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고 싶은 아이 (양장)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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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를 죽인 소녀, 17세 소녀가 유력 용의자...

 

 

약 이런 제목으로 된 기사를 읽게 된다면, 나는 기사를 그대로 믿을까? 아니면, 그 속의 진짜 진실을 찾기 위해 조금 더 고민해 보게 될까?

 

우리는 매일 수많은 사건과 사고 소식들을 접한다.

그 중에서 눈에 띄는 자극적인 사건들은 더욱 이슈가 되고, 상세하고 개인적인 문제들까지 드러나 피해자 혹은 가해자에게도 새로운 가해를 더하기도 한다.

 

솔직히 우리같은 일반 시민들은 신문이나 뉴스 등에 보도된 내용에 대해 일방적 정보만을 제공받기 때문에 그들의 말에 휩쓸리기 쉽지 않을까, 라고 가만히 생각해 본다.

 

그래, 솔직하게 말한다면...

소설 속 사건을 뉴스로 접했다면 나 역시도 주연을 친구를 죽인 살인자로 바라보지 않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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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날 학교에서 벽돌에 머리를 맞아 사망한 박서은이 발견된다.

벽돌에 남은 지문 등으로 서은의 단짝 친구였던 지주연이 유력한 용의자가 되어 조사를 받는다.

 

유력 용의자가 되어 혼란스러워하는 주연의 이야기가 진행되고, 그 중간중간에 주연과 서은을 아는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가 이어진다.

 

왜 주연에게 단짝 친구인 서은을 죽임 혐의가 돌아가게 된 걸까?

그런데 참 이상하다.

인터뷰 내용을 보면 주연과 서은을 아는 주변의 학생, 선생님, 편의점 점주, 서은의 남자친구 등이 기억하고 추억하는 내용들이 서로 엇갈린다.

누군가는 주연에 대해 안 좋은 말을 하고, 또 누군가는 서은에 대해 좋지 못한 말들을 쏟아낸다.

그렇게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우리의 마음 속에도 어렴풋이 주연에 대한 의심이 피어난다.

거기다 주연은 사건 장소에서 서은을 만난 것은 기억하면서 정작 그 뒤에 대한 기억은 없다라고 말한다.

자신이 절대 아니라고 말하는 주연을 보면서도, 어디까지 그 아이의 말을 믿어야할지 혼란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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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진실과 믿음에 대한 이야기다.

그래서 진실이 뭐야? 어떤 게 진짜 사실이야? 라고 물으면서도,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고 보고 싶은 대로 믿고 기억한다.

 

주연이 아무리 자신은 범인이 아니라고 말을 해도, 아무도 그녀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

어쩌면 주연이 그동안 쌓아온 행동들로 인해 믿음이 없어진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주연은 부유한 가정에서 남부러울 것 없이 자란 탓에 제멋대로에 이기적인 성향을 마음껏 다른 사람들에게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만약 주연이 착한 아이였다고 하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후에는 주연에 대한 또다른 이야기가 흘러 나왔을 것이고, 그렇게 사람들은 여전히 그녀에 대한 믿음을 가지지 못했으리라고 말이다.

 

주연과 서은의 주변에 있었던 사람들은 물론이고, 어쩌면 주연과 서은까지도 자신이 보고 싶었던 것만 보려고 했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에 밝혀진 이 사건의 진실을 보고 더욱 그런 생각을 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단추가 잘못 끼워진 걸까?

어쩌면 진짜 소중한 단짝이 되었을지도 모를 주연과 서은이 떠올라 가슴이 먹먹하다.

서로에게 닿지 못한 진심이, 그래서 변해버린 마음들이, 이렇게 끝나버린 친구 사이가 안타깝고 슬프다.

 

 

*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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