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를 건너다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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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바꿨으면 좋았을 거라고 누구나 생각하지만

아무도 지금 바꾸려 하지 않는다."

 

 

잘 읽혔지만, 쉽지만은 않은 소설이었다.

큰 사건이 벌어져서 그 건에 대해서 의견 차이가 있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

소소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자그마한 돌맹이 하나 던져진 듯한,

하지만 그 돌이 점점 커져서 가슴을 압박하는 듯한 알 수 없는 불안이 느껴지는 소설이었다.

(지금도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좋을지 사실은 잘 모르겠다.)

 

이야기는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 이라는 4단락으로 구성되어 있다.

아내와 아내쪽 조카와 함께 살고 있는 집에 누가 보낸 건지 알 수 없는 수상한 물건이 배달되며 불안을 느끼는 아키라의 이야기,

여의원에 대한 야유 건으로 도의원인 남편이 실수를 저지를까 내내 노심초사하는 아쓰코의 이야기,

자신이 옳다라고 생각하는 길을 걸어가는 다큐멘터리 감독 겐이치로의 이야기,

그리고 또 다른(우리에겐 약간은 생소한 미래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주요하게 진행되는 이야기의 흐름에서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은 아마도 두 가지 정도인 것 같다.

1)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보통은 미안하다고 사과하는 게 먼저이지만, 잘 지키지 못한다.

2) 자기가 옳다고 생각한 것에 대해서는 정당화를 시키면서 그것이 옳은 게 되기를 바란다.

 

그 순간, 잘못된 일이 발생된 그 순간에 "나중에 하지 뭐"라든가, "괜찮을거야."라든가, "저 사람이 잘못된 거고, 난 옳은거야."라든가

이런 생각들은 지난 뒤에는 이미 그 전으로 돌이키기에는 늦어버린다.

또 그렇게 되돌릴 수 없는 후회는 사람의 가슴 속에서 하나의 응어리가 되어 또 다른 나쁜 결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쉽게, 아무렇지 않게, 혹은 좋은 결과가 올 거라는 확신에 상대방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고 그 순간을 넘어가는 자그마한 하나하나가 모여 끔찍한 결과가 도래될 수도 있다.

 

<책 속 밑줄>

p. 85

물론 인간이니까 가끔은 잘못된 행동을 하겠죠.

그렇지만 잘못된 행동을 했다고 알아채면 보통은 '미안하다'고 사과하잖아요.

그건 유치원에서 가르치는 수준이라고요.

p. 104

인간이란 존재는 자기가 잘못됐다고 알아챈 순간, 그걸 바로 인정하고 사과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자기가 잘못되지 않은 게 될까, 어떻게 하면 자기가 옳은 게 될까를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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