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뜬금없이 사랑이 시작되었다
페트라 휠스만 지음, 박정미 옮김 / 레드스톤 / 2017년 5월
평점 :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은 사랑할 때
찾아온다~♡"
이자벨레는 익숙한 것을 좋아하고, 극도로 변화를 싫어하는 27세의
플로리스트이다.
하루도 빠짐없이 일일드라마 '러브러브러브'를 챙겨보고, 자신이 일하는 꽃집
건너편의 베트남 국수집에서 점심(오늘의 스프)를 먹고, 월화수목금토일 계획이 정해서 생활하는 아가씨이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매일 점심을 먹던 베트남 국수집이 없어지고 그
자리에 새 레스토랑이 생긴다.
거기다 큰 맘 먹고 그 레스토랑에 갔더니, 거긴 '재수없고 까칠한'
옌스라는 남자가 세프이자 주인이다.
이자벨레와 옌스는 일이 자꾸 꼬여 서로에 대한 오해만 쌓여가는데, 이상하게
점점 친근하고 친숙해진다.
그리고 자벨레는 첫 눈에 '심장이 쿵'하는 사랑을 꿈꾸고 있다.
물론 지금까지 사귀었던 남자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자신이 원하는 느낌을
주는 남자는 없었다.
그런데, 일하던 꽃집이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게 되고, 채무상담을 해 줄
변호사를 만나게 되는데~ 이자벨레는 알렉산더 랑에 변호사를 보고는 첫 눈에 이 사람이 내가 원하던
사람이라고 느낀다.
이상하게도 나는 로맨스 드라마는 그렇게 열광하고 가슴 설레어 하면서도
로맨스 소설은 되도록이면 피해 왔었다.
글로 읽혀지는 것이 더 상상력이 가미되어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더 오글거리기 때문인지, 이유는 모르겠다.
그리하여 오랜만에 접한 것이 이 독일 로맨스 소설이었는데,
제목부터 너무 옳은(?) 문장이라 책을 잡을 수 밖에 없었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은 뜬금없이
시작된다.
생각해 보면, "나 이제 저 사람이랑 사랑할거야!!"라고
스타트를 알리고 시작하는 사랑은 없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상대방에 내 마음에 스며들어서,
사랑하게 되는 것이다.
이자벨레의 사랑은 과연 누구일까?
투닥투닥 정이 드는 옌스일까, 아니면 첫 눈에 반한
알렉산더일까?
소설의 주요 등장인물은 이자벨레, 옌스, 알렉산더이지만,
다른 인물들의 매력도 상당하다.
말 안 듣고 옌스의 속을 썩이지만, 자신의 오빠를 너무너무 좋아한느 옌스의
동생 메를렌도,
사랑에 빠진 이자벨레의 중년친구 크누트도
매력적이다.
우리와 문화가 달라서인지, 나이차가 있는데도 서로 고민을 상담하고 우정을
나누는 이자벨레와 크누트, 이자벨레와 메를렌의 모습이 무척 좋았다.
소설은 문체가 굉장히 생기있고 발랄해서 가독성은
좋았다.
특히, 인물들의 대화를 보고 있으면 마치 내가 말하는 것처럼 빠져들
정도였다.
다만, 나와 맞지 않는 부분이겠지만,
소설의 초반에 이자벨레가 옌스의 레스토랑에 가서 했던 행동들은 너무
예의없는 것 아닌가 해서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다. 나중에 꽃집 주인인 브리기테에게도 큰소리를 내는 장면이 있는데, 이 때에도
사실 조금 당황했다.
또, 색다른 사랑을 기대했지만, 조금 뻔한 사랑이야기여서 그
부분은 조금 아쉬웠다.
(로맨스소설에 약간의 선망이 있어 좀 다른 스타일의 주인공과 이야기 전개를
바랬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충분히 즐거운 독서였다.
뜬금없지만, 예상치 못한 사랑이지만, 사랑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고
가치있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