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녀명란전 1
관심즉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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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중국소설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내게 눈에 띄는 소설이 있었다. 바로 예쁘고 귀여운 소녀가 표지를 장식하고 있는 <서녀명란전>이었다.

 

소설의 소재는 어쩌면 흔하다 생각되는 타임슬립물이다.

요의의는 정치법률대학을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인민법원 서기로 일하고 있던 중 산간지역에서 도시로 가는 길에 갑작스런 산사태를 만나게 되고, 눈을 뜨고 보니 고대 시대의 성씨 집안 여섯째인 성명란의 몸이 되어 있었다.

요의의가 성명란이 된 시점에, 명란의 어머니였던 위 이랑이 갑작스런 죽음을 맞이했고 또 명란은 당시 다섯 살이었다. 즉, 성인인 요의의가 다섯 살인 명란의 몸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성씨 집안을 잠시 소개하면, 제일 위로는 노대부인 서씨가 있고, 서씨의 아들이자 명란의 아버지인 성굉(서자 출신으로 서씨가 친모는 아님), 성굉의 정실부인인 왕씨, 성굉의 애첩인 임 이랑, 그 외 성굉의 첩인 향 이랑, 평 이랑이 있다.

왕씨의 자녀로 성화란, 성장백, 성여란이 있고, 임 이랑의 자녀로 성장풍, 성묵란이 있고, 향 이랑의 자녀로 성장동이 있고, 죽은 위 이랑의 자녀로 성명란(우리의 주인공)이 있다.

 

가족 관계에 대한 설명에서 보다시피, 정실부인이 있고 첩들이 있고 그들의 자식들이 있다. 당연히 그들 사이가 좋을 리도 없다.

아버지 성굉은 정실부인 왕씨보다 첩인 임이랑을 훨씬 아끼고 사랑한다. 임이랑에 대한 그의 사랑이 너무 과해서 그녀는 정실부인보다도 더 막강한 권위를 행세하려 하고 그렇게 왕씨와 임이랑 사이는 늘 신경전이 벌어진다.

 

왕씨와 임이랑 캐릭터 자체만 보면, 임이랑 win.

임이랑은 자신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잘 알고 그걸 이용할만큼의 지략도 풍부하다. 그에 반해 왕씨는 자신보다 더 기고만장한 첩을 볼때마다 화가 나지만 남편의 마음을 돌릴 만한 지혜는 조금 부족하다. 

 

처음 명란의 몸에 들어간 요의의는 삶의 의지를 잃어버렸다. 주변 사람들은 멍하게 있고 말도 잘 못하는 명란이 어미를 잃어 슬픔에 빠진 거라고 생각했다.

그 후 삶의 의지가 생겨난 명란은, 이 고대 시대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를 진지하게 생각한다.

 

1권은 갑자기 어린 명란의 몸에 들어가게 된 요의의가 성씨 집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고 지혜롭게 성장하는 모습을 그린다.

궁중의 암투까지는 아니더라도, 성씨 집안 처첩간의 각종 암투 속에서 어린 명란은 슬기롭게 잘 성장해 갈 수 있을까?

 

본처와 첩이 있고, 여자들의 행동 범위가 규정되어 있는 등 현대 사회와는 전혀 다른 고대 사회의 모습이지만, 이 책을 읽는 동안에는 답답하다는 생각을 단 1도 한 적이 없다.

아무래도 현대를 살아내고(?) 있던 요의의가 명란의 몸에 들어갔기에, 그녀의 시선과 그녀의 생각으로 그 상황 상황에 대처하는 태도와 말투는 가끔 시원하고 통쾌한 기분마저 느끼게 해 줬다.

여성에게 제한되는 것들이 참 많은 세상이고, 남편에게든 다른 집안 사람들에게건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여자들간의 은근한 싸움도 많지만, 여우같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잘 대처해 가는 명란의 모습을 자꾸 응원하게 된다.

 

2권에서는 명란의 어떤 모습을 보게 될지, 명란을 너무나 귀여워하는 제형과의 관계에는 어떤 변화가 있을지 궁금해진다.

 

덧)

'서녀명란전'은 중국 드라마 "녹비홍수"의 원작소설인데, 드라마에서 서명란 역할을 맡은 조려영과 고정엽 역할을 맡은 풍소붕이 드라마가 끝난 뒤 실제로 결혼을 했다고 한다.

1권에서는 고정엽은 아직 등장하지 않았는데, 비하인드 스토리를 알게 되니 더욱 더 원작소설의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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