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등석 기차 여행 당신을 위한 그림책, You
다니 토랑 지음, 엄지영 옮김 / 요요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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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를 장식하는 여성은, 일등석 기차 여행길에 오른 클레멘티나이다.

클레멘티나의 아버지 델피 씨는 평생을 행정공무원으로 일하며 부유하지는 않지만 끼니를 걱정할 정도로 가난하지는 않은 그런 삶을 살고 있었고,

그의 딸 클레멘티나가 좋은 신랑감을 얻기를 바라며 그녀에게 상류 사회의 매너와 에티켓을 가르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전쟁으로 델피 씨는 사망하고, 클레멘티나는 수중에 남은 돈으로 아름다운 민트색 드레스와 커다란 모자를 사 입고 일등석 기차에 오른다.

 

일등석 기차 안에서 일 년을 보내는 사이 아름다운 클레멘티나는 은행가, 장군,왕에게 구혼의 말을 듣게 되지만, 그녀는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하며 여행을 계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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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등석 기차에 오르는 클레멘티나 역시 아버지의 생전 바람처럼 부유한 신사들과 어울리며 좋은 신랑감을 찾으려 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여행을 하며 자신의 삶을 살면서, 그녀에게 구혼한 이들의 말 속에는 가장 중요한 '자신'이 빠져있다는 것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

 

은행가, 장군, 왕은 그녀에게 세상 모든 것을 다 줄 듯이 말하며 그녀의 마음을 얻고자 하였지만, 정작 그들의 말 속에 그녀는 없었다.

 

일년 뒤, 그녀는 예전과 같은 우아한 모습으로 일등석 칸에 오르지 않았지만, 얼굴 가득 행복과 자유를 담고 거침없이 삼등석 칸으로 올라타고 아무나 갈 수 없는 기관실을 향해 걸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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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에 흩날리는 클레멘티나의 빨간 머리와 행복한 미소를 계속 쳐다보게 된다.

여행의 시작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지만, 그녀는 이 여행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길을 찾을 수 있었고 그것을 향해 나아갈 용기와 힘을 얻게 되었다.

그녀의 이 자유롭고 행복한 끝없는 여행이 언제까지고 계속되기를, 마음 속으로 바라고 바란다.

 

클레멘티나의 여정을 보며, 우리의 인생에 대헤서도 생각해 본다.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건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클레멘티나가 여행의 시작에는 전혀 이런 마음이 없었다가 점차 자신의 길을 찾게 되는 것처럼, 우리도 삶의 어떤 순간에 의도치 않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찾게 될 지도 모를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클레멘티나처럼 나도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

바람을 느끼며 여행 자체에 대한 사랑을 가득 품은 채로 말이다.

 

 

(책 속에서)

철길 사이에 핀 야생화처럼 그녀의 가슴 속에서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무언가가 싹터 올랐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이제는 그것이 사랑이라는 걸 어렴풋이 안다.

그 누구에 대한 사랑이 아닌 여행 그 차제에 대한 사랑.

이 끝없는 여행을 계속하게 한 것은 풀리지 않는 갈망과 동경이었다.

 

 

 

*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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