 국수 상자를 탑처럼 쌓아올리고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국수 배달원의 모습, 아이들은 매일 그 모습을 지켜봅니다. 그리고 몇몇 아이들은 국수 배달원의 자전거를 따라 달립니다. 묘기에 가까운 배달원의 모습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습니다. 국수 배달원은 그들을 기다리는 배고픈 고객들을 위해 매일 탑처럼 쌓아올린 국수를 한쪽 어깨에 이고, 자전거를 타고 달립니다.

 


오토바이와 자동차의 매연을 피해 페달을 밟으며, 커버를 돌고 언덕을 오르며 국수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로 달려가는 배달원의 모습은 예술가이자 건축가, 곡예사처럼 보입니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균형을 잡고 날쌘 선수처럼 달릴 수 있는 걸까요?

 

아이들은 자신들도 국수 배달원처럼 되고 싶어 낡은 자전거를 타고 쟁반 위에 물이 담긴 그릇을 놓고 연습을 합니다. 하지만 국수 배달원처럼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덜거덕거리고 흔들거리고 덜컹거리다가 엎어지고 맙니다.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하고, 생계유지를 위해 자전거를 타는 것은 어떨까요? 땅거미 질 무렵, 뜨겁고 무겁고 꿈처럼 끈적거리는 공기는 어떨까요? 그들은 언제 일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까요? '자전거를 탄 국수' ~

 

하루 종일 쉴 새 없이 달린 배달원의 마지막 배달지는 어디일까요? 마지막 배달지는 배달원에게 삶의 원동력이 되는 이들이 있는 곳, 함께 둘러앉아 국수를 먹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곳, 바로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집입니다. 또 다시 새로운 하루가 시작되면, 하루 종일 땀 범벅인 채 자전거를 타고 달리는 배달원의 하루도 시작됩니다.

 

<자전거를 탄 국수>는 배달앱이 없던 그 시절의 국수 배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국수 배달원들은 탑처럼 쌓아올린 나무 쟁반과 국수 그릇을 어깨에 이고 자전거를 타고 배달을 합니다. 오토바이와 자동차의 매연을 피해 페달을 밟으며 국수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로 달려가는 배달원의 모습은 예술가이자, 건축가, 곡예사처럼 보입니다. 마지막 배달지는 배달원에게 삶의 원동력이 되는 이들이 있는 곳, 함께 둘러앉아 국수를 먹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지는 곳, 바로 사랑하는 가족이 있는 집입니다. 배달원의 한쪽 어깨에 층층이 쌓아올린 것은 어쩌면 가족들에 대한 책임감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다시 또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배달원의 모습은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꿈오리 한줄평 : 국수 배달원의 어깨에 탑처럼 쌓아올려진 국수는 배고픈 이들을 위한 것이자 가족들에 대한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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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 해방 - 세계적 실천윤리학자 피터 싱어의 담대한 제언 아포리아 6
피터 싱어 지음, 함규진 옮김 / 21세기북스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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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나 귀족들이 누렸을 법한 풍요를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 하루 한 끼의 식사를 걱정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하지만, 단 몇 달러가 없어 죽어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람들은 잘 알지 못합니다. 보이지 않는 빈곤 속에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말이죠.

 

<빈곤해방>은 부제 그대로 세계적 실천윤리학자 피터 싱어의 빈곤에 대한 제언을 담은 책입니다. 피터 싱어는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눈앞에 물에 빠진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를 구하려고 옷이 더러워지는 걸 신경 쓰지 않듯 보이지 않는 빈곤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구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도덕적 의무라고 말합니다.

 


아무 것도 아닌 듯한 안락함이 누군가에게는 생각도 못 할 사치가 된다. 그리고 그런 안락함의 비용은 상대적으로 말하자면, 다른 누군가에게는 하찮다. 그러나 부유한 나라에서 손쉽게 누릴 수 있는 재화에는 한 가지, 고약한 대가가 따른다. 바로 위험이나 부족함을 모르는 자기만족이다. 소득이 별로 높지 않은 사람이라도 기본적인 편안함을 당연히 여기기 쉽다. 그리고 부유층에게 물질적인 호사란 관심거리도 못 된다. p.14

 

이 책은 1'도울 것인가, 외면할 것인가', 2'왜 기부를 망설이는가, 3'타인을 돕는 최선의 방법', 4'기부의 새로운 기준'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피터 싱어는 작은 기부라도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며, 소득의 일부를 기부하자는 제언을 합니다. 연못에 빠진 아이를 구하듯 빈곤으로 죽어가는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기꺼이 도와주어야 한다고 말하며, 연 소득의 일정 비율을 기부할 것을 제언합니다.

