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속은 일요일
슈노 마사유키 지음, 박춘상 옮김 / 스핑크스 / 202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거울 속은 일요일

슈노 마사유키 지음 / 박춘상 옮김 / 스핑크스

 

무더운 여름날, 명탐정 '이스루기 기사쿠'는 한가지 의뢰를 받는다.

14년 전 가마쿠라에 있는 기묘한 관 '범패장'의 주인인 즈이몬 류시로는 '화요회'를 주최했다. 즈이몬 류시로는 프랑스 시인 말라르메의 연구가로 당시 화요회에는 교토대학 조교수와 학생, 배우, 문예평론가, 변호사 등과 즈이몬 류시로의 장남과 차남, 비서가 참여했다.

그리고 그 밤,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마침 변호사와 함께 범패장에 왔던 명탐정 미즈키 마사오미의 활약으로 범인은 바로 체포되고, 살인사건은 종결되었다.

그런데 이미 해결된 이 사건을 다시 재조사해 달라는 의뢰를 받은 것이다.

 

명탐정 미즈키 마사오미의 여러 활약은 그의 조수인 아유이 이쿠스케가 소설로 집필해서 큰 인기를 얻었고, 이스루기 역시 미즈키 마사오미의 광팬이었다.

범패장 사건 역시 책으로 출간되기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연재가 중단된지 7년이 지난 상태였다.

이스루기는 사건을 조사하다가 자신의 우상인 미즈키 마사오미와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기대감으로 의뢰를 승낙하고, 미출간된 원고를 읽고 사건 관계자들을 다시 만나며 재조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재조사가 이어지면서 어쩌면 미즈키 마사오미가 범패장 사건에서 실수를 했을지도 모른다는 의구심을 품게 된다.

 

현대의 명탐정 이스루기는 과거의 명탐정 미즈키의 추리를 뒤집을 수 있을까?

 

소설의 시작은, 알츠하이머를 앓는 남자와 그를 돌보는 여자 유키의 모습이 등장한다. 기억을 잃고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그의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가운데, 범패장 사건을 떠오르게 하는 문장들이 계속 나와 그들 중 한 명이겠거니라는 추측밖에는 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남자는 집을 찾아온 낯선 남자를 죽이고 경찰에게 말한다. "내가 이스루기를 죽였습니다."라고.

 

아아,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사건의 수수께끼는 풀 수 없어.

명탐정이 살해당했는데 대체 누가 수수께끼를 풀겠나?

_ p. 65

 

아니, 주인공인 명탐정 '이스루기 기사쿠'가 이렇게 죽는다고?

작가의 이스루기 시리즈는 이 소설이 마지막인가?

무척 혼란스러웠다는 점을 밝혀둔다. 하하하.

 

이 소설 역시 작가의 기존 작품인 '가위남'과 마찬가지로 반전의 묘미가 있었다.

사실 범패장 사건의 진실, 추리과정은 크게 재미있다거나 와 닿지는 않았다. 전혀 알지 못하는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말라르메'의 운율이니 뭐니 그런 것에는 관심이 없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반전에 두 번 놀랐는데, 반전이니만큼 여기에 적지는 않겠다. 특히 마지막 반전은 생각지도 못하던 것이여서 역시나 나의 둔한 눈썰미에 감탄했다. 하하하.

 

책에는 <거울 속은 일요일> 외에 <밀/실>이라는 소설도 수록되어 있는데, 마지막 반전을 알고 난 후라서인지 뒤의 소설을 읽을 때는 왜 그걸 눈치채지 못했을까라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미즈키의 활약을 기록한 아유이 이쿠스케는 '최소한의 공정성은 지켰다'라고 자평했지만, 우리는 속을 수 밖엔 없었다고... 명탐정인 이스루기조차 속지 않았느냐며 스스로를 합리화할 수 밖엔 없다. 하하하.

 

작가인 슈노 마사유키님이 2013년 49세의 젊은 나이로 타계하셨다니 새로운 작품을 만나볼 수는 없겠지만, 미출간된 작품들이 한국에 나온다면 꼭 읽어보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