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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인 더 미러
로즈 칼라일 지음, 남명성 옮김 / 해냄 / 2021년 5월
평점 :

(281쪽)
나는 모든 사람을 속였다.
애덤, 타르퀸, 애나베스.
그들은 전에도 우리를 분간하지 못했고, 지금도 그렇다.
마치 내가 원래부터 서머였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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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머 로즈'와 '아이리스', 그녀들은 쌍둥이 자매였다.
처음에는 한 사람으로 태어났지만 13일째에 분리가 되었고, 서로 거울을 보는 모습처럼 똑같은 '거울형 쌍둥이'였다.
그리고 완벽하게 정상인 서머와 달리 아이리스의 간과 췌장, 비장 같은 모든 장기는 마치 거울에 비친 것처럼 반대쪽에 있었다.
심장 역시.
성인이 된 서머와 아이리스의 처지는 반대였다.
아이리스는 이혼을 준비하고 있는 반면에, 서머는 잘생기고 멋지고 돈까지 많은(애가 한 명 딸려 있지만) 완벽한 남편 애덤과 행복한 삶을 보내고 있었다.
어린 시절부터 착하고 아름다운 서머와 자신을 끊임없이 비교하며 살아왔던 아이리스는, 행복한 서머의 모습에 부러움과 질투를 느낀다.
그러던 어느날, 서머와 애덤의 부탁으로 아이리스는 태국으로 가게 되고, 서머와 함께 단둘이 밧세바호로 세이셸까지 항해하게 된다.
그렇게 세이셸로 향하던 어느 밤 서머가 사라지고, 서머를 애타게 찾아 헤매던 아이리스는 자신이 서머가 되어 완벽해 보이는 삶을 갖기로 결심한다.
그녀, 아이리스는 원하는 걸 모두 얻을 수 있을까?
나를 서머로 만들 것이다.
서머를 다시 살려낼 것이다.
언니를 되살려내기 위해 내가 해내야 할 유일한 일은 언니처럼 상처를 만드는 것뿐이다. _ 1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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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부터 엄청나게 재미있게 읽은 건 아니었다.
언니인 서머를 향한 아이리스의 태도는 수긍하기 어려웠다.
언니를 부러워하며 형부와의 이상한 상상까지 하는 그녀를 어찌 이해할 수 있으랴.
그렇게 서머와 비교되며 살아온 아이리스의 현재와 과거가 언급되고, 독자 역시 '착한 서머, 나쁜 아이리스'라는 구도가 자연스레 머릿속에 그려진다.
무얼 해도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서머와 무얼 해도 나쁜 쪽으로 혹은 별로인 쪽으로 치부되는 아이리스.
직업에 귀천은 없다지만 간호사인 서머와 변호사인 아이리스를 생각하면 굳이 언니와 비교하며 자신없게 살아갈 필요가 없었을 텐데라는 생각도 들었다.
갑작스런 사고로 서머가 사라지고, 아이리스는 자신이 서머가 되기로 결심한다.
들키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그녀를 지켜보고 있노라면 굳이 저렇게까지 해야 했을까라는 생각도 자연스레 든다.
아, 물론 무지막지하게 큰 돈이 걸려 있기는 하다.
하지만 자신을 잃어버린 채 다른 사람으로 산다는 건 너무 어려운 일일텐데...
뒤로 갈수록 확실히 더 재미있었다.
서머인 척 하는 아이리스를 지켜보는 건 긴장감의 연속이었다.
들켜서 오히려 더 나쁜 상황에 몰리는 건 아닐까, 무언가 상황이 변하는 건 아닐까 하며 노심초사 그녀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게 된다.
그리고 반전!!! 두두둥!!!!
그런 반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면서도, 약간의 선입견에 사로잡혀 강하게 확신하진 않았던... 그 반전!!!
그리고 또 반전!!! 두두둥!!!!!
오... 재미있어...
아마 영화나 드라마로 봤다면 마지막 장면에서 "아, 깜짝이야"를 외쳤을 듯 하다.
참, 쌍둥이 자매가 태국에서 세이셸로 가는 항해의 여정이 너무나 상세하고 생생하고 전문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역시나 작가가 자신의 요트를 타고 태국에서 세이셸을 거쳐 남아프리카까지 1년 동안 항해했다고 한다.
이 소설은 작가의 첫번째 작품이라고 하는데, 다음 작품도 너무 기대된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