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마이어의 어리석음
조셉 콘래드 지음, 원유경 옮김 / 이타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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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마이어의 어리석음

조셉 콘래드 / 이타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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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마이어는 다시금 오랜 세월 살아온 이 해안을 벗어나 부와 권력의 꿈속으로 빠져들었다.

그간 마주했던 쓰라린 노동과 투쟁의 현실은 멋지고 화려한 환상 속으로 사라졌다.

이제 그와 그의 딸은 부유해져 존경받으며 유럽에서 살게 될 것이었다.

백인 남성과 말레이 여성 사이에서 탄생한 혼혈에 대한 경멸 어린 편견이 아무리 심각해도 상관없었다.

딸의 빼어난 아름다움과 그의 엄청난 재력 앞에서 그 누구도 딸이 혼혈이라 생각지 않을 것이었다.

딸의 승리를 보며 그는 젊음을 되찾고 죄수처럼 느껴지는 이 해안의 비통한 25년 투쟁의 세월을 잊어버릴 터였다.

 

 

- <올마이어의 어리석음> 중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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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올마이어가 다인을 기다리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인도네시아 마카사르 지역의 유일한 백인인 올마이어는 20년 전 성공을 꿈꾸며 이 곳으로 왔다.

그런 그에게 '바다의 왕'이라 불리는 '톰 링가드'는 자신의 양딸 말레이 여성과 결혼할 것을 제안하고, 올마이어는 부유하고 풍성한 삶을 상상하며 그녀와 사랑없는 결혼을 하게 된다.

그 후 올마이어는 아내와는 그리 좋지 못한 관계를 유지하며 그녀 사이에서 낳은 딸인 니나에게 애정과 관심을 쏟는다.

그러나 니나는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해주지 않고 백인으로서의 삶을 강요하는 올마이어의 모습에 힘들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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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의 어머니가 말레이 사람이고, 니나 역시 말레이 혼혈임에도 올마이어는 딸 앞에서 거리낌없이 말레이 사람은 믿을 수 없다라는 말을 수시로 한다.

백인과 말레이인의 혼혈인 니나는 무척 아름답고 우아한 외모를 가졌지만, 아버지 올마이어가 원하는대로 홍콩에서 백인들의 교육을 받았고 그 과정에서 차별을 당하기도 했다.

부모님의 불화, 자신이 원치 않는 삶을 강요받는 니나의 모습은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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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마이어의 어리석음'은 말 그대로 올마이어라는 사람의 어리석음에 대한 이야기기도 하지만, 소설 속에서 올마이어가 지은 새 집을 네덜란드인들이 부르는 명칭이기도 했다.

그만큼 주변 사람들에게도 인정받지 못하지만, 그런 걸 아는지 모르는지 올마이어는 뿌리깊은 백인우월주의로 꽁꽁 둘러싸여 니나를 통해 더 나은 세상으로 갈 행복한 미래만을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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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마이어는 분명 자신의 딸 니나를 사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 서툴렀고, 자신의 방식으로만 그녀를 변화시키고 이끌려고만 했다.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그 곳의 사람들을 무시하고 믿지 못하는 그는, 가족에게조차 그런 편협한 잣대를 들이대며 모두를 고통 속에 빠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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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가운데 니나는 사랑이라 부를 수 있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기 위해 중대한 결정을 내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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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마이어를 보며 '동상이몽'이라는 단어도 떠올랐다.

그와 그의 아내는 서로 다른 꿈을 꿨고, 그와 딸 니나 역시 다른 꿈을 꿨다. 올마이어는 그들을 제대로 보려고 하지 않았고 오로지 자신의 입장과 기준에서만 평가하고 처리하려고 했다.

그렇기에 어쩌면 결말은 정해져 있었던 것이 아닐까.

그래도 니나의 선택을 알아챈 올마이어가 잠시나마 덜 어리석은 행동을 해서 다행이다 싶었다.

적어도 모두가 파멸에 이르지는 않게 되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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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인 우월주의'라고 하면 뭔가 고리타분하고 시대착오적인 단어로 보이지만, 놀랍게도 현재도 여전히 백인 우월주의를 내세우며 다른 인종을 차별하고 폭행까지 일삼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비단 백인 우월주의 뿐만 아니라, 우리 역시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자신도 모르는 차별의 늬앙스를 주지 않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듯 하다.

더 이상은 어리석은 '올마이어'들이 생기지 않기를, 어디에 사는 사람이든 어떤 인종이든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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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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