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너를 생각해 아르테 미스터리 2
후지마루 지음, 김수지 옮김 / arte(아르테) / 2020년 1월
평점 :
일시품절


 

마음이 따뜻해지고 포근해지는 마법같은 소설을 만났다.

전작인 <너는 기억 못하겠지만>에서도 가슴 먹먹한 감동과 따스함을 주었는데, 이번 <가끔 너를 생각해> 역시 따뜻하고 예쁜 마음이 가득해 읽는 동안 즐거웠다.

 

남들이 보기엔 평범한 대학생인 호조 시즈쿠는 사실 비밀이 있다. 바로 헤이세이 시대의 마지막 마녀라는 것.

그러나 그녀는 어린 시절 할머니의 죽음, 소꿉친구인 소타의 실종 등을 겪은 후, 이 세상에 마녀나 마법은 필요없다고 여기며 매사에 냉소적인 아웃사이더의 삶을 살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소타가 찾아오고 어린 시절 약속했던 대로 시즈쿠를 행복하게 해 주겠다며, 마녀로서의 힘을 발휘할 시즈쿠의 곁에서 그녀에게 힘이 되어주겠다라고 한다.

 

시즈쿠에게는 마도구 6가지가 있다.

순간이동을 가능하게 해 주는 '알자하드의 지팡이', 서로의 몸을 바꿀 수 있는 '나자르의 쌍둥이 반지',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까지도 투명인간이 될 수 있는 '류넷의 검은 모자', 시간이동을 가능하게 해 주는 '아메르시브의 모래시계', 그리고 정확한 사용법은 알 수 없는 '시뷰레의 예언서'와 빗자루 같은 것에 붙이면 하늘을 날 수 있는 '가루다의 깃털'이 있다.

이 마도구들은 자신을 위해서는 쓸 수 없으며 오로지 다른 사람을 위해서만 쓸 수 있으며, 한 번씩밖에 쓸 수 없다.

 

소타의 의뢰로 '알자하드의 지팡이'를 이용해 시즈쿠와 소타는 어린 시절 함께 놀았던 산 속으로 순간이동을 하고, 까만 밤하늘을 수놓는 수많은 반짝이는 별을 함께 보며 추억을 떠올린다. 그리고 소타의 눈부시고 강인한 모습에 이끌려 마녀로서의 자신의 사명을 이행하기로 한다.

 

- p. 44

마녀라는 건 말이지, 어느 시대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배달해주는 존재야.

시즈쿠는 훌륭한 마녀가 될 거야. 다른 사람의 아픔을 알게 되는 만큼 많은 행복을 배달할 수 있단다.

 

친구나 애인도 없이, 사람들에게 냉소적인 태도를 유지하던 시즈쿠는 곁에 있어주는 소타의 존재로 인해, 그리고 마도구를 사용하기 위해 제시된 시련을 완수하기 위해, 또 마녀로서 다른 사람에게 행복을 전해주기 위해 변화한다. 할머니와 살기 전까지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며 괴롭힘을 당했던 시즈쿠는 할머니의 죽음과 소타의 실종 앞에서 다시 어둡고 불안하고 냉소적인 사람이 되어 살아왔지만,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사실 시즈쿠가 맡게 된 정식 첫 의뢰가 너무 가볍게 느껴져서, 전체적으로 소설이 가볍고 유치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전작을 그리도 재미있게 읽었으면서도 말이다.

하지만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역시나 예상하지 못한 묵직한 감동이 있었다. 또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마법사"라는 문장을 보는 순간, 가슴에 뭔가가 쿵하고 부딪쳤다. 폭풍 속에서 사람들의 단합된 따스한 힘을 보고는 마음이 벅차 올라 나도 모르게 찔끔 눈물을 흘렸다.

 

- p. 307

마음은 때때로 마법을 능가한다.

사람의 마음에야말로 마법 같은 힘이 있다.

 

사람들은 자신도 몰랐던 자신 안의 그 마법같은 힘으로, 마법보다도 더 마법같은 순간을 만들어냈다.  

 

문득 내 안에도 이런 마법같은 마음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안의 행복으로 내 주변 사람들까지도 행복하고 기쁘게 하는, 그런 마법같은 힘이 있을까...

 

마법 같은 잔잔한 감성 미스터리로 새로운 2020년의 1월이 더 풍성해지고 행복해진 느낌이다.

 

- p. 164

이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은 모두 마법사란다. 마도구를 쓰지는 못하더라도 마음이 있는 한 다들 마법사야. 마음은 때때로 마법을 능가하지. 마음이야말로 진정한 마법이야.

마음이 행복을 느낄 때, 그 사람 주변에는 행복의 꽃이 피어난단다. 그건 무척이나 멋진 일이지.

사람은 모두가 누군가의 마법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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