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른의 유괴마 이누카이 하야토 형사 시리즈 3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문지원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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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살인 가나에는 기억장애를 앓고 있다.

아야코는 가나에와 함께 병원 진료를 받고 돌아오던 중에 잠시 드러그스토어에 들렀고, 잠시 물건을 사오는 사이 가게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가나에가 사라졌다.

경찰까지 동원해 일대를 수색했지만, 가나에는 찾을 수 없었다.

그런데 가나에가 사라진 드러그스토어 자동문 구석에 가나에의 학생증과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가 그려진 그림 엽서가 발견된다.

유괴 사건으로 판단한 경찰은 수사를 시작한다.

 

남자의 마음은 꿰뚫어보지만 여자의 마음은 전혀 모르는 '얼굴값 못하는 이누카이' 형사는 자신을 싫어하는 후배 형사 아스카와 한 조가 되어 수사팀에 합류한다.

 

이누카이는 딸 사야카를 통해 아야코가 가나에의 투병일기를 블로그에 써 왔다는 걸 알게 된다.

아야코의 블로그에 의하면 그녀는 가나에의 기억장애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자료를 찾아 헤맸고, '전국 자궁경부암 백신 피해자 대책 모임'을 통해서 자궁경부암 백신으로 인해 가나에가 이런 장애를 가지게 된 것이라 확신한다.

이누카이는 유괴범이 해당 블로그에서 모녀에 대한 정보를 얻었을 것이라 추측하고, 블로그를 미끼로 범인의 단서를 얻으려 한다.

 

한편, 가나에의 유괴 사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일본산부인과협회 회장 마키노의 딸 아미가 신사에 갔다가 유괴된다.

가나에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가족들에게 몸값 요구 전화는 오지 않았고, 범인에 대한 단서를 찾지 못한 채로 시간은 흘러간다.

 

며칠 후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백신 피해자 집회가 열렸고 참석한 피해 여학생들이 연설을 마친 후 숙소로 돌아가는 중에 버스 채로 모두 유괴를 당한다.

 

가나에와 아미를 포함해 총 7명의 여학생이 유괴한 뒤에야, 드디어 유괴범 '피리 부는 사나이'는 경찰과 유력 방송국에 성명을 보내 70억엔이라는 거액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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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소설은 자궁경부암 백신의 부작용과 관련된 이야기이다.

국가에서는 필수적으로 백신을 맞게 하는데, 가나에를 비롯하여 심각한 부작용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음에도 백신과의 인과관계를 부정하며 자신들의 과오를 인정하지 않는다.

산부인과협회 역시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찬성한다.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는 옛날 피리 부는 사나이가 아이들 300명을 데리고 사라졌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 그림 엽서라니, 마치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여학생들을 유괴하겠다라고 말하는 듯 하다.

유괴범은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을 겪는 여학생들을 유괴하고, 피해자들의 부모가 아닌 산부인과협회와 제약사에 몸값을 요구한다.

이것 역시 돈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 내는 범인의 교묘함일까?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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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론의 유괴마>는 자궁경부암 백신 부작용을 소재로 한 이야기지만, 백신이라는 것이 요즘의 우리에게는 그리 낯설지 않게 다가온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최근에는 전국민이 코로나 백신을 맞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뉴스를 통해서 백신 부작용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했기에 나 역시 조만간 있을 백신 접종이 솔직히 두렵기도 하다.

그래서였을까, 소설이 더 현실감있게 다가온 것도 사실이다.

 

어느 병에 대한 것이든 백신에 대한 부작용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연히 충분히 검증한 후 해당 백신을 사용해야 하고, 부작용이 있다면 중단 혹은 회수를 반드시 고려해야 할 것이다.

예방하기 위해 맞는 백신으로 인해 더 큰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소설 속처럼 국가에서 필수적으로 맞도록 지정되어 있는 백신을 맞고 기억장애, 손발 저림 등의 심각한 부작용이 있었다면 당연히 거기에 대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유착관계로 똘똘 뭉친 권력층은 머릿속으로 계산기를 두드리며 그 부작용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다.

 

어린 나이에 기억장애를 앓거나, 운동선수를 꿈꿨던 소녀는 꿈을 접어야 했다.

겨우 열다섯 살 혹은 열여섯 살 정도밖에 되지 못한 이 소녀들의 가로막힌 창창한 미래는 누가 보상할 수 있을까.

 

 

범인은 왜 굳이 이 소녀들을 유괴했을까?

범인이 누구인지, 유괴의 목적이 무엇인지 너무나 궁금했다.

그리고 마침내 밝혀진 범인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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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이 진행되고, 백신 피해자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고 난 후 이누카이와 한 팀을 이룬 아스카는 종종 분하고 감정이 섞인 말들을 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가까이에서 피해 여학생들과 부모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안타까움과 분노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럴 때마다 이누카이는 자칫 냉정해 보일 수도 있는 말을 한다.

아스카의 그 마음을 어느 정도 이해하면서도 사건에 관해서는 감정을 배제하고 냉정하게 형사로서의 직무를 최대한 수행하려는 마음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서로 적대적이었던 두 사람이었지만, 서로 반대되는 성향이 오히려 좋은 합을 이루어 멋진 콤비 플레이를 보여주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사람이 다시 콤비를 이루어 사건을 해결하는 다음 이야기가 또 있다니 기대된다.

 

역시나 이번에도 사회성 짙은 소재, 놀랄만한 반전으로 멋진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에게 박수를... ^^

언제나 아묻따 PICK입니다.

 

 

<리딩투데이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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