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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의 영휴
사토 쇼고 지음, 서혜영 옮김 / 해냄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제157회 나오키상 수상작 [달의 영휴] 사토 쇼고 장편소설
"달이 차고 기울 듯 당신에게 돌아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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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나이는 도쿄스테이션호텔 2층에서 15년 전 죽은 딸의 기억을 가진, '루리'라는 이름마저 같은 여자아이를 만난다.
딸의 기억을 가졌다라는 것을 믿고 싶지 않지만, 아이는 과거의 오사나이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아이와 대화를 하면 할수록 오사나이는 혼란스럽다.
책은 오사나이와 루리의 만남을 시작으로
과거 오사나이의 연애와 결혼, 그리고 딸의 출산에 따른 가족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과거 어느 시점의, '루리'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의 사랑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렇게 미묘하게 이어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사랑'에 대한 의미를 일깨운다.

"하지만 나한테 선택권이 있다면, 난 달처럼 죽는 쪽을 택할 거야."
"달이 차고 기울 듯이."
"그래. 달이 차고 기울 듯이,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거야. 그래서 아키히코 군앞에 계속 나타나는 거야."
책을 읽는 동안, '사랑'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했다.
계속하여 '루리'의 기억을 가진 채 새로 태어나고 태어나서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가려는 그 마음...
그리고 그런 '루리'를 둘러싼 새로운 가족의 이야기와 기억을 가진 채로 태어나는 루리로 인해 삶이 변화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사랑의 다양한 모습에 대해서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얼마나 깊고 진한 사랑이기에 그렇게 계속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같은 기억을 가진 채로 새로운 생으로의 삶보다도 사랑하는 그 사람을 찾으려고 하는 건지,
평범한 나로서는 도저히 상상이 안 가기도 했다.
기존에 내가 알던 환생은, 전생의 기억을 안고 살아가는 것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런 점에서 이 책에서의 소재는 사실 특이했고, 약간은 몽환적이었다.
'달'이라는 이미지가 주는 느낌도 한 몫 했나보다.
크게 보자면, 전생의 기억을 가진 채로 새 삶을 이어가는 '루리'의 이야기가 큰 축이 되겠지만,
조금 전에도 말했듯이, 나에게는 '루리'가 새 삶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다.
이야기의 시작을 여는 오사나이가 전혀 몰랐던 진실과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하면서
결국 '루리'를 인정할 수 밖에 없게 되는 마지막엔 나도 모르게 탄식이 새어 나왔다.
괜히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은 아니었다.
책을 읽은 후 독자들이 받는 큰 틀에서의 느낌은 비슷하겠지만, 세세한 감정은 아마도 다양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그만큼 다양하게,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추운 겨울, 달이 차고 기울 듯 계속하여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분투하는 '루리'를 만나보면 어떨까
'삶'과 '사랑'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을 할 수 있는 멋진 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