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아이들 - 인기 웹드라마 〈은비적각락〉 원작소설
쯔진천 지음, 서성애 옮김 / 리플레이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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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장둥성이 장인장모를 산에서 사고사로 위장하여 살해했고, 그것은 완전범죄로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산에서 세 아이들이 찍은 동영상에 그가 장인장모를 미는 장면이 담겼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세 아이들 주차오양, 딩하오, 푸푸는 그에게 동영상을 넘기는 대가로 돈을 요구한다.

한편, 부모님이 이혼해서 어머니와 함께 사는 주차오양은 아버지로부터 제대로 된 사랑과 관심을 못 받고 있었다.

아버지는 재혼한 부인과 딸에게만 사랑을 줬고, 주차오양에겐 관심을 주지 않았다.

그러던 중 우연히 소년궁에서 만난 이복동생은 주차오양을 화나게 했고 그는 돌발적으로 동생을 창밖으로 밀어 죽이고 만다.

장둥성의 아내 쉬징은 남편이 부모님을 죽인 것이라 의심하고, 삼촌인 옌량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옌량은 자신의 우수한 제자였던 장둥성이 그럴리가 없다고 생각한다.

쉬징은 옌량에게 자신이 사고로 죽는다면 그건 남편인 장둥성이 자신을 죽인 것이라고 말을 했는데, 그랬던 쉬징이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그 시각에 장둥성은 다른 지역으로 출장을 간 상황이었다.

장둥성이 죽인 건 분명해 보이는데, 도대체 어떤 방법으로 그녀를 살해한 걸까?

(p. 263)

그가 자백하지 않는 이상, 두 사건이 사고가 아닌 타살이라는 사실을 증명할 방법이 없었다.

물론 증거는 있었다. 가장 치명적인 증거이기도 했다.

그것은 세 녀석이 가지고 있는 빌어먹을 카메라였다.

장둥성이 어떤 방법으로 살해를 했는지 혹은 주차오양이 이복동생을 밀어 떨어뜨려 죽게 한 것이 결국 밝혀지는지 등이 중요한 부분, 즉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아니었나보다.

세 아이들이 그 날 그 산에 가지 않았더라면, 아니 주차오양이 아버지의 공장에서 낡은 카메라를 가져오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아이들이 장둥성의 범죄 현장을 우연히 찍지 않았더라면 이 모든 일들은 좀 달라졌을까?

장둥성에 의해 살해된 가족들도 안타깝지만, 어린 주차오양의 삶 역시 안타깝게 느껴져 마음이 무겁다.

아니 어쩌면 주차오양이 아버지의 보살핌을 제대로 받고 있었더라면, 의도치 않았던 그 사고도 일어나지 않았겠지.

그랬다면 그냥 이렇게까지 네 사람이 엮이지 않고 그저 협박해서 돈을 받는 정도로 끝났을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결국에 경찰에 신고를 해서 장둥성도 처벌을 받게 했을 수도 있고 말이다.

하지만, '어쩌면...'이라는 건 얼마나 의미없는 말인지...

책 제목인 '나쁜 아이들'처럼, 이 아이들이 선택한 방식은 지극히 '나쁜' 행동이라는 건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그런 행동을 할 수밖에 없었던 아이들의 상황은 명백히 어른들의 잘못이었다.

그래서, 이 어린 아이들의 보호막이 되어줄 어른다운 어른이 없는 그런 현실에서 아이들에게 '옳은' 방식으로 행동하지 않았다고 탓할 수만은 없다.

'나쁜 아이들'을 만든 건 '나쁜' 어른들이었다.

'동트기 힘든 긴 밤', '무증거범죄'도 너무 좋은 소설이었는데, 이번 소설도 좋았다.

소설임에도 여러가지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어 여운이 더 길게 남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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