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틀거리는 소
아이바 히데오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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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시청 수사1과 '다가와 신이치', 그는 미궁에 빠질 기색이 짙은 미해결 안건만을 다루는 계속수사반 소속이다.

그런 그에게 1과장 미야타가 새로운 사건을 가져온다.

 

사건은 2년 전 새벽에 전국에 체인점을 가진 술집 '구라타야'에서 발생했다. 복면을 쓴 강도가 침입해 카운터에서 매상 58만엔을 빼앗고, 예리한 흉기로 종업원의 왼손을 공격, 카운터 근처에 있던 손님 2명의 목을 찔러 살해한 사건이었다.

피해자들은 수의사와 폐기물 관리업자로 그들의 연관관계는 밝혀지지 않았고, 당시 수사팀은 외국인에 의한 강도 살인으로 단정하고 수사를 했지만 범인을 잡지는 못했다.

 

처음 선배에게 배운대로 수첩에 사건의 모든 내용을 정리하고 탐문수사를 하는 다가와는, 이번 사건 역시 꼼꼼히 기록을 검토하고 메모를 한 후 수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수사를 하면서 초동수사가 제대로 되지 못했다는 걸 느끼며 수첩에 새로운 사실들을 하나씩 더해간다.

하지만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 역시 연관성을 찾지는 못하고 피해자들의 관련성 역시 모호했지만 그는 진득하게 탐문수사를 이어간다.

그렇게 꾸준하게 새로운 사실들을 수집하던 다가와는 드디어 피해자 2명의 연관성을 찾게 되고, 단순 강도 살인으로 보였던 사건의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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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부터 이미 숨겨진 진실이 무엇일지 대략 감을 잡을지도 모르겠다. 제목 '비틀거리는 소', 띠지 '아이들이 먹는 가공식품은 안전한가?'를 보면 먹는 것에 대한 이야기라는 걸 어느 정도 눈치챌 수 있으니 말이다.

 

소설 속에서 다가와가 찾아간 농림수산청의 담당자는 일본의 경우 엄격한 관리시스템을 거치기 때문에 병에 걸린 소고기가 유통될 일은 없을 거라고 말한다. 그러나 '절대'라는 말을 쓸 수는 없고, 단지 '성선설'을 믿고 일할 뿐이라고도 말한다.

 

싸고 질 좋은 음식이 없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저렴한 음식에 눈이 가는 건 또 어쩔 수가 없다.

하지만 그 저렴한 음식을 산다는 것이 이것을 먹고 내가 어떻게 잘못되어도 상관없다는 의미는 아닐 것이다.

그런데도 음식을 가지고 장난을 치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서 소비자들의 건강 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이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있지 않을까.

 

먹거리에 대한 것 외에도 대형쇼핑센터 등의 건설로 무너지는 지역사회의 골목 상권에 대한 이야기도 등장한다.

그러고 보면 예전에는 엄마의 손을 잡고 시장에 가서 장을 보고, 동네 가게들의 사장님들과도 친하게 지냈던 것 같은데, 요즘은 그런 것들이 없는 것 같기도 하다.

나 역시도 차를 몰고 대형 슈퍼로 가서 장을 보고 차에 실어 다시 집으로 오고, 무언가를 살 때도 동네보다는 큰 쇼핑몰에 가서 여러 가게를 한꺼번에 둘러보고 구입하는 걸 선호하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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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도살인 사건은 다가와의 꾸준한 집념의 조사가 아니었다면 그냥 묻혀버렸을지도 모른다. 그는 연관이 없을 듯한 것들에서 하나하나 새로운 사실들을 알아내며 결국엔 커다란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그러나 한편으론 그가 진실을 밝혀냈지만 소설의 끝이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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