 


출근길에 연못에 빠진 어린 아이를 보게 된다면, 아이를 구할 것인가? 물에 들어가는 것은 어렵지 않고 위험하지도 않지만, 며칠 전에 산 새 신발이 더러워지고, 지각도 하게 될 것이다. 이런 질문을 받는다면 어떻게 할까요? 당연히 아이를 구해야 한다고 하겠지요? 아이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니, 신발이나 지각은 대수롭지 않은 것이 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물에 빠진 아이를 구하는 것은 주저하지 않으며, 상당한 손해를 보는 것을 감수하지만, 멀리 있는 사람들을 돕고자 당연한 듯 기부를 하지는 않습니다. 매일 수천 명의 아이들이 죽어가는 동안,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 없어도 거의 눈치 채지 못할 것들을 사는 데 돈을 쓰지만요. 이것은 잘못된 것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빈곤층에 대해 얼마나 책임을 져야 하는 걸까요? 피터 싱어는 말합니다. "비교적 적은 돈일지라도 굶주림과 질병으로 사망하는 비극적 상황을 막을 수 있다", 그러니 "불필요한 지출을 계속해서 줄이고, 절약한 것을 기부해야 한다."고 말이죠.

 

하지만 기부에 대한 장벽이 존재합니다. 물리적 거리, 먼 이방인 보다는 가까운 사람, 책임 소재 등등 기부에 대한 심리적 장벽이 존재합니다. 그럼 어떻게 하면 기부 문화를 만들 수 있을까요? 피터 싱어는 선행을 숨기지 말고 널리 알리기, 수입의 일정 비율을 기부한다고 서약하기, 나부터 시작하기, 소셜미디어 활용하기 등등 기부 문화를 창출할 수 있는 몇 가지의 성공 사례를 보여줍니다.

 

그럼 기부는 무조건 많이 해야만 하는 걸까요? 피터 싱어는 개인의 소득에 맞춰 기부할 수 있는 기부율을 보여줍니다. 또한 "좋은 사람이 되려면 기부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더 기부하면 우리의 기부가 막을 수 있는 나쁜 일만큼이나 중요한 뭔가를 희생해야 되는 지점에서는 기부를 멈춰도 된다." 라고 말합니다.

 

<빈곤해방>은 부제 그대로 세계적 실천윤리학자 피터 싱어의 빈곤에 대한 제언을 담은 책입니다. 피터 싱어는 누군가의 생명을 구할 수 있다면, 기꺼이 그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눈앞에 물에 빠진 아이가 있다면, 그 아이를 구하려고 옷이 더러워지는 걸 신경 쓰지 않듯 보이지 않는 빈곤으로 죽어가는 아이들을 구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도덕적 의무라고 말합니다.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시대를 살고 있다고 하지만, 단 몇 달러가 없어 죽어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비록 적은 돈일지라도 굶주림과 질병으로 사망하는 비극적 상황을 막을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지출을 계속해서 줄이고, 절약한 것을 기부해야 한다."는 피터 싱어의 제언, 어떻게 생각하나요?

 

꿈오리 한줄평 : 기부는 왜, 어떻게 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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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 뒤샹, 변기를 전시회에 출품했다고? I LOVE 아티스트
파우스토 질베르티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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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용 소변기에 사인을 한 후 전시회에 출품한다면, 과연 작품으로 인정받아 전시될 수 있을까요?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요? 당연히 전시될 수 없다고요? 예술 작품으로 볼 수 있으니, 전시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요? 어쩌면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듯한 이 작품은 마스셀 뒤샹의 <>이라는 작품으로, 108년 전 'R. Mutt'라는 필명으로 전시회에 출품할 당시엔 당연히 전시 대상에서 제외되었다고 합니다. 누군가는 그의 작품을 보고 '누구나, 무엇이든' 예술가가 되고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고 말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마르셀 뒤샹, 변기를 전시회에 출품했다고?>는 예술 작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작가, 소변기로 만든 작품 <>으로 "20세기 최고의 영향력 있는 작가의 반열에 오른" 마르셀 뒤샹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작품에 '레디메이드'라는 이름을 붙인 뒤샹, 그의 작품 <>은 영국의 미술가들을 대상으로 한 "20세기 100년 동안 예술가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은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에서 피카소의 <아비뇽의 아가씨>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이쯤 되면 그가 또 어떤 작품을 만들었을까, 그 작품은 무엇으로 만들었을까, 궁금하지 않을 수 없겠지요?

