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서 페퍼 : 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

아서 페퍼 - 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
패드라 패트릭 지음, 이진 옮김 / 다산책방 / 2017년 12월

아서 페퍼 : 아내의 시간을 걷는 남자

평생을 믿고 사랑하던 사람에게 내가 몰랐던 과거가 있었다면, 내 기분은 어떨까?

이 책은 자신이 전혀 알지 못했던, 사랑하는 아내의 과거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1년 전, 아서는 너무나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떠나보냈다.

그리고 그는 삶의 의미를 잃어버린 듯, 사람들과 교류도 하지 않고 사람을 피하며 혼자만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중 아내의 옷장을 정리하다 부츠 안에서 낯선 물건 하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자신은 본 적이 없던 낯선 참팔찌였다.

참팔찌의 코끼리 참에서 발견한 번호로 해 본 아서는, 아내 미리엄이 인도에서 잠시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참 팔찌의 참 하나하나에 미리엄의 이야기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 아서는, 그렇게 참에서 얻은 정보와 또 관련한 사람들에게 얻은 정보로 여행을 계속한다.

여행을 할수록, 미리엄에 대한 이야기가 쌓일수록, 아서는 혼란스럽다.

물론 자신에게 최고의 아내이자, 아이들에게 최고의 엄마였지만,

자신이 전혀 몰랐던 미리엄의 모험과 여행 이야기를 들을수록...

미리엄이 평범한 자신을 만나 혹여나 행복하지 않았던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마음도 늘어간다.

하지만 또 여행이 계속 될수록, 세상을 보고, 사람들을 대하는 자신의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느끼며 

아서는 또 다른 행복을 느낀다.

자신의 마음을 솔직하게 말하지 못하고, 사람들을 제대로 바라보려 하지 않는 구닥다리 할아버지가 아니라,

자녀들의 마음을 한 번 더 챙기고, 주변 사람들을 걱정하며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는 친근하고 따뜻한 할아버지가 되어간다.

아서는 어느 날 발견한 아내의 낯선 참팔찌의 참에 대한 의미를 찾으려 떠난 여행을 통해서,

평범하고 평화로웠던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경험들을 맞이하게 되고,

또 몰랐던 사실들과 알고 싶지 않은 사실들에 대해서 알게 되고, 그렇게 불편하지만 진실을 찾아 여정을 계속한다.

또, 그 여정을 통해서 자신도 몰랐던 자신 안의 모습을 알게 된다.

다 읽은 지금, 굉장히 가슴이 따뜻해짐을 느낀다.

오랫동안 굳어진 습관을 버리고 낯선 곳을 여행하는 아서의 모습도 멋지고,

그 여행들을 통해 따뜻한 할아버지가 되어 가는 모습도 멋지다.

생각해 본다. 어느 날 갑자기, 내가 몰랐던 사랑하는 사람의 과거에 대해서 알게 된다면 어떤 생각이 들까?

그에 대한 답을 아서가 줄 것이다.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대답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