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모든 것을 합치면 사랑이 되었다
이정하 지음, 김진희 그림 / 생각의서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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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모든 것을 합치면 사랑이 되었다."


한 때 이정하 시인의 책을 무척이나 읽었었다.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 '그대 굳이 사랑하지 않아도 좋다' 등 그의 시는 제목만으로도 외사랑 혹은 짝사랑의 감성이 느껴진다.

그래서 어린 시절(?) 많은 짝사랑에 대한 고뇌의 밤을 이정하 시인의 시로 물들였는지도 모르겠다. ^^


오랜만에 본 그의 글은 여전히 사랑을 이야기한다.

아름답고 행복한 사랑뿐만 아니라 혼자 하는 사랑, 나를 바라봐 주지 않는 사랑, 떠나려는 사랑, 그리워하는 사랑 등 참으로 다양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p. 38


 삶의 한가운데 누군가를 운명적으로 만나 사랑한다는 것,

 그것은 누가 뭐라 해도 가슴 벅찬 일임에는 틀림없다.


 무엇을 기다리는가?

 사랑엔 용기가 필요하다.

 되든 안 되든 한번 부닥쳐보는 용기.

 그래야 후회가 남지 않는다.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말해라.

 말로 못 한다면 편지라도 써라.

 받아들이고 안 받아들이고는 나중 문제다.

 사랑한다면 어떤 식으로든 표현해야 한다.

 세상에는 의외로 무딘 사람들도 많으니



많은 사랑의 형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론은 결국 '사랑'이 아닐까 싶다.

사랑의 형태와 방법, 이별의 형태와 방법, 그리워하는 이들의 마음까지 모두 다양하지만,

결국은 '그 모든 것이 합쳐서 사랑이라는 형태로 귀결'되는 것이 아닌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남녀간의 애정인 '사랑'에 대해서만 말하는 것은 또 아니었다.

세상의 약자들, 혹은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며 사는 일반의 사람들이 말하는 '희망'도

커다란 범주의 '사랑'에 속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들게 하는 글도 있어, 다양한 감정과 생각을 할 수 있어 좋았다.


p. 125

 바람 불어 흔들리는 게 아니라

 들꽃은 저 혼자 흔들린다.

 누구 하나 눈여겨보는 사람 없지만

 제자리를 지키려고 안간힘을 쓰다 보니

 다리가 후들거려서 떨리는 게다.


 그래도... 들꽃은 행복했다.

 왠지 모르게 행복했다



또한, 시인의 청춘에 대한 문장도 무척 인상적이었다.

청춘이라고 하면, 젊고 싱그럽고 반짝반짝거리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진로와 취업에 대한 끝없는 고민이 이어지고 방황하는 시기이다.

사랑 역시 선명하지 않고 어중간한 시기일 것이다... 알아가는 과정의 시기일 테니까 말이다.


풋내 나서 더 싱그럽고, 더 순수했던 청춘의 시간들...에 대한 문장이 무척 좋았다.


p. 158


청춘, 눈부신 것 같지만

어쩌면 가장 어중간한 시기다.

사랑도 삶도.


기차가 출발해 속도를 내듯

정해진 인생의 선로에 들어서서

서서히 가속도를 붙여나가야 할 시기이지만

불쑥불쑥 그 선로를 벗어나고 싶은 충동이 많은 때도

바로 그 시기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풋내 나는 시절이었지만

그때만큼 순수하고 진실했던 때는 다시 없을 듯하다.



산다는 것과 사랑한다는 것.

그 시기엔 두 가지 다 버거운 것이 사실이었지만

그 모두를 더욱 성숙시킬 수 있는 가능성 또한

지니고 있다는 것을.


정해진 진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사랑을 포기해야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 아픈 가슴앓이로 인해 자기 삶이

더욱 풍성해지고 윤택해질 수도 있음을.



요즈음에는 '사랑'을 이야기하는 책이 많다.

아니, 늘 '사랑'이라는 소재는 시든, 에세이든, 소설이든 어떤 종류를 불문하고 좋은 소재임에는 틀림없다.

그래서 많은 책이 있는 것일 게다.


이정하 시인의 글은, 최근 많이 출간되는 SNS에서 인기있는 젊은 작가들의 문장에 비하면 사실 약간은 '올드'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이 감정이란 게, 올드한 감성과 문장으로 읽을 때 어쩌면 더 순수하고 반짝이는 감성을 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OLD(올드)하든, YOUNG(영)하든, 다양한 사랑과 다양한 사람들의 마음이 담겨진 책 속의 문장들은 무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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