 

 


뒤샹이 그 소변기를 말이야...

자기 집 화장실에 설치하지 않았다는 것만 빼면.

뒤샹은 그것을 미술 전시회에 출품하고 싶었거든!

마치 그 소변기가 조각이나 그림같은 예술 작품인 것처럼 말이야.

그는 거기에 붓으로 사인을 하고는 ''이라고 제목을 붙였어

그런 다음, 중요한 전시회의 심사 위원들에게 보냈지. 뉴욕으로!

'마르셀 뒤샹, 변기를 전시회에 출품했다고?'~

 

1917년 어느 날, 마르셀 뒤샹은 공중 화장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변기를 구입한 다음 붓으로 사인을 하고 전시회에 보냅니다. 세상에! 소변기가 작품이라고? "뒤샹이 미친 거 아냐?"라는 말을 들을만 하지요? R.Mutt(리처드 머트)라는 무명의 이름으로 출품한 이 작품은 당연히 전시되지 못합니다.

 


등받이 없는 의자에 자전거 바퀴를 고정시켜 놓은 <자전거 바퀴>, 노끈을 엮어 만든 공 안에 작은 물체를 숨겨 움직일 때마다 신기한 소리가 나는 <은밀한 소음과 함께>, 미술관 바닥에 코트걸이를 못으로 박은 <>,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에 콧수염과 턱수염을 그린 <L.H.O.O.Q> 등등 예술 작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뒤샹의 작품들,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심하게 갈릴 듯하지요? 어쩌면 그것이 바로 그가 의도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작품에 대한 의미 부여는 어쩌면 관객들의 몫일지도 모릅니다. 관객들 모두가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면, 하나의 작품이지만 수많은 의미를 담은 작품이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레디메이드, 딱 맞는 이름이야! 곰곰이 생각해 보면 뒤샹의 작품들은 이미 만들어진 물건들이잖아! 그가 고르고, 사인하고, 제목을 붙여 전시한 저 소변기나 자전거 바퀴처럼 말이야. 그것들을 예술 작품으로 변화시키는 거야. 놀이야, 예술과 함께 노는 거야.

'마르셀 뒤샹, 변기를 전시회에 출품했다고?'~

 

마르셀 뒤샹은 자신의 작품에 레디메이드라는 이름을 붙입니다. 레디메이드란 "기성품, 즉 대량으로 미리 만들어 놓고 파는 물건을 뜻하는 것"으로 "뒤샹이 이미 생산된 제품을 예술 작품으로 전시하며 자신의 작품에 붙인 말"입니다. 예술 작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뒤샹, 누군가는 그를 예술가의 이단아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그를 20세기 최고의 영향력 있는 작가의 반열에 오르게 한 것임을 부인할 순 없겠지요?

 

<마르셀 뒤샹, 변기를 전시회에 출품했다고?>는 예술 작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작가, 소변기로 만든 작품 <>으로 "20세기 최고의 영향력 있는 작가의 반열에 오른" 마르셀 뒤샹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자신의 작품에 '레디메이드'라는 이름을 붙인 뒤샹, 그의 작품 <>은 영국의 미술가들을 대상으로 한 "20세기 100년 동안 예술가들에게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작품은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에서 피카소의 <아비뇽의 아가씨>들을 제치고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예술 작품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뜨린 그의 작품에 대한 의미 부여는 어쩌면 관객들의 몫일지도 모릅니다. 관객들 모두가 다른 의미를 부여했다면, 하나의 작품이지만 수많은 의미를 담은 작품이 될 수도 있는 것이지요.

 

꿈오리 한줄평 : 무엇이든 예술 작품이 될 수 있다. 마르셀 뒤샹처럼 상상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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