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웃는 엄마
이윤정 지음 / 델피노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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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존재, '엄마'.

그러나 엄마를 위대하게 만드는 존재는 결국 '아이'다.

아이로 인해 엄마는 희노애락을 겪고 함께 성장해 가며, 비로소 위대한 존재가 되는 게 아닐까.

 

<그럼에도 웃는 엄마>를 읽었다.

세 아들의 엄마인 작가는 갑작스레 찾아온 첫째의 큰병에도 웃음을 잃지 않으려 애쓴다.

아이가 아픈 것이 평소 자주 아픔을 호소하던 아이의 말을 큰일이라 여기지 않아 병원에 늦게 찾아갔던 자신의 탓이라 여기며 자책하고 괴로워했지만, "아이가 아픈 건 절대 네 잘못이 아니야"라는 존경하는 선생님의 말에 다시 용기를 얻는다.

엄마의 힘들어 가는 감정이 아이에게 그대로 전해져 불안함을 키울 수도 있기에, 그녀는 웃는다.

그리고 엄마가 웃자 아이는 아픈 가운데서도 웃음을 보였다.

어린 아이가 감내하긴 조금 힘들 수 있을 각종 검사와 5시간이 넘는 두 번의 큰 수술도 아이는 잘 견뎌냈고, 다행히도 지금은 건강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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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크게 5파트로 나누어져 있다.

1부에서는 '하늘이 쿵 무너질 것 같은 순간에도' 웃음을 보이는 엄마의 모습을, 2부에서는 '육아 갈등이 시름시름 깊어가는 순간에도' 삼형제를 키우며 느낀 감정들을, 3부에서는 남들과는 조금 다른 육아로 '타인의 시선이 따끔따끔 불편한 순간에도' 나름의 소신으로 세상의 편견을 웃어 넘기려는 엄마의 모습을, 4부에서는 '존재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순간에도' 자신의 존재를 일으켜 세우기 위한 노력의 모습을, 5부에서는 '미래가 스멀스멀 불안해지는 순간에도' 자신과 아이를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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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의 모든 모습들이 인상적이었다.

아이와 함께 대구에서 서울까지 병원을 다니고, 아이가 입원과 수술을 겪는 중에도 아이를 향해 웃음짓고 격려하는 모습은 눈물을 쏙 빼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도 아이의 건강이 제일이라는, 어쩌면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뒤늦게 깨닫곤 한다.

그녀의 말처럼, 아이를 안아주고 뽀뽀를 하고 젖을 먹이고 기어다니는 아이를 쫓아다니고 걸음마하는 아이를 향해 손뼉을 치는, 그런 당연하게 누리는 일들이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살아간다.

 

나는 지금 50일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데, 평소에는 너무도 순하디 순한 데다가 잠도 잘 자는 아가가 가끔 밤에 잠을 자지 않고 울 때 화를 내거나 무서운 얼굴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런 밤이 지난 다음 아침에는 어김없이 죄책감이 밀려와서 아가에게 "미안해, 정말 미안해"라고 사과하곤 했다.

우는 것으로밖에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아기에게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지, 라는 미안함에 그 날은 더더욱 많이 웃어주고 안아줬다.

다른 아픈 곳 없이, 그저 잠투정을 좀 부린다고 화를 내다니...

매일매일 가장 가까이서 아기를 안아주고 사랑해 줄 수 있다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지 말고,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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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감가는 부분은 삼형제 육아를 하면서도 자신의 모습을 간직하고 유지하려는 그녀의 노력들이었다.

주위를 보면, 자신을 내려놓고 아이들에게 모든 것을 올인하는 엄마들이 많다.

아이를 키우며 어느 순간 자기 자신은 없어지고 오로지 누군가의 엄마, 혹은 누군가의 아내 정도로만 나의 존재가 정해져 버리는 것이다.

 

나 역시도 결혼 전부터 친한 언니들이나 친구들에게 자주 말했었다.

예쁘게 꾸미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도 좀 하면서 지내라고...

그러면 듣게 되는 대답은 거의 "너도 결혼하고, 애기 낳고 살아봐."였다.

지금은 오로지 하는 일이 육아뿐이라 머리도 못 감고 푸석하게 생활하고 있지만, 복직하는 순간 예전처럼 잘 꾸미고 하고픈 일들도 하며 지내겠노라 마음 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아기가 한명이라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겠다 싶기도 한데, 삼형제를 키우는 그녀는 어떻게 자신이 원하는 하루를 살 수 있었을까...

그녀는 세 아이를 키우는 중에도 자신을 잃지 않으려 부단히 노력했다.

지칠 수 있는 육아의 시간에 좋은 책을 통해 마음의 위안을 삼았고, 책 읽을 짬을 내기 위해 수유를 하며 책을 읽었다.

꾸준히 책을 읽고, 글을 쓰며 힘들 수 있는 육아의 시간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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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동안 참 마음이 따스해졌다.

나라면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했을까, 라는 생각부터 소신과 꿈을 가지고 노력하며 웃는 그녀의 모습에 대한 부러움, 나도 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자그마한 희망까지...

책을 통해 울고 웃으며, 그녀에게 한뼘 더 다가간 느낌이 들었다.

 

그녀의 말처럼, '지금 당장', '현재'에 오롯이 집중하며 아기와 시간을 보내고, 남의 이야기나 남의 시선에 신경쓰기보다 오로지 아기의 눈을 바라보며 믿고 지켜보고 싶다.

그리고 그 시간에도 나 자신을 잃지 않고, 함께 웃고 행복해지는 순간들을 만들어가고 간직해야지.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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