찌질한 인간 김경희 - 남들처럼 사는 것과 나답게 사는 것 그 사이 어디쯤
김경희 지음 / 빌리버튼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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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질한 인간 김경희, 남들처럼 사는 것과 나답게 사는 것... 그 사이 어디쯤.


작가의 약간은 찌질하지만, 소중한 일상이 펼쳐지는 책, "찌질한 인간 김경희"를 읽었다.


사실, 매일매일이 특별하고 굉장한 날인 사람들이 세상에 몇이나 될까?

가끔씩,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더 소중하고 행복하고 하루하루를 사는 것이 일반 사람들 아니겠는가?


책 속의 김경희는, 직장을 때려치우고 지금은 책방에서 일하며 글을 쓰는, 현재 연애하고 있지 않은 스물 아홉의 여성이다.

좋은 세상이 되었다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대한민국의 이십대 후반 이상의 미혼 여성들은 "너 언제 결혼하니? 애인은 있니?"라는 말을 귀에 딱지가 앉을 정도로 듣고 산다. 김경희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덧 친구들도 하나둘 연애한다며 떠나가고, 그래서 혼자 못 먹던 순대국을 이제는 포장해서 먹을 정도는 되었다.


그런 평범한 하루, 일하는 책방에서의 에피소드 등 일상에서 느낀 감정들을 작가는 솔직한 입담으로 우리에게 전한다.

그래서 때로는 웃기기도 하고, 때로는 웃프고 씁쓸하기도 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사실 모든 글에 공감을 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덜 솔직하기 때문인지, 작가가 왜 이렇게까지 생각을 하는 거지라는 생각이 드는 대목들도 간혹 있었다.

하지만, 스물아홉의 작가가 느끼는 감정과 서른일곱의 내가 느끼는 감정은 다를 수 밖에 없으므로...

어쩌면 그 느낀 바가 다른 것은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나 역시도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일반적인 기준'에 맞춰, 적절한 시기에 어떤 것까지는 이뤄놓아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많이 한다.

'적절한 시기'라는 게 누가 정해놓은 건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책 표지의 '남들처럼 사는 것과 나답게 사는 것 그 사이 어디쯤'이라는 문장처럼,

남들처럼 살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이게 나야"라면서 나답게 살지도 못하는, 어정쩡한 그 사이 어디쯤... 놓여 있는 것 같다.

작가뿐 아니라, 나 역시도 말이다.


그래서 작가의 솔직담백한 문장이 더더욱, 무척이나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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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95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하는 것들,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버겁다.

스물아홉이니까 몇 천쯤은 통장에 있어야 하고, 남편이나 남자친구도 있어야 하고, 안정적인 직장에 다니고 있어야 한다는 것들.


무언가를, 그러니까 사회에서 스물아홉이라는 나이를 가진 사람에게 기대하는 일들을,

무난하게 이뤘음을 전제로 하는 물음에 그저 웃어넘긴다.

감당해야 한다. 넘겨내야 한다.


그렇게 묻는 당신도 버거운 인생을 살고 있으면서.

꼭 남에게 확인한다.


p. 197

오늘의 내가 미룬 일은 내일의 내가 어떻게든 해결한다.

그러니 하루쯤은 쉬었으면 한다. 나도, 이 글을 읽는 당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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