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애가 결혼을 안 해서요
가키야 미우 지음, 서라미 옮김 / 흐름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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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나가 결혼합니다."

갑작스럽게 친구 모리코의 딸 리코가 결혼한다는 연하장을 받은 지카코,

분명 반년 전에 각자의 딸이 결혼할 생각이 없어 걱정된다며 서로 이야기를 나눴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알게 된 결혼 소식에 그녀는 당황스럽다.

그러면서 딸 도모미에 대한 걱정은 더 커진다.

지카코의 남편 역시 마찬가지였고, 부부는 언젠가는 결혼하겠지라는 태평한 생각을 가진 도모미가 걱정스럽기만 하다.

 

그러다 알게 된 '부모 대리 맞선'.

도모미를 설득해 대리 맞선에 나가기로 한다.

 

그렇게 '부모 대리 맞선'에 참석한 지카코는 그 곳에서 큰 충격을 받고 돌아온다.

부모 대리 맞선은 그야말로 비교와 평가의 장이었다.

외모, 연봉, 학교, 부모형제의 학력 등으로 순위가 정해졌고, 지카코는 분노와 굴욕감마저 느낀다.

 

첫번째 대리 맞선에서 가져온 신상서 남자들에게는 모두 거절을 당한 도모미는 결혼 활동을 포기하려고 했지만, 지카코와 남편은 도모미를 다시 설득했고, 도모미 역시 심기일전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해 보겠다라고 다짐한다.

 

도모미는 '부모 대리 맞선'을 통해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에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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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속 도모미의 나이는 29살이다.

남자가 별로 없는 회사에서, 일만 죽어라 열심히 하느라 연애도 제대로 못하는 도모미가 부모의 눈에는 걱정스럽기만 했다.

그런 상황들은 너무 현실적이어서, 예전의 나와 부모님의 모습도 겹쳐 보였다.

내가 29살이었을 때, 우리 부모님의 마음이 저랬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괜히 마음이 짠해졌다.

 

'부모 대리 맞선'이라니 조금 황당하다는 생각을 했지만, 이내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다.

진행되는 과정을 보니, '결혼정보회사'를 통해 배우자를 찾는 것과 별로 다를 게 없어 보이기도 했으니 말이다.

'결혼정보회사' 역시 외모, 연봉, 학교, 부모의 재력 등이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들었고, '부모 대리 맞선'에서도 부모가 신상서를 체크하고 선별하지만 결국은 외모나 연봉, 부모의 재력 등이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럴 수도 있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막상 쉽게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던 '부모 대리 맞선'이라는 소재를 작가는 역시 흥미롭게 풀어냈다.

지카코와 도모미는 결혼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만, 꼭 결혼을 하고야 말겠다라며 무조건 타협하고 자신을 낮추는 자세를 취하지는 않았다.

또 지카코와 남편의 대화나 주변의 지인들 혹은 결혼 활동을 하면서 알게 된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결혼에 대한 여러가지 생각과 고민들을 다시금 되짚어 볼 수 있어 좋았다.

그래서일까, 나이가 차면 당연히 결혼을 해야 한다는 편견이 여전히 세상에는 가득 차 있지만, 소설을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좋은 결혼'이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p. 326)

좋은 결혼이란 무엇일까?

부모 대리 맞선을 시작한 후, 지카코가 몇 번이나 생각하게 된 문제다.

'둘 다 각자의 개성이나 인생의 목표를 양보하지 않고, 부부가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것'.

아마 이쯤 되겠지만, 이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어쩌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선택이 될, 평생을 함께 할 배우자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죽도록 사랑해서 한 결혼이 평생 행복할 거라는 보장도 없고, 선을 보고 후다닥 한 결혼이라고 행복하지 못할 거라는 보장도 없다.

​이 중요한 '결혼'을 나이가 찼다고, 주변에서 닦달한다고, 이 사람이 내 평생의 짝일 것 같다고 등등 순간의 선택에 좌우되지는 말자는 생각도 든다.

 

지금 생각해 보면, 소설 속 다양한 인물들이 결혼과 관련해 겪은 상황들은 소설이나 드라마(특히 '사랑과 전쟁')을 통해 들어본 적이 있는 일들이다.

그래서 더 실감나고 흥미롭게 이들의 결혼 활동을 지켜볼 수 있었다.

 

가키야 미우 작가님은 현실성 있는 소재를 소설에 녹여 내어 여러 생각을 할 수 있게 한다.

이번 소설 역시 만족스러웠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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