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 살인 - 죽여야 사는 변호사
카르스텐 두세 지음, 박제헌 옮김 / 세계사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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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언제고 불편한 질문이 따라올 것이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다.

나는 계속해서 명상을 하면서

바로 이 순간만 살아가기로 했다.

먼 미래에 대해선 어떤 의문도 가지지 않기로 결심했다.

한 번에 한 걸음씩 나가는 거다.

○○의 죽음은 명상으로 새로워진 시각을 업무에 적용한 결과물이다.

이제는 스스로를 아끼며 주의 깊게 한 걸음씩 내딛을 것이다.

바로 다음 단계는 물론 트렁크에서 소변에 절여진 침낭 속 비곗덩어리를 꺼내는 일이었다.

_133쪽

 

머리를 한대 맞은 것만 같다.

이 사람 뭐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자꾸만 웃음이 난다.

<명상 살인>이라는 제목에서 '명상'과 '살인'이 어떻게 연결되나 의아해 했는데, 그 둘이 이렇게 딱 맞아떨어지다니 놀랍고 재밌고 기발하다.

 

나는 평생 동안 누군가를 때린 적이 없다.

그리고 마흔두 살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살인을 했다.

현재 업무 환경에 비추어보면 도리어 늦은 감이 있다.

내 이야기가 처음에는 좀 이상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한 모든 일은 최선의 행위였다.

인생의 전환점에서 일과 가정생활의 균형을 맞추려 집중을 택한 자의 논리적 결과였다. _ 10쪽

 

형법 전문 변호사 '비요른 디멜'은 일에 집중하느라 가정에 소홀해졌고 아내 카타리나와의 관계도 소원해졌다.

카타리나의 요구로 명상 센터를 찾게 된 비요른은 '요쉬카 브라이트너'를 만나게 되고,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이 점차 변화한다.

 

명상 센터에서 배운 대로 일과 철저하게 분리된 자신만의 공간인 '시간의 섬'을 마련한 비요른은, 점차 일을 줄여가며 시간의 섬에서 딸 에밀리와 함께 지내는 기쁨과 행복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날 비요른이 에밀리와 호숫가 별장에 가기로 약속한 날, 갑작스레 의뢰인인 드라간에게서 긴급한 연락이 온다.

 

비요른은 마약, 무기, 매춘업, 탈세 등 나쁜 짓이란 나쁜 짓은 다 하고 있는 드라간을 위해 많은 일을 해 왔다.

위법적인 회사들을 정당한 회사로 위장하고, 서류를 조작하고, 정부보조금을 착복했다.

드라간의 폭력적이고 잔인한 성격을 알기에 비요른은 그의 연락을 무시할 수 없었고, 결국 그를 트렁크에 태우고 옆자리에는 딸 에밀리를 태운 채 호숫가 별장으로 향하게 된다.

 

-

이 책 너무 재미있다.

문체는 너무 유머러스하고, 명상의 내용과 방법을 살인에 적용시키는 것도 너무 찰떡같다.

아니, 저 내용을 저런 방식으로 적용시키다니, 비요른 이 사람 굉장하다.

 

미필적 고의(?)로 인한 첫번째 살인 이후, 비요른은 더더욱 명상에 집중한다.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할수록 그에게 '요쉬카 브라이트너'의 명상책 <추월 차선에서 감속하기>는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된다.

위기가 닥치면 숨을 가다듬으며 명상책의 해당 부분을 떠올린다.

여유가 된다면 화장실로 달려가 상시 가지고 다니는 책을 펼쳐 책에 적힌 조언을 확인한다.

의식적으로 명상 훈련을 하고 학습한 단계를 마음속으로 밟아나간다.

그리고 항상 명상은 비요른에게 큰 도움이 되어 해결로 이어진다.

 

아, 진짜 재미있다.

 

작가는 변호사이고, 수년간 방송 작가로도 일했다고 한다.

'독일 코미디 상'도 여러 번 수상했다고 하는데, 첫 소설인 이 <명상 살인>이 출간되자마자 인기를 끌었고, 이후 발표된 <명상 살인 2>와 <명상 살인 3> 역시도 베스트셀러가 되었다고 한다.

 

<명상 살인 2>도 어서 출간되었으면 좋겠다.

책이 너무 재미있어서, 비요른의 다음 활약(?)도 궁금해졌다.

물론 살인을 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일이지만, 비요른이 다시 자신의 삶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는 이를 만났을 때 명상으로 어떻게 극복(?)해 나갈지 궁금하다.

 

※ 출판사로부터 지원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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