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용돌이
전건우 지음 / 엘릭시르 / 2017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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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접하는 작가님의 책이었지만, 소재가 '물귀신'이라는 것을 듣고난 후 이 책이 더욱 궁금해졌다.

'물귀신'이라는, 사실은 어른들이 읽기엔 다소 유치한 소재를 어떻게 재미있고 흥미있게 버무려 냈을까라는 기대심이 생겼다.

먼저 읽은 분들의 평이 좋았기 때문에 더 눈을 반짝이며 책을 펼쳤다.

 

"열 세살 때의 친구 같은 건 다시 생기지 않는다."

 

사진작가인 민호는 죽음을 찍어서 판다. 그렇게 살던 어느 날, 어린 시절의 친구에게서 연락이 온다.

어린 시절 함께 놀던 친구가 죽었단다. 그것도 기괴한 방식으로 말이다.

불길한 느낌이 들고, 그 곳으로 돌아가기 싫었지만, 민호는 어린 시절 머물렀던 광선리로 향한다.

친구의 죽음의 원인은 무엇일까? 왜 죽었을까?

어린 시절, 이 곳 광선리에서 민호와 친구들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어린 시절과 현재의 이야기가 교차되면서 이야기는 흘러간다.

 

어린 시절, 함께 독수리 오형제라 칭하며 진득한 우정을 쌓은 친구들...

하지만 친구를 돕고 싶다는 순수한 마음에서 시작된 하나의 행동은 아이들이 전혀 해결할 수 없는 심각한 사태를 불러온다.

그리고 그 사건을 계기로 친구들은 헤어지고, 과거에 얽매여 정신적으로 피폐한 삶, 어쩌면 괜찮은 척 하는 삶을 살아간다.

현재의 '물귀신'을 다시 데려온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 추리하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또 겉으로 보이는 '물귀신'이라는 것의 이면에 무분멸한 개발이라는 사회문제도 들어있어 책을 읽는 데 지루함을 느낄 틈이 없었다.

그리고 소설은 '물귀신'이라는, 사실은 인간의 능력으로 제압하기 어려운 존재를 내세웠지만, '공포'에만 국한되지 않아서 좋았다.

물귀신이라는 불가항력인 존재에 대해서 그냥 무참히 당하는 것이 아니라, 해결을 위해 동분서주한다.

그래서 등장인물들은 책의 마지막엔 어느 정도 앞으로 나아가 있다.

과거의 어린 시절에 갇혀서 끝나버리지 않고, 늦었지만 지금 현재 변화된 인물들을 보는 것은 꽤 기분좋은 일이었다.

 

처음에도 말했지만, 작가님의 책은 이번이 처음이었는데,

이 소설은 내용뿐만 아니라, 작가님의 문체마저도 매력적이었다.

어쩌면 그 문체로 인해서 책을 읽는 것에 전혀 지루함을 못 느꼈을 지도 모르겠다.

인물들을 묘사하거나 이야기를 끌어가는 문체가 너무 위트있어서, 조만간 작가님의 다른 책도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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