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 쉴 틈 없는 회사의 시간과 숨 돌릴 나만의 시간 사이에서
박인경 지음 / 빌리버튼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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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 ]


밥벌이를 하고 산다는 건, 참 쉽지 않은 일이다.

더욱이 고향의 부모님 곁이 아닌, '서울'이라는 낯설고 커다랗게 느껴지는 도시에서는 더더욱 힘겹게 느껴진다.


매일 아침 이 낯선 도시 안에서 꾸역꾸역 눈을 뜨고, 씻고, 지하철을 향해 간다.

사람들이 가득한 지하철 안에서 이러저리 흔들리다 보면, 어느 새 회사 근처 역에 도착하고,

아침부터 사람들에게 치여 피곤한 나에게 괜시리 정신차리라고 아이스 카페라떼 한 잔을 선물한다.

그렇게 정신없이 근무를 하고, 오후 5시가 넘어가면 퇴근을 기다린다.

선배님들 눈치를 보며 퇴근할 타이밍을 기다리다가 다시 사람들이 득실득실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


서울에서(지금은 경기도에 살지만^^) 지냈던 10년 정도의 생활이 대부분 위와 같은 패턴이라서,

이 책 "서울에서 직장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을 봤을 때, 묘하게 많은 끌림이 있었다.


내 생활과 비슷할 거라는 '동질감', 혹은 '공감'과

이런 서울 생활에서 작가는 어떤 감정을 느꼈고, 어떤 생활을 했을까라는 '궁금함'이 그 끌림의 이유가 아니었을까.


"다른 사람이 아닌

 내가 나에게 애썼다고 인정해주는

 그런 하루하루를 보내고 싶다."


책을 펴고, 프롤로그를 읽는 순간부터 "아, 어쩜 이렇게 같은 생각일까"란 말이 맴돌았다.


나 역시 단 5분이라도 더 자려고 몸을 뒤척이다 머리를 덜 말린 채로 출근길에 나서고,

회사에 들어가기 전, 좋아하는 카페라떼 한 잔을 산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본 거울 앞에서 너무 지치고 우울해 보이는 표정의 나를 본 후, 애써 무의식적으로라도 웃으려고 노력하곤 했었다.


주말에도, 의미 있는 시간으로 채우고 싶어 이것저것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결국 밀린 잠을 자고 책을 읽고 친구를 만나다 보면 그냥, 갑자기... 일요일 밤 9시가 되어 버린다.ㅋ


하지만 작가의 말처럼, "우리는 직장인으로 매일매일 고단한 삶을 살아가고 있지만, 그 안에서 보람과 희망도 느낀다".


큰, 대단한 일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일 안에서 소소한 보람과 희망을 느끼고,

힘든 어느 날은 퇴근 후에 동료들과 함께 마시는 맥주 한 잔에 잠시 내 안에 머물던 시름도 날려 버린다.

바쁘고 금방 지나가 버리는 듯한 주말이지만, 좋아하는 책을 읽거나 좋아하는 사람들을 만나며 행복함과 여유도 잠시 즐긴다.

 

책을 보면 작가는 어린이집 교사인 것으로 보인다.

아침 일찍 출근하고, 근무 시간 내내 아이들을 돌보고, 수업 준비를 위해 야근도 한다.

체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스스로 체력을 지키기 위해 약도 챙겨 먹지만, 갑자기 아픈 날들도 생긴다.

가끔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직장에 계속 다녀야 한다는 마음가짐을 다잡기 위해 12개월 할부로 물건을 구매한 경우도 있다.

퇴근 후 지하철역으로 가는 중, 열 발자국 앞서 걸어가는 선배님을 보았지만, 아무 생각없이 혼자 멍하게 있고 싶어 느린 걸음으로 걸은 적도 있다.

확신이 없는 삶에 대한 고민을 친구에게 털어놓기도 하는 등 고민도 많지만,

퇴근 후 집 근처의 카페에서 익숙한 음악을 들으며, 일기를 쓰면서 힘든 마음을 회복하고, 행복을 느끼기도 한다.


비단 '서울'에서 사는 직장인 뿐만 아니라, 모든 '직장인'들이 느끼는 감정이 아닐까?


그래서 읽는 내내, 작가의 문장들이 따뜻한 위로가 되어 주었다.


오늘도 수고했어요...

내일은 좀 더 수월하게 보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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