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농담이다 오늘의 젊은 작가 12
김중혁 지음 / 민음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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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컴퓨터를 수리하고 밤에는 스탠드업 코미디 무대에 오르는 남자, '송우영'

우영은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유품을 정리하다가 어머니가 보내지 못한 편지를 발견한다. 수신인은 '이일영'으로, 그는 우영의 배다른 형이었다.

어머니의 전남편은 민간항공우주개발센터에서 일하던 항공 엔지니어였는데, 불운하게도 젊은 나이에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

어머니가 남긴 편지를 어떻게 처리할까 고민하던 우영은 원래의 편지 주인인 발신인 이일영에게 편지를 전해주려 했지만, 가까스로 찾은 일영의 삼촌은 일영이 행방불명된 상태라고 말한다.

그리고 소설의 2부에서는 우주비행사를 꿈꿨던 '이일영'과 그를 사랑했던 여자 '강차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소설은 우주에서 불의의 사고를 당한 남자가 관제센터로 보내는 메시지로 시작되는데, 우주의 어느 공간에서 마지막 말들을 쏟아내는 남자와 송우영, 강차연, 이일영의 이야기들이 번갈아가면서 진행된다.

 

우주에서 홀로 유영하며 죽음을 기다리는 저 남자의 정체는 무엇일까.

조금 눈치가 부족한 나는 처음에는 '우주'라는 공간에서의 저 남자와 지구 속 현실에서의 남자 '우영'과의 관계를 도무지 짐작할 수가 없었다. 단순 행방불명으로만 생각되었던 일영이 사실은 우주에서 소식이 끊겼다는 내용이 나오고서야 남자의 말(사실상 독백)이 다시금 눈에 들어왔고, 조금은 무겁게 마음을 짓눌렀다.

하지만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그런 상황에서도 담담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일영을 단순히 안타깝다는 말로 설명하기는 부족할 것만 같다. 또다시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자신은 우주비행을 택하겠다는 남자,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어쩌면 자신이 늘 꿈꿔왔던 우주에서 마지막을 보낼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해할까...

 

소설의 마지막이 좋았다. 실제로 그 목소리가 닿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른다. 그래도 그 무한한 공간에 그 둘의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것으로도 가슴이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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