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없는 여자들 스토리콜렉터 82
아나 그루에 지음, 송경은 옮김 / 북로드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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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오르 해안에 있는 지방 소도시 '크리스티안순', 그 곳에는 광고대행사 카피라이터로 이름을 날린 '단 소메르달'과 그의 부인이자 크리스티안순 클리닉을 운영하는 '마리아네', 그리고 단의 오랜 친구이자 경쟁자인 경찰서 수사과장인 '플레밍 토르프'가 있다.

어느 월요일 저녁, 플레밍이 저녁 식사를 한 후 돌아가려던 그때 살인 사건이 발생했음을 알리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단이 일하는 회사 '쿠르트&코'에서 여성이 살해된 채 발견되었다는 것. 플레밍은 현재 심신상의 이유로 휴직중인 단에게 피해자 신원확인 등을 이유로 동행을 요청한다. 

 

피해자는 청소업체 직원인 '릴리아나'로 확인되었지만, 피해자에 대한 정보를 전혀 얻을 수가 없었다. 청소용역업체에도 그녀에 대한 기록이 전혀 없고, 그녀의 진짜 이름도 모르고, 지문도 일치하는 것이 없고, 실종자 데이터베이스에서도 그녀에 대한 자료는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릴리아나의 친구로 추정되는 샐리를 찾아봤지만 그녀 역시 몇 주전부터 일을 쉬는 중이라는 이야기를 듣는다.

 

 

릴리아나와 파트너로 청소일을 하는 '벤야민'은 사건 당일 릴리아나가 살해된 모습을 보았음에도 신고를 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고 거짓진술을 하는 등 의심스러운 행동을 보였지만, 플레밍은 부검 결과 등을 보고 그에 대한 의심은 조금씩 거둔다.

 

 

한편, 단은 마리아네의 갑작스런 제안(혹은 거의 명령)으로 그녀의 환자였던 앨리스와 벤야민을 자신의 집으로 데려오고, 그들이 누구로부터 도망다니고 있는지, 과거에 어떤 일들을 겪었는지에 대하여 듣게 된다.

 

 

그 후 목요일, 오메루프 해변에서 행방이 묘연했던 샐리의 시신이 발견된다. 그녀는 목이 졸려 죽은 릴리아나와 달리 심한 구타로 인해 사망한 걸로 보였다.

범행수법이 완전히 다른 두 사건, 릴리아나와 샐리를 죽인 사람은 누구일까?

절친이자 경쟁자인 단과 플레밍은 완벽한 콤비를 이루며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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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카피라이터로 승승장구하던 단 소메르달은 쉬지 믿지 못해 자신이 일을 끌어안고 전전긍긍하다가 갑작스런 번아웃을 겪고 현재는 휴직으로 일을 쉬고 있었다.

그러던 그는 회사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과 관련해 친구인 플레밍에게 자신이 아는 정보를 전해주는 동시에 추리와 직관을 펼치며 사건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 p. 52

단이 쿠르트&코의 살인사건 수사에 조금이라도 관여하면 집과 회사만 쳇바퀴 돌듯 반복하던 그의 삶에 뭔가 특별한 활력을 주게 되지 않을까?

 

 

그런데... 단순히 오랜 친구이자 비슷한 똑똑한 능력을 가진 경쟁자로만 보였던 그 둘의 관계는 좀 더 복잡미묘했다.

바로 플레밍의 여자친구였던 마리아네가 단과 결혼했던 것!!!

두두둥~~~!!! 그러나 그들은 그 부분에 대한 언급은 피한 채 오랫동안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었다.

그래서였을까, 단과 플레밍의 미묘한 심리를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러나 누가 피해자를 죽였는지에 대한 단과 플레밍의 멋진 수사와 추리도 중요한 문제겠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책은 제목 <이름 없는 여자들>에서 보여지듯이 '이름 없는 여자들'의 사연이 가슴에 많이 남았다.

외국인 불법근로자인 살해당한 릴리아나와 샐리를 포함해서, 벤야민의 어머니 앨리스까지... 그들은 자신들을 괴롭히고 학대하는 누군가로부터 도망쳐 이름을 바꾸고 숨 죽이며, 마치 없는 사람들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 p. 135

그 친구들은 전부 특정 인물이나 어떤 것을 피해 숨어 살아요. 피하는 것의 대부분은 출입국사무소나 외국인 담당 기관이지만 어떤 경우는 가족과 연관이 있기도 하죠. 폭력적인 남편이나 포주 말이에요. 아주 끔찍한 얘기들이 많아요.

 

 

이름 없는 그녀들에게 도움을 손길을 내밀어 준 사람들에게 그들은 감사한 마음을 가지며 살아가지만, 글쎄... 선의로 도움을 준 사람보다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그들의 손을 잡아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처음 그 단체의 존재가 드러났을 때, 훌륭한 사람들이 많구나 싶었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비록 소설속이었지만, 불리한 위치의 사람들을 자신의 이득을 취하기 위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건 참... 씁쓸했다.

그래도 그녀들은 그 사람들이 없다면 더 끔찍한 지옥에 던져질 것이 분명했기 때문에, 비록 남들보다 적은 보수나 대접에도 그 사람들에게 더할 수 없이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살고 있었다.

 

 

마지막에 밝혀지는 범인, 그리고 자신에게는 사소할지도 모르는 자신의 거짓말로 인해 범인의 범행에 불을 지펴버린 그 사람까지, 착한 사람인 척 남을 돕는 척 살았지만 실제로는 그들의 내면은 참 끔찍했다.

 

 

북유럽 코지미스터리의 여왕으로 불린다는 '아나 그루에', 이 책 <이름 없는 여자들>은 코지미스터리임에도 소설 속 소재가 꽤 진중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이 다음 작품이 또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지만 말이다.

 

 

이제 완전히 프리랜서가 된 단 소메르달과 수사과장 플레밍 토르프의 다음 공동 수사도 기대가 된다.

다음 편에도 그들의 알콩달콩 캐미가 순탄하게 이어지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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