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백합
다지마 도시유키 지음, 김영주 옮김 / 모모 / 2022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952년,

아버지 친구댁인 롯코산에 오게 된 스스무는 동갑친구와 근처에서 놀다가 스스로를 연못의 요정이라 칭하는 예쁜 소녀 가오루를 알게 된다.

이후 이들은 친한 친구 사이가 된다.

 

1935년,

회장인 고시바 이치조와 함께 출장길에 오른 아사기와 데라모토는 베를린에서 일본인 여성을 우연히 만나게 되는데, 그녀는 일본에서 올 누군가를 기다린다며 한동안 베를린에서 머물게 되고 회장 일행과 자주 마주치게 된다.

 

1940년, 여고생인 구라사와 히토미는 호큐전철의 차장에게 연애편지를 건네고 이들은 조심스레 데이트를 즐기며 연애를 하게 된다.

 

-

책의 띠지에는 "단 한 글자도 놓치지 마라, 모든 것이 복선이며 단서다!!!"라고 커다랗게 쓰여 있어, 속지 않으리라 다짐하면서 매섭게 눈을 뜨고 책을 읽었더랬다.

 

소설은 1952년의 가즈히코, 스스무, 가오루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들의 가족과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등장하면서 1935년과 1940년대의 인물들과 맞물리기 시작하고, 독자는 '베를린에서 마주친 일본 여성은 누구일까?'라는 의문과 '총을 쏜 사람은 누구일까?'라는 의문 등을 가지게 된다.

그런 의문들을 가진 독자는 자신의 눈과 마음에 의심스러운 인물들을 하나둘 담기 시작한다.

나 역시도 베를린에서 만난 일본인 여성은 1950년 이야기 속의 ○○○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고, 구라사와 히토미와 연애를 한 전철 차장은 △△△일 거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작가가 우리의 눈을 그 쪽으로 돌리도록 교묘하게(?) 밑밥을 던져 놓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마음 안에 있는 '편견'과 '고정관념'에 따라 자연스레 작가의 의도대로 생각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하하.

 

 

솔직히 엄청나게 깜짝 놀란 건 아니었지만, 저자의 의도대로 잘 속아주고 있긴 했었다.

그래서 1952년과 1935년, 1940년대의 어느 인물이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연결이 되자, 속지 않으려 했건만 결국 속아버렸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다시 의심스러웠고, 작가의 의도대로 득달같이 믿어 버렸던 장면 하나하나를 다시 넘겨보며 작가의 교묘한(?) 서술 트릭에 완전히 걸려 버렸다. 하하하.

(그런데 생각해보면 작가가 숨겨놓은 트릭이 너무 교묘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자꾸 드는 건 사실이다. 우리가 잘 몰랐던 부분들도 있고 말이다.

일본인들은 100% 납득을 했을까, 라는 의문도 생겼다. 작정하고 만든 트릭들이 너무 작정하고 만든 듯해 의미를 알고서도 약간 시큰둥해진달까... ^^;;)

 

역자 후기에서 제목인 '흑백합'의 의미를 살며시 알게 되었는데, 어쩌면 일본인들이 이 책을 읽었을 때에는 백합의 의미로 인해 조금 그 트릭을 눈치채지 않았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했다.

사실 제목이 나에겐 가장 큰 반전이었달까? 특정 인물에 대한 놀라움보다는, 제목의 의미를 알게 되었을 때 더 놀랐고 한방 먹었다 싶었으니 말이다.

 

서술트릭은 이미 너무나도 유명한 작품들이 있어서, <흑백합> 속 트릭이 큰 감흥을 주지 못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띠지의 말은 정말 사실이었으니... "속을 확률 100%의 반전 미스터리"라는 말은 100%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건 속을 수밖에 없다. 하하하.

 

'날 속이는 반전 미스터리가 좋아'라는 독자라면, 기분좋게 속으며 웃을 수 있을 듯 하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

너무 기대가 컸던 탓인지, 반전 외에 내용적으로는 큰 재미를 주지는 못해 조금 아쉬웠다.

 

※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