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 시즈카 할머니 시리즈 2
나카야마 시치리 지음, 강영혜 옮김 / 블루홀식스(블루홀6)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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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야마 시치리 월드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는 단연 '미코시바 레이지 변호사'이다. 그 다음으로 좋아하는 캐릭터를 생각하면, 은근슬쩍 '겐타로 할아버지'가 떠오른다. 전작인 <안녕, 드뷔시 전주곡>에서 큰소리 땅땅 치며 상대방의 오금을 저리게 하지만, 알고 보면 똑바르고 올바른 사람에겐 존중과 예의를 가득 담아 대하는 겐타로 할아버지는 은근 츤데레 스타일이다.

 

 

이번 《시즈카 할머니와 휠체어 탐정》에서는 제목에서 알려주듯이, <시즈카 할머니에게 맡겨 줘>에서 안락의자 탐정으로 사건의 해결에 도움을 준 시즈카 할머니와 겐타로 할아버지가 만나 함께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이다.

 

 

- p. 149

지나다 옷깃만 스쳐도 전생에 연이 있는 거라고 하지 않나.

어쩐지 나와 시즈카 씨는 성격이 잘 맞을 것 같아.

 

 

엄격하지만 다정하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전직 재판관 '시즈카 할머니'와 자신만만하고 오만하고 큰소리 땅땅 치는 '겐타로 할아버지'와의 콤비는 어떤 모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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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고야 법과대학 창립 50주년 기념 강연을 한 시즈카 할머니는 강연을 들으러 온 겐타로 할아버지를 처음 만나게 된다.

강연 후 있은 뒤풀이 겸 입식 파티 중 건물 밖 기념비가 폭발하는 사고가 일어나고, 폭발 현장에서 기념비 안에서 죽은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겐타로 할아버지는 피해자가 자신이 알고 지내던 조각가 '구시오 나쓰히코'라는 걸 알아보고 사건에 관여하려 한다. 그러나 시즈카 할머니가 보기에 일반인이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서 경찰관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모습이 가히 좋아보이진 않는다.

그러나 겐타로를 어느 정도 제지하고 싶었던 경찰관의 부탁으로 시즈카도 겐타로의 옆에 있다 사건 해결에 관여하게 된다.

 

 

그리고 위 첫번째 사건 해결 이후, 세미나에게 강연을 하고 있는 시즈카에게 어느 노인이 상담을 요청해 온다.

'시니어 서포트'라는 간호서비스 회사의 전환사채를 샀는데, 회사가 도산했다는 것. 상담을 한 노인 외에 많은 노인들을 속여 전환사채를 사게 한 후 돈을 챙겨서 계획적으로 도산을 했던 것이었다. 노인은 경찰을 찾았지만 경찰에서는 사기로 입건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시즈카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노인의 사연이 안타까웠던 시즈카는 그들을 돕기 위해 마을회장인 겐타로를 찾아갔지만, 그는 피해자들이 겪은 피해는 자업자득이라며 도와주기를 거절한다.

그런데 두둥~~~ 마을의 가쿠라자카 할머니 역시 사기 피해자라는 걸 알게 된 겐타로 할아버지는 적극적으로 그들을 돕기로 전격 결정한다.^^

사기꾼이 뻔뻔스럽게도 저택마을에서 가까운 동네에서 다시 투자설명회를 열어 노인들을 속이려 한다는 걸 알게 된 겐타로와 시즈카는 설명회에서 사기꾼을 함정에 빠뜨려 체포하려 계획하는데...

그런데 설명회 직전 사기꾼이 대기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로 발견된다.

 

 

위 두 사건 외에도 3가지 사건이 더 발생하고, 시즈카 할머니와 겐타로 할아버지는 5건의 사건을 함께 해결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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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카 할머니와 겐타로 할아버지의 성격은 아주 다르다. 시즈키 할머니는 겐타로 할아버지의 말이 틀린 말이 아니라는 걸 마음으로 느끼지만, 그의 무대뽀적인 방식에는 도저히 동의할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직면하게 되는 노인 관련 문제들을 함께 풀어가며 그의 면모를 제대로 알게 된다. 물론 그 스타일을 인정하게 되었다는 건 아니지만.

 

주인공인 시즈카 할머니와 겐타로 할아버지가 고령자들이라, 책 속의 이야기들은 주로 노인 문제가 많다.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 절도 등 노인이 저지르는 범죄, 노인간병 문제 등 어쩌면 점점 노령화되고 있는 모든 국가에서 벌어질 수도 있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지난 <안녕, 드뷔시 전주곡>의 한 에피소드에서도 자식이 아버지의 연금을 계속 타기 위해서 아버지의 죽음을 숨기고 있었던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번 책에서도 경제력이 없는 오십 먹은 자식이 아버지의 연금을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부분이 있었다.

 

어디에선가 읽었는데(어쩌면 들었을지도...) 일본은 버블경제 호황 등으로 노인 세대들이 쌓은 재산이 많고 연금 혜택까지 있어 젊은이들이 경제력이 풍부한 노인 옆에서 기생하며 살고 있는 경우가 꽤 많다고 한다. 그래서 젊은이들이 자신들의 현재 어려운 경제사정이나 상황 등을 탓하며 노인들을 원망하는 경우도 많다고 들었다. 이 이야기의 배경이 2005년 정도인 것 같으니, 어쩌면 내가 들은 상황 이후의 세대일지도 모르지만.

그리고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도 고령자들에 대한 혜택이 많아지면서 젊은 세대들의 불만이 커졌다.

 

약해진 노인들을 깔보고 무시하는 젊은이들에게 날린 시즈카 할머니의 한 방은 그래서 묵직하다.

 

- p. 275 ~ 276

+ 하지만 노인은 민폐 노인 그 자체야. 정말 꼴사납다니까. 노동력도 안 되고 세대로 세금도 못 내고 타인에게 폐만 끼칠 뿐이라면 노인들을 전부 나라에서 쫓아냈으면 좋겠어.

 

++ 확실히 저렇게 되어 버리면 민폐라는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지요. 꼴사납다는 말도 부정 못 해요.

노화는 누구에게나 찾아와요. 그러니까 청년. 당신과 옆에 있는 아가씨도 언젠가 늙어요. 예순다섯 살이 되었을 때 당신들이 솔선해서 이 나라에서 나가 주겠어요?

 

시즈카 할머니는 인정하기 싫겠지만, 두 분의 콤비 활약은 무척 좋았다. 이성적이고 논리적이고 정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시즈카 할머니의 옆에, 무조건 돌진하고 보는 겐타로 할아버지는 무척 다른 성격이지만, 그렇기에 서로를 조그만 구멍까지도 메워주며 최고의 합을 이루어냈다.

그리고 두 분 다 엄청나게 똑똑하신 분들이라, 뭔가 현장을 보거나 이야기를 듣다가 딱 캐치해 낸다.

나는 알 것 같은데, 당신은?, 이라는 느낌으로 쳐다보면, 나도 알 것 같은데, 당신도?, 라는 느낌?

"척하면 척!!"이라는 느낌?^^

 

척(하면)척 최강 실버 콤비, 시즈카 할머니와 겐타로 할아버지~~~ 이 콤비 또 만나고 싶은데, 또 만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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