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평범하지 않은 예술세계를 추구하는 인물들이 많이 등장해서일까, 아니면 그 엽기적인 살인 때문인 걸까.
도무지 사건의 단서는 보이지 않는다.
쓰쓰미 기요토는 범인을 아는 듯한 늬앙스의 수수께끼같은 편지를 모에에게 남기지만, 그에게서 진실을 듣기 전에 그에게 사고가 생기고 만다.
사건을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인지 모에는 이번에도 약간은 무모하게 덤벼든다.
물론 똑똑한 친구이니 나름의 추리를 펼치며 사건의 진상에 접근해간 측면도 분명 있지만, 그녀는 너무 적극적이고, 너무 무대포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어느 순간 자신의 논리가 맞다고 판단이 되면 앞뒤 재지 않고, 위험에 대한 자각도 없이 덤벼든다.
그런 모에에게 사이카와가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이번 사건에서 모에는 이상과 정상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추리소설에서 이런 철학적 사고를 하게 되다니... 거기다 이 소설은 이공계 미스터리를 표방하고 있는데 말이다.
하지만 이런 철학적 고민까지도 사이카와는 이공계스럽게 접근해서 풀어낸다.
"자신과 타인이 같지 않다는 건 행복한 일 아닌가? 사람은 제각각 다르기에 그 사이에서 마찰이 생기고 그 마찰 덕분에 미끄러지지 않고 살아갈 수 있지. 마찰이 없었다면 꽈당 넘어질 테니 말이야.(p.306)"
범인의 정체에 조금 놀랐고, 특히나 범인이 그렇게 행동한 이유에는 더 놀랐다.
아무래도 보통의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도저히 생각할 수조차 없는 일을 범인은 했다.
생명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없는 이런 범인에게는 일말의 공감도 느끼지는 못하겠다.
그러나 소설 속에 등장한 '남들과 조금은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생각이 든다.
당당하게 내세울 수 없는 취미란 사실은 없는 건데, 사회에서 정의하고 규정한 관습에 맞지 않다는 이유로 어떤 이들은 숨죽이며 몰래 자신의 행복을 찾기도 한다.
자, 이제 사이카와와 모에가 풀어낼 마지막 사건이 남았다.
어떤 엄청나고 강력한 한 방으로 S&M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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