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소설로 선정된 최은영 님의 <답신>은 정말 역시 최은영이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을 울렸다.
인터뷰에서 언급된 대로 정말 눈물버튼이 눌러지는 순간, 내가 어느새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었다.
나쁜 사람이 눈에 확연히 보이는데, 어째서 그녀와 언니는 멀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속상하고 안타까웠다.
어쩌면 제대로 된 애정을 받지 못한 그녀와 언니였기에 각자의 방식으로 어떻게든 삶을 지탱하려고 한 것이 아닐까 싶다가도, 나쁜 놈 때문에 또 화가 나고 속상하고... 그래서 눈물이 뚝뚝 흘렀다.
아, 정말 요즘 소설을 읽다보면 오은영 박사님이 필요한 순간이 너무 많다. 그러면서 나 역시도 부모의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시와 소설 한 편씩만 소개했지만, 사실 다른 작품들도 다 좋았다.
이서수 님의 <미조의 시대>도 구로디지털단지 역이 너무 실감나게 소개되어 있어서 완전 리얼리티 소설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때 남편이 구로디지털단지역 근처에서 일했기 때문에 그 근방을 엄청 자주 다녔는데, 60년대 70년대 80년대 그리고 2000년대의 그 곳 풍경을 이야기하는 장면이 인상깊었다.
"네가 무슨 생각 하는지 알아. 하지만 나는 저 여자처럼 시대가 요구하는 걸 만들고 있는 거야. 시대가 가발을 만들어야 돈을 주겠다고 하면 가발을 만드는 거고, 시대가 성인 웹툰을 만들어야 돈을 주겠다고 하면 그걸 만드는 거야. 그렇게 단순한 거야. 마찬가지인 거야."(183쪽)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의 시와 소설을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을 선사해 준 《시소 첫번째》를 통해 시의 매력을 더 느낄 수 있었고, 관심작가의 리스트도 추가했다.
앞으로는 작가들의 이름이 언급되면 한번 더 관심을 가지고 들여다볼 것 같다.
매력적인 8인 8색의 작품들을 만날 수 있었던 매력만점이 책, 내년에 출간될 두번째 이야기도 기대해 본다.
※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