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다 계획이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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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자의 퀸호텔에서 하나야 보석점의 고객감사파티가 열린다.

오다 교코는 컴패니언으로 파티에 투입되었고, 일이 끝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우연히 호텔 라운지에 자신이 관심있어하는 다카미 슌스케가 있는 것을 발견한다.

우연을 가장해 다카미와 대화를 튼 교코는, 다카미와 일이 끝나고 다시 만나 대화를 하기로 하고 잠시 헤어진다.

그런데 다카미를 기다리던 교코에게 걸려온 전화는, 함께 마지막에 퇴근했던 마카무라 에리의 죽음을 알리는 내용이었다.

거기다 분명히 대기실로 쓰던 호텔 객실에서 같이 나와서 헤어졌는데, 에리는 호텔 객실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었다.

 

에리가 사망한 객실은 객실 안 창문이 모두 잠겨 있었고 문에는 도어체인까지 걸려 있었다.

거기다 당시 에리가 사장과의 삼각관계로 괴로워했다는 사실과 사망에 이르게 한 독극물을 직접 준비했다는 정황까지 더해지며, 에리의 죽음은 자살로 처리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사건을 담당한 시바타 형사는 이 사건이 평범한 자살이 아닌 타살이 아닐까 의심한다.

이것은 밀실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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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교코의 옆집에 시바타 형사가 이사를 오게 되고, 이들은 사건의 미심쩍은 부분들에 대한 의견을 나누기도 한다.

교쿄와 시바타는 사건의 단서를 얻기 위해 에리의 본가인 나고야로 향하고, 그 곳에서 자살한 에리의 연인 '이세'에 대해 듣게 된다.

그리고 이세가 다카미 부동산 회사의 사장을 죽였고 그 죄책감으로 자살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 죽음 역시 하나야 보석점과 관련되어 보였다.

교코와 시바타는 과거와 현재 사건의 연관성을 찾아내고, 범인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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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고 미스터리'라는 책 띠지를 보고, 그건 뭘 의미하는 걸까, 라는 생각을 처음에 했었다.

이 소설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첫 연재소설로 초기작품으로 보면 될 것 같다. 1988년에 출간된 소설로 소설 속 풍경들이 현재와는 달라 조금 낯설 수도 있지만, 옛 정취가 묻어 난달까?

 

교코와 시바타 형사가 서로 이웃이라는 걸 알게 되는 계기는, 바로 시바타 형사의 집에 전화선이 연결되지 않아 옆집에 전화를 빌려 쓰려고 갔기 때문이었다.

아마 현재 시점의 소설이라면 그 둘이 이웃사촌이라는 사실조차 서로 모르고 지나쳤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나조차도 옆집에 누가 사는지도 모르고, 요즘은 이사한다고 인사하고 떡 돌리는 시대도 아니니 말이다.

 

그리고 소설처럼 노래를 테이프에 녹음하던 시절도 분명 있었다.

그러고 보니 사건을 해결한 열쇠가 된 단서조차 현재 시점이라면 가능하지 않았을 일이었겠다. 지금은 테이프 같은 어떤 형태를 가진 것보다 휴대폰 등을 이용해서 무형의 음악을 듣고 있으니 말이다.

 

오호~ 이쯤 되니, 띠지의 '복고 미스터리'라는 것이 실감이 팍팍 난다. 잠시 옛날 생각도 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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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한 자살사건으로 처리될 뻔한 사건을 뚝심있게 조사하고 추리해서 진실을 찾아낸 시바타 형사 캐릭터가 은근 매력적이었다.

그는 추리소설을 많이 좋아하는 듯 밀실살인사건이라 의심한 단계에서부터 그 해답을 찾기 위해 꽤나 노력한다.

부자가 되기를 꿈꾸는 컴패니언 교코의 캐릭터 역시 좋았다. 그녀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계획하고 공부하는 진취적인(?) 여성이었다. 하하하.

비록 이번 사건에서는 계획을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그녀에게는 분명 다음이 또 있을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마지막으로 범인!!!

솔직히 범인을 예상하지 못했다.

반전의 범인!! 음흉한 놈!!! 역시 추리소설은 편견을 가지고 읽으면 안 된다는 걸 다시금 생각했다.

 

"완전 최고"라고 엄지척을 할 만한 소설이라고는 할 수 없겠다.

내가 최고로 뽑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은 '용의자 X의 헌신'이나 '악의' 같은 조금은 어둡고 깊은 소설들이니 말이다.

하지만 분명 매력이 넘치는 소설이라고는 말할 수 있다.

솔직한 여주인공과 츤데레 남주인공의 케미도 좋았고, 과거와 현재의 사건을 연결시켜 추리를 진행해나가는 부분도 흥미진진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독성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아닌가... 정말 잘, 그리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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