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 - 미디어로 보는 차별과 인권 이야기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8
태지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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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남자 주인공이 여자 주인공의 손을 거칠게 끌고 가서 벽으로 몰아 세우고 키스를 한다.

분명 예전에는 이런 장면을 보고 로맨틱하다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그러나 요즘은 "왜?"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아무리 드라마의 주인공들이고, 이 드라마가 두 사람의 사랑이 맺어지는 설정이고, 여자 주인공이 남자 주인공을 사랑한다라고 해도, 저런 강압적인 장면은 좀 아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예전에는 당연하다고 혹은 그냥 아무렇지 않게 넘긴 장면들이 최근에는 불편하게 느껴지는 경우들이 생겼다.

그만큼 나의 인권감수성이 높아졌다는 것일까?

 

<이 장면, 나만 불편한가요?>는 현직 사회 교사인 작가가 우리가 무심코 지나칠 수 있는 미디어 속 차별과 혐오의 표현들에 대해 알려준다.

 

드라마 속 남자 주인공이 재벌 2세 본부장인 것을 왜 당연하게 생각하는지, 여자 주인공이 사고치고 실수하는 걸 언제나 남자 주인공이 해결해 주는 모습을 왜 아무렇지 않게 넘기는지, 장애인들은 왜 장애를 극복하거나 주변인이 늘 도움을 줘야 되는 존재로 그려지는지 등등 그냥 쉽게 스쳐지나간 장면들에 의문을 제기한다.

 

'왕따'라는 단어에 대해서도 말하는데, 비슷한 의미로 영어에는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이라는 뜻의 'bully'를 사용한다고 한다.

얼핏 비슷해 보이지만두 단어에는 큰 차이가 있는데, 'bully'는 가해를 하는 사람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왕따'는 피해자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다.

​흔하게 썼던 단어인데 이 단어 역시 차별적 의미가 담긴, 쓰지 말아야 할 단어였던 거다.

 

왕따는 애초에 가해자가 쓰는 언어에서 비롯된 것이기에 피해자의 미숙함이나 잘못에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지.

'집단 따돌림 피해자는 모자란 구석이 있으니 괴롭혀도 된다'는 심리를 내포하게 된다는 거야.​ (131쪽)

 

얼마전, '○○이 알고 싶다'에 성소수자들의 이야기가 나왔다. 왜 저리 다른 사람 취급을 하느냐고 목소리를 내었지만, 어쩌면 나 역시 그들을 '성소수자'라는 틀에 넣고 바라보지는 않았나 생각이 들었다.

그들을 그 단어의 프레임에 가두지 않고 그냥 우리 옆에 자연스럽게 있는 일반인처럼 대하는 일,그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일일 듯 싶다.

 

책을 통해 당연하게 보이는 것들 속 차별와 혐오의 표현들을 많이 알 수 있었다.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비판적 사고를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금 깨닫는다.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하나의 시선에 갇히지 않는, 그래서 마음의 불편을 겪지 않는 좋은 세상이 되길 소망해 본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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