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두리 로켓 야타가라스 변두리 로켓
이케이도 준 지음, 김은모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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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도전 앞에 한계는 없다!

 

지난 이야기에서 농업용 트랜스미션 제조에 뛰어든 쓰쿠다제작소는 기어 고스트에 트랜스미션용 밸브 납품을 하기로 했지만, 사장 이타미의 변심으로 무산된다.

로켓 발사 현장을 떠나게 된 자이젠은 고령화된 농업계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무인 농업로봇' 사업을 계획하고, 쓰쿠다에게 함께 할 것을 제안한다.

로봇공학 연구자인 쓰쿠다의 대학 친구 노기까지 참여해 프로젝트가 시작되지만, 이것이 좋은 기획임을 알아보고 프로젝트의 총 책임자가 된 마토바 슌이치 이사가 무인로봇에 장착할 엔진과 트랜스미션을 자체 생산하겠다고 결정했고 쓰쿠다제작소는 프로젝트에서 빠질 상황에 처한다.

 

한편, 자신들의 인생을 망가뜨린 마토바 슌이치에 복수하기 위해 모인 다이달로스의 시게타와 기어 고스트의 이타미 등이 만든 소형 무인 농업로봇인 '다윈'이 데이코쿠중공업의 무인로봇에 대한 강력한 라이벌로 등장한다.

 

이번에도 쓰쿠다제작소의 난관은 계속되었다.

이타미의 변심으로 무산된 트랜스미션 개발이 자이젠의 새로운 사업 계획으로 인해 다시 시작되는가 싶더니, 다시 좌절된다.

쓰쿠다제작소는 이 난관을 잘 해결할 수 있을까?

 

 

(127쪽)

아니다. 이건 기운이라고 이타미는 생각했다.

이 네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에게 없는 특별한 기운이 있다.

신경을 마비시키는 마약과도 같은 기운이.

어쩌면 집단 히스테리와 비슷한 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기운이 이윽고 데이코쿠중공업을 집어삼키고, 마토바 슌이치를 몰아붙일 것이다.

머지않은 미래에 반드시.

 

-

변두리 공장 사람들의 일과 꿈, 도전을 다룬 《변두리 로켓》의 마지막 이야기를 드디어 읽었다.

 

사실 이번 마지막 이야기는 쓰쿠다제작소 대 대기업의 구도가 아닌, 중소기업들의 '다윈 프로젝트'와 대기업인 데이코쿠중공업의 '랜드크로우'의 대결이었다.

어쩌면 대기업 등 '갑'의 위치에 있는 이들이 '을'의 위치에 있는 이들에게 늘 갑질을 한다라고 생각하고, '을'의 위치에 있는 이들을 긍정적으로 보는 성향이 있었다.

소설에서 '다윈'의 홍보전략으로 사용된 이런 편견이 내 안에도 그대로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건, 대기업이니 중소기업이니 하는 것이 아니라 물건을 만드는 사람들의 '마음'이었다.

소설 속에서도 언급되었듯이 물건을 사용하는 사람에 대한 마음이 없다면 아무리 뛰어난 기술이라도 좋은 제품이라고 확실하게 단언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책을 다 읽은 후 가슴이 따뜻해졌다.

'쓰쿠다 프라이드'를 외치며 작은 변두리 공장에서 자신들의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고 도전을 계속해 온 그들의 마지막 선택은 감동적이었다.

 

비지니스라는 건, 내가 살기 위해서, 혹은 내가 최고의 자리에 올라 성공하기 위해서 라이벌을 무조건 이기는 것, 그래서 우리 회사만이 잘 되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편협한 생각이 이번 이야기를 읽고 완전히 날아갔다.

좋은 비지니스란 그저 라이벌을 이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술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이라는 걸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었다.

(193쪽)

제조에 필요한 것은 기술이나 효율만이 아니다.

그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의의다.

무엇을 위해 만드는가.

그 취지에 동감해 대상에 열정을 퍼붓지 못하면 성취를 이루지 못한다.

(388쪽)

이념과 돈벌이가 나아가는 방향이 반드시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념 없는 돈벌이는 그저 돈벌이일 뿐이죠.

 

<변두리 로켓>을 읽는 동안 문득 '일'이란 무엇일까,를 생각했다.

그저 돈벌이로만 여기며 지내왔던 것은 아닐까.

내가 진짜 하고 싶었던 일이 어떤 것이었는지 이제는 생각나지 않지만, 그래서 열정이나 도전 정신 같은 것도 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지금의 내 일에 나만의 신념을 가지고 대하고 있는지를 자문해 봤다.

비록 소설이었지만 그 안에 '사람'이 있어 따뜻했던, 쓰쿠다를 비롯한 사람들의 모습에서 위로받고 힘을 얻었다.

 

이제는 내가 마치 쓰쿠다제작소의 직원인 듯한 느낌도 받는다.

멋진 쓰쿠다 사장님과 뜻을 함께 하는 좋은 동료들이 있는 곳, 그곳이 바로 '쓰쿠다제작소'다.

그리고 소설은 끝이 났지만, 그들의 도전은 아마도 계속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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