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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모든 밤은 너에게로 흐른다
제딧 지음 / 쌤앤파커스 / 2020년 2월
평점 :
품절

표지를 보는 순간, 심쿵해 버린 《나의 모든 밤은 너에게로 흐른다》를 읽었다.
어쩜 이렇게도 예쁜 그림에, 이렇게도 예쁜 문장들이 있을 수 있을까? 심쿵+감동해 버린 제딧의 일러스트 속으로 푸욱 빠질 준비를 단단히 하고, 책을 한장한장 펼쳤다.
혼자일 때에는 서늘했던 밤이, 사랑하는 이에게로 흐르기 시작한 순간부터 점점 따뜻해지고 아름다운 별빛으로 가득 차는 이야기를요. 그래서 당신의 밤도 평온해진다면 더 바랄 게 없겠어요.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당신의 푸른 밤 행성에 닿을 긴긴 편지를 씁니다. - 3쪽, 작가의 글 중 -
깜깜한 밤은 사람을 외롭게 만든다.
힘든 하루를 보냈기에 쉽게 잠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 어느 밤도, 좋아하는 사람들과 즐겁게 보내고 기분 좋게 돌아온 어느 밤도, 침대에 누워 불을 끄면 외로움 혹은 그리움을 동반된 감정이 갑자기 훅 마음을 동요시킨다.
하지만 너라는 위안이 우연처럼 찾아든 밤, 그렇게 모든 순간이 너로 기억되는 밤이 되었다.
제딧의 《나의 모든 밤은 너에게로 흐른다》를 넘기며, 예쁘고 감성적인 일러스트와 문장들을 보니 새록새록 우리의 만남, 연애 등도 자연스레 떠올랐다.
깜깜한 밤, 침대에 누워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을 생각해 본다. 하얀 얼굴에 귀여움이 넘쳤던 그가 말없이 삼겹살을 굽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한참을 바라보던 그때의 나, 지금 내 옆에 누워있는 이 배불뚝이 귀염둥이가 그와 동일 인물이라는 믿기지는 않지만 여전히 사랑스럽게 한참을 쳐다보는 지금의 나.
지금 떠올리면, 나는 처음 그를 만난 순간부터 좋은 인연을 기대했던 듯 하다.
작가의 문장 "이상형, 취향 어쩌면 이런 것들은 아무 상관없는 이야기일지 몰라요. 사랑이라는 건 내 삶에 불쑥 들어와 갑자기 빠져들게 되는 것일 테니까요.(p. 92)"가 그래서 더더욱 공감이 갔다.
책 속에는 우리가 함께하는 한적한 오후의 커피와 햇살, 우리가 서 있던 동네 버스 정류장, 단지 마주보고 크게 웃어버린 순간 등 일상의 곳곳에서 그저 함께라는 이유로 '행복'했던 모습들이 등장한다. 사실 행복이란 건 그런 사소한 것에 있지 않은가. 또 우리가 함께라서일까, 평범한 일상도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기만 하다.
그러면서, "그런 날들을 당신과 함께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니, 당신과 함께한다면 이 모든 게 없어도, 그 어떤 날이라도 좋겠지.(p. 128)"라는 문장에 슬며시 미소지어 본다.
정말 어떤 날이라도 좋겠지, 당신과 함께라면 말이지. 연애 초반의 사랑밖에 몰랐던 그 풋풋한 모습이 잠시 떠오른다.
평생 함께 걷고, 함께 하고 싶지만 분명 잠시 거리를 두어야 할 시간도 필요할 것이다. "결국은 서로에게 가닿기 위해 서로를 기다려주기 위해 이런 시간이 필요(p. 162)"하지만, 그런 시간 후에도 다시 돌아와 함께 걸을 수 있기에 그런 날들도 웃음 보내본다.
"내 삶에 찾아와준 작은 기적(p. 232)", 당신.
"불확실한 이 세상에서 단 하나의 확신(p. 234)", 당신.
그렇게 "오늘도 나의 밤은 너에게로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