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직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기 드 모파상'은 <여자의 일생>, <목걸이>이라는 소설로 이름을 알게 되었다.
아마 정확하지는 않지만, <여자의 일생>은 비슷한 내용의 우리나라 옛날 영화도 있었던 걸로 기억이 난다.
이번에 읽어본 단편들은 바로 '기 드 모파상'의 소설들이었다.
단편들이라 접근하기도 쉬웠지만, 무엇보다 내용도 재미있고 의미있었다.
제일 먼저 나오는 단편은 바로 표제작이기도 한 <비곗덩어리>라는 작품이다.
보불전쟁 당시 프로이센군을 피해 열 명의 사람이 루앙에서 르아브르로 피난을 떠난다.
피난을 떠난 사람들 중에는 화류계 여성인 일명 '비곗덩어리'라 불리는 엘리자베트도 타고 있었다.
처음 일정이 생각과는 다르게 더뎌져 그들이 배고파할 때, 비곗덩어리는 흔쾌히 자신이 싸 온 음식들을 모두에게 나누어준다.
화류계 여성이라고 처음에는 꺼려하거나 호기심 가득한 눈길로만 쳐다보던 이들이 음식을 받아먹자 고마워하며 칭찬의 말을 아끼지 않는다.
그런데 이들의 태도는 뒤에 백팔십도 달라진다.
아니 어쩌면 달라진다기보다 원래 그들이 품었던 이기적이고 편협한 태도가 드러났는지도 모르겠다.
프로이센군 점령 지역의 한 여관에서 프로이센 장교는 비곗덩어리에게 어떤 일을 요구하고, 비곗덩어리가 그 일을 거부하자 이들이 떠나지 못하도록 며칠을 붙잡아 둔 것이다.
그러자 사람들은 비곗덩어리를 비난하고 욕하고 경멸의 말들을 내뱉으면서 은근히 그녀가 그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는 상황들을 만들어 그녀를 압박한다.
비곗덩어리가 우는 마지막 장면에서는 내가 다 서러워졌다.
사람들이 얼마나 매몰차고 이기적인지, 특히 배고픈 상황에서는 더하겠지...
그녀의 직업이 무엇이었든간에, 그녀는 자신 나름의 애국심을 유지하고 싶어했다.
직업이 그렇다고 해서, 언제 어느 때고 나의 의사와 관계없이 어떤 행동을 할 이유는 사실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