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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테이블 - 지나가는 마음들
김종관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9월
평점 :
품절
The Table (더 테이블) , 지나가는 마음들
표지와 제목을 보고는 참 예쁘고, 특이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카페, 하나의 테이블을 스쳐 지나간 사람들의 이야기라니....
내가 지금 앉아 있는 이 테이블에서, 어떤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들을 나눴을까라고 생각해 보면,
일상적이고 평범한 흔한 일처럼 보이다가도, 흔하지 않은 느낌을 가지게 된다.
그냥 스쳐갈 수도 있는 이런 소재로 이야기를 만들다니, 역시 작가나 감독은 대단한 사람들이다.^^
책에서는 우선 '더 테이블'이라는 동명의 영화 시나리오가 소개된다.
[더 테이블] 시나리오
여기 하나의 테이블을 스쳐간 4쌍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1. 카페, 오전
민호와 경진의 대화가 이어진다.
그들의 대화에서 민호와 경진이 지금 만남이 4번째이고, 민호는 몇 개월 여행을 다녀온 뒤라는 걸 알 수 있다.
이들에게는 어떤 사연이 있는 걸까?
#2. 카페, 오후
민호와 경진이 떠난 카페의 자리,
유진과 창석이 자리에 앉고, 그들의 대화가 이어진다.
유진은 유명한 여배우이고, 창석은 유진의 전 남자친구였다.
이들에게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그들의 대화에서 물론 그들의 과거를 다 알 수는 없다.
#3. 카페, 해 질 녘
이번엔 좀 색다른 두 사람이다.
젊은 은희와 60대 초반의 숙자가 카페의 테이블에 앉는다.
대화를 통해서 약간은 은희와 숙자의 삶에 살짝 다가선 느낌이 들었다.
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나눈 걸까?
#4. 카페, 저녁
혜경과 운철이 카페의 테이블에서 대화를 나눈다.
이들도 한 때 서로를 사랑했다.
아니, 지금도 어쩌면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들은 아마, 오늘 이후에는 만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은 어떤 사랑을 한 걸까?
"왜 마음 가는 길이랑 사람 가는 길이 달라지는 건지 모르겠어."
테이블에서 나누는 서로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두 사람의 관계, 서로에 대한 마음, 상황들을 알게 된다.
오랜 시간 펼쳐지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여러 생각들이 떠올랐다.
[언더 더 테이블] 그들의 또 다른 이야기
이렇게 잠깐 인물들을 만나는 게 좀 아쉽다 생각이 든 순간,
다음장을 넘기면, 테이블 위에서가 아닌 그들의 또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 중에서 혜경과 운철의 이야기가 쓸쓸하게 다가왔다.
혜경과 운철의 이야기 속에서 사용한 작가의 '불완전한 사랑'이라는 단어가 가슴 속에 박혔다.
[비하인드 더 테이블] 영화를 만들며
작가가 시나리오를 쓰게 된 경위, 영화를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 작가와의 인터뷰 등이 들어있는데,
다 읽고 나면 좀 더 이 책의 내용이나 영화에 가까워진 느낌이 들 것 같다.
책을 읽는 동안 차분하고 담담하게 페이지를 넘길 수 있었다.
위에서도 말했지만, 평범한 듯 하면서도 평범하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흥미로웠고,
테이블 위에서의 잠시의 대화 속에서 그들의 모습을 떠올려보는 것도 색다르고 즐거웠다.
"모든 것이 지나간 텅 빈 공간에 이야기들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