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퍼링 룸 스토리콜렉터 80
딘 쿤츠 지음, 유소영 옮김 / 북로드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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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런트 코너>를 통해 뛰어난 머리와 상황 대처 능력으로 우리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제인 호크'가 돌아왔다.

이번 <위스퍼링 룸>은 전작에 이어 제인 호크가 나노테크 통제를 통해 사람들의 뇌를 조종하는 집단의 우두머리인 '데이비드 제임스 마이클'을 찾는 여정을 그린다.

 

미네소타의 코라 건더슨은 '올해의 교사상'을 받은 적이 있을만큼 사람들에게 존경받던 특수학교 교사였다. 그녀는 느닷없는 편두통으로 2주 이상 출근하지 않는 상태였는데, 불이 나오는 꿈을 연달아 꾼다. 그리고 어느 날 최근 보수공사를 마치고 재개장한 베블렌 호텔에 자신의 차에 폭탄을 가득 싣고 돌진해 주지사와 하원 의원을 포함한 호텔이 있던 46명의 목숨을 빼앗아 간다.

마을의 루서 틸먼 보안관은 코라의 이러한 행동에 의문을 느낀다. 그는 코라를 오래 알아왔고, 그가 아는 코라는 그렇게 남의 목숨을 앗아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거기다 마을로 온 FBI요원들의 행동도 어딘가 미심쩍다. 너무나 냉정한 표정도 표정이거니와 코라의 집을 헤집어 놓는다. 마치 증거를 찾으려는 것이 아니라, 증거를 훼손하려는 듯이 말이다.

루서 틸먼은 FBI가 다녀간 코라의 집을 방문하고 그 곳에서 그녀의 일기장과 그녀가 쓴 소설들을 발견하고 집으로 가져가 읽어본다. 그리고 그 밤, 누군가 코라의 집에 불을 지르는데, 소방관은 이 화재가 비자연적으로 사나운 불길을 가졌고 일반적인 촉매제로는 불가능한 방화라고 말한다.

코라는 폭탄 테러를 일으키기 전 집에서 일기장에 영문 모를 문장들을 남겨 두었고, 루서는 그것을 계속 검토하다 반복되는 문장 속에서 암호처럼 숨어 있는 단어들을 찾아낸다.

그 단어는 바로 '아이언 퍼니스 레이크(Iron Furnace Lake)'.

루서는 코라의 친구였던 헤이즐 시버츤으로부터 코라가 여름에 아이언 퍼니스 레이크 리조트에서 열린 학회에 참석했고, 그곳을 다녀온 후 코라가 조금 달라졌다라는 말을 듣는다.

그렇게 루서는 진실을 알기 위해 아이언 퍼니스로 떠난다.

 

- p. 83

베블렌 호텔의 대량학살이 정신병자의 독자적인 범행이 아니라 다른 무언가의 시작이라는 확신이 그를 사로잡았다.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오늘의 코라는 우리가 아는 코라가 아니었어."

 

한편, 제인은 소시오패스 집단의 일원인 변호사 랜들 라킨을 통해 들은 데이비스 제임스 마이클이 머물거나 혹은 집단의 중요 장소로 보이는 아이언 퍼니스로 향한다.

 

그리고 아이언 퍼니스에서 루서와 제인이 만나게 되고, 그들은 그 곳에서 일어나는 믿기 어려운 일을 목격하고 힘을 합쳐 어려움에 처한 아이들을 구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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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인 호크가 숨겨진 거대한 음모와 진실을 찾아가는 여정은 긴장감의 연속이다. 그녀는 FBI 불량 요원이자 미국 최고의 수배자로 뉴스에 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정부의 유력 인사마저 개입된 거대한 시스템 안에서 붙잡히지 않고 목적을 완수하기 위해 여러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기 때문이다.

온갖 장소에 위치한 CCTV나 전역에 걸친 교통 시스템 등은 도망자에게 결코 유리한 상황이 아니다. 거기다 거대한 세력은 그녀뿐만 아니라 그녀 가족의 안녕까지 위협하며 그들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그녀는 남편 닉과 아들 트래비스를 위해 위험을 감수하며 적을 향해 나아가지만, 그녀 역시 겁이 난다. 이 거대한 세력을 자신 혼자 감당해야 하고, 그러므로 자신 역시 언제고 죽음에 직면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자신이 잘못되면, 그래서 더이상 트래비스를 볼 수 없게 된다면, 이 싸움이 무슨 의미가 있을지 두렵다.

 

또 범죄의 형태가 일반 사람들은 믿기 힘들만큼 근미래적이다. 아니 초미래적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데 참 이상하지, 소설의 설정에 대해 "말도 안돼"라는 말은 나오지 않는다. 전혀 불가능해 보이지가 않는다는 말이다. 그래서 더 무섭고 끔찍하다.

위에서 잠시 언급했고, 전작에서도 언급되었지만, 이 소시오패스 집단은 약을 주입해 사람들의 뇌를 조종한다.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 약이 주입되고, 뇌를 통제당해 내 몸이지만 내가 아닌 상황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렇게 기술이 무한정 발전하고 있는 이 세상에서, 과연 이런 설정이 말도 안 되고 불가능하다라고 어느 누가 단언할 수 있을까.

 

제인 호크는 여정의 종착지에 도착한다. 아니, 도착하는 듯 했다. 종착지라고 믿었던 곳에서 남자는 말한다.

 

운명이 속삭이는 소리가 들립니까, 제인?

속삭이는 소리 안 들려요, 제인?

속삭이는 방 안의 저 모든 속삭임이? 아직 안 들린다면, 곧 당신도 듣게 될 겁니다. (p. 540)

 

그녀가 종착지라고 믿었던 그곳에서 이 세력 뒤에는 또다른 중요 인물이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된다. 그리고 그녀는 다시 그를 찾기 위한 여정을 시작한다.

 

다음 편 <The Crooked Staircase>에서는 이 거대한 세력이 박살나는 걸 볼 수 있을까. 제인 호크가 너무 좋지만, 시리즈가 이어질수록 그녀가 너무 많은 위험에 직면하고 힘들어질 것 같아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 p. 38

그들의 컴퓨터 모델은 세대별로 문화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고 위험한 생각으로 문명을 낭떠러지로 밀어낼 수 있따고 추측되는 미국인들을 결정적인 숫자만큼 선별해요.

그들이 제시하는 결정적인 숫자는 21만 명이에요. 한 세대는 25년이고.

그러니 컴퓨터에 따라, 매년 위험인물 8천4백 명을 제거하면 모두 평화롭게 조화를 이루는 완벽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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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구하기 위해 사람을 죽인다, 그게 그렇게 믿기 힘든가요? 인류 역사만큼 오래된 개념이에요.

 

P.S.) 참, 미국에서 제인 호크 시리즈가 TV화되는 것이 확정되었다고 한다. 제인 호크 역에는 '엠마 스톤'이 정해졌다고 하는데, 그녀가 연기하는 제인 호크